가볍게 읽을 수 있는 샤먼 이야기.

샤먼 이야기
양민종 지음 / 정신세계사 / 2003년 11월

모 신문사의 서평처럼 우리나라에 몇 안되는 동북아의 샤먼에 대한(특히 바이칼 호를 주변으로 한) 소개가 들어있는 책이다.

우리가 흔히 무당이나 제사장으로 이해하고 마는 샤먼을 좀더 국제적으로 바라보게 되면 무엇인가, 에 대한 내용과. 과거 동북아시아, 바이칼 주변에서의 세계관이 어떠했는지 대강 짐작할 수 있도록 해 준다.

특히, 책 말미에 첨부된 참고문헌에 대한 이야기는 샤머니즘에 대해 개인적인 취미를 가지고 공부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꽤 도움이 되는 이야기였다.

이 책을 읽고, 혹은 읽기 전에 이 책의 저자가 편역한 '알타이 이야기'를 읽어보면 우리의 문화기저에 포함되어 있는 동북아 샤머니즘에 대한 묘한 동질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명심할 것이 있다. 저자가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아마추어적인 접근으로 우리의 어머니와 외형이 비슷한 우마이-오마이-어마이 등의 생명과 생산에 대한 신을 파악해서는 안된다. 부리야트 샤머니즘의 언어가 한국어의 뿌리에서도 발견된다는 식의 가정은 'vegetable이 배추다발이라서 채소다!' 라고 말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샤머니즘에 대한 전문적인 내용을 담은 서적은 아니고, 쉽게 쓰기 위해 대화체를 선택했다는 저자의 말과 달리 다분히 설명체로 설명된 내용(차라리 좀더 학술적으로 썼으면 혼란스럽지 않고 이해하기 쉬웠을 것이다!)이지만 아직 확실히 정립되지 않은 동북아 샤머니즘에 대한 내용을 나름대로의 체계를 가지고 설명해 준 점은 처음 샤머니즘을 접하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될 듯 하다.( 민족의 시원,바이칼! 같이 무턱대고 접근하는 것보다 훨씬 이성적이다.)

수박 겉핧기?

신비의 타로카드 배우기
오키 몬도 외 지음 / 넥서스 / 2003년 1월

타로카드가 무엇인지,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알고 싶으시다면 이 책을 사서 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합니다.주변에서 타로에 대해서 공부할 곳이나 읽을만한 자료가 없다면 이 책을 사서 보셔야겠네요.

하지만 가격면에서 현명한 판단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메이저 아르카나에 대해서만 설명되어 있고 마이너 아르카나에 대해서는 각 슈트만 한장 분량으로 가볍게-정말 가볍게-소개해 놓은 정도입니다. 메이저 아르카나도 이것만 가지고는 부족하구요.

부록으로 주어지는 타로 역시 카드로 쓰기에는 좀 많이 부족할 듯 싶습니다. 타로에 대해서 좀더 깊이 공부해보고 싶으신 분이라면 견본이 아니라 직접 덱을 사서 공부할 텐데, 이 책으로는 좀 무리가 따르겠네요.

이런분은 읽으셔도: 타로에 대해서 하나도 모른다!. 돈은 많다!

이런분은 읽지 마세요.: 타로카드 78장을 공부하는데 자료로 삼고 싶다. 덱을 이미 가지고 있다.

입문서로 부족함이 없는 책

인간의 점성학 1 ㅣ 인간의 점성학 2
유기천 엮음 / 정신세계사 / 2002년 2월

기존에 나와있던 3권짜리 시리즈물로 출판되었던 점성학 책을 요약해서-좋은 쪽으로 말하자면 액기스를 뽑아서-만든 책이다. 아마추어적으로 점성술을 접하게 된다면, 근처에 배울 곳이 없다면 추천하는 책이다.

운명에 대한 책들이 좀 딱딱하게 '이렇게 된다' 라고 이야기한다면 이 책에선 좀더 그런 모습을 완화시켜 이야기 한다. '당신은 지금 키를 놓고 바람따라 흘러가는 배입니다' 라고.

초보자가 편안하게 점성술에 접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고전 점성술에 대한 것을 배우고 싶다면 이현덕씨의 '하늘의 별자리 사람의 운명' 이라는 책을 추천한다. (이현덕씨의 글은 전투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마음의 소리를 찾아서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2월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은 재미있다. 글재주가 탁월하다든가 매력적인 주제, 흡인력 있는 전개가 있어서가 아니다. 코엘료의 소설이 재미있는 이유는 글을 읽으며 자신을 다시한번 읽게 해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자아찾기 신화' 라고 해도 좋고 '자아실현'에 대한 이야기라도 해도 좋다. 한 사람이 자신을 찾고 마음의 소리-양심이라고 해도 좋겠지, 예지같은 것이 아닌-에 귀기울일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해 가는 이야기다.

그러한 개인의 성장을 코엘료는 자신이 알고 있고, 이해하고 있는 하나의 오컬트적인 요소를 곳곳에 배치해 가며 글을 전개시킨다. (그런 요소 하나하나를 찾아가는 것도 재미있다.)

자신의 마음 속 잔잔함으로 젖어들길 원한다면 추천하는 책이다.
'마크툽'

요결.

권법요결
김광석 지음 / 동문선 / 2002년 8월

권법요결. 그대로 풀어버리면 주먹질하는 법에서 가장 중요한 방법. 운동, 특히나 전통을 찾으며 맨손무술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봄직한 책이다. 별 두개밖에 주지 않는 이유는 단순하다. 볼게 없기 때문이다.

심법, 신법, 수법 보법 안법 기타 등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이야기했지만 이런 이야기들은 요즘에는 조금만 찾으면 금새 알 수 있는 내용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운동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는 내용도 아니다.

무술을 그저 하나의 문화적 요소의 하나만으로 이해하거나 오컬트적인 '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추천하지만 무술 수련에 있어서 도움을 받기 위해 책을 보려는 것이라면 추천하지 않는다.

이 책을 이용해서 무술 수련을 하려는 사람이라면 차라리 돈을 모아서 체육관에 등록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