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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장의 살인 ㅣ 시인장의 살인
이마무라 마사히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엘릭시르 / 2018년 7월
평점 :
작가가 미스터리나 좀비에 대해 여러가지 해설을 늘어놓는데, 그냥 다 아는 이야기.
언급하는 작품들도 대개 일본 미스터리쪽이고. 얄팍해보임.
좀만 읽으면 좀비물과의 컨버전스를 시도했구나 알 수 있는데 좀비물로서도 노잼.
좀비가 지척에 있는데 조용한 분위기가 싫다고 계속 락음악을 틀어놓고 있던 모 캐릭터가 엄청나게 신경쓰였던.
좀비는 소음에 민감하다고요.
좀비에 대한 해석도 전혀 독창적이지 않고 진부함.
느릿느릿하고 지능이 낮고 상처로 감염되고.
결국 인위적으로 클로즈드 서클을 만들어 내기 위한 도구일뿐.
좀비 오타쿠가 마다라메 기관의 학자가 남긴 수첩을 슬쩍하길래 그 수첩으로 뭔가 꾸미나 했더니 외국어가 섞여있어서 해석 못하겠다고 징징대다 포기함. 그걸로 언급 끝.
실마리가 하나라도 필요한 상황인데 본인이 못하겠으면 가져와서 다른 사람들한테 도움이라도 구하던지.어이 없었던 부분.
살인은 세 건이 발생하는데 첫 번째 세 번째는 사실 트릭이랄것도 없고, 두 번째 살인만 엘레베이터를 활용한 트릭이 있긴 한데 이럴 거면 건축 도면은 왜 넣었는지.
그 두번째 살인을 그런 식으로 한 동기와 당위성도 조금 납득이 가지 않음.
원래 본격 미스터리를 읽다보면 도면을 여러번 확인하면서 추리하게 되는데 이 작품은 도면을 처음에만 한번 찾고 보지 않게 됨. 볼 필요가 없으니까.
마지막에 성범죄자들을 구차하게 옹호하는 일남 화자의 일갈이 백미였음.
애초에 위험한 남자들이 득시글한 캠프에 연줄로 취직하겠다는 욕심으로 여자친구를 데려오지 않았다면 그녀가 죽지도 않았을텐데.
여자 부원의 몸을 노리고 방에 기어든/그녀에게 낙태를 권유하고 자살하게 만든 남자를 구구절절하게 그래도 죽이지는 말았어야지! 하고 열변을 토하는 화자. 한심하다 한심해.
솔직히 화자보다 범인에게 공감이 갈 정도인데 그 범인이 결국 자살을 선택하는 장면에서는 정말 어이가 없었음. 왜, 억울한(?) 남자들을 죽였으니까 너도 죽어 마땅하다는건가.
작가의 징벌 의식이 반영된 억지스런 전개같아서 역겨웠음.
선배에 대한 의리를 지킬거야 어쩌고 하더니 마지막에 결국 주인공 여성 탐정이랑 콤비 짜기로 한 듯한 주인공, 앞으로도 계속 시리즈물에 등장할 기세던데 안 사요.
안 산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