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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다케모도 고노스케 지음, 최영혁 옮김 / 청조사 / 2015년 1월
평점 :
우동 한 그릇
어느 날과 다름 없이, 출근길 지하철이나 버스는 만원이다, 만원을 넘어서, 노예선을 방불케 하는 것 같다. 이 치열한 세상 속에서 사람들은 더 이상 상처받기를 원하지 않기에 방어기제로서 스스로의 감성을 조금씩 지워나가는 것 같다. 나 또한 감정을 하나하나 지우다 보니, 세상에 회의감을 드는 일은 다반사였다. 이전에 나에게 한줌의 도피처였던 독서마저도, 나는 어느새 자기계발서나, 처세술의 도서로 책장을 하나하나 채우고 있었다.
이 책의 “마지막 손님”을 읽을 땐, 세상물정에 능통하고, 조직적이지만, 삭막한 나카가와라는 인물이 그저 불편하기만 했다. 하지만, 다 읽고 나선, 내 자신이 꽉 막히고, 감정이 메말라 버린 나카가와라는 인물과 다름없다는 것을 느꼈다. 물건을 사는 손님의 입장에선, 그 물건을 살 수 있음에 감사해야 하고, 물건을 파는 사람 입장에선 자신의 능력을 믿고 사주는 손님에게 감사함은 당연하다. 그리고 이 둘 사이에는 분명 예절이 존재해야 한다. 예절이란 개개인마다 다르게 정의 될 수 있고, 다른 시각에선 또 다르게 보일 수 있기에, 아마도, 서비스 업종에선 이에 대해 지침서 같은 것을 만드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지침서가 현재 우리가 사는 이 시대에 필수 불가결인가? 우린 도대체 언제부터, 기계적인 지침서 같은 것을 만들게 되었을까? 라는 의문의 든다.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무너지고, 패륜이 생기고, 말로서 상대방을 조종, 기만 하려 하고, 지배하려는, 오직 갑과 을만 존재하는 이 사회엔 엄청난 대책과 규제를 마련하기 보다는 이 작은 책 한권이 아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단연 현 시대처럼 어지러운 세상이 지금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도 도덕적 관념이 무너진 시기가 존재했고, 역사 속 그 당시 사람들도 지금 시대의 사람들만큼 힘들었다. 어떤 사실이 진실인지도 파악하기 힘든 이 시대에 우리가 실천해야 할 것은 단지, 진흙탕 같은 세상속일지라고, 투명한 진주가 되려 하는 것이다. 행여, 이런 행동을 보고 주변에선 세상사는데에 융통성이 없다고 말할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에 모두가 자기 방식이 좀 더 좋다고 말들 하지만, 제시된 많은 방법들조차도 시간이란 흐름 속에 사그라진다. 사막에 물 한 방울이 모래속에 속절없이 스며들어 부질없다 한들, 그 작은 물방울은 주변의 모래의 눈시울을 적시면서 제 할 도리를 다 한다.
본인은 이 책 “우동 한 그릇” 으로 젖어 들었으며, 나 또한 인생을 사막의 물 한 방울처럼 살면서, 누군가에 감동을 주며, 작게나마 그들으 기억과 마음속에 남고 싶다.
마지막으로 바람은 모두가 이런 마음을 가지고 살면서, 언젠간 오아시스를 이루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