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공부

말공부 - 2500년 인문고전에서 찾은
조윤제 지음 / 흐름출판 / 2014년 3월

' 대화에는 격이 있어야 하고, 말에도 공부가 필요하다 '

옛부터 '말'은 곧 그 사람의 얼굴이고,마음이란 말이 있다.

그만큼 말 한마디에서도 그 말을 하는 이의 내면,인품,성격 등 다양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으니

함부로 말을 해선 안된다는 뜻이고,신중히 생각한후 말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고보면 '말'에 관함 옛 속담이나 이야기들이 꽤 많은 걸 알 수 있다.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 '죽마고우도 말 한 마디에 갈라진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가루는 칠수록 고와지고 말은 할수록 거칠어진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 등의 말조심을 의미하는 속담뿐만이 아니라,

'앞에 할 말 뒤에 하고 뒤에 할 말 앞에 하고', '씨름에 진 놈이 말이 많다', '삼국 시절에 났나 말은 굵게 한다'

'부모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거짓말이 외삼촌보다 낫다', '고기는 씹어야 맛이고 말은 해야 맛이라' 등

말에 대한 속담은 매우 다양하고 이외에도 무수히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말에 대한 속담이나 선조들의 조언이 궁금해져 찾아 보다 보니 처음 보는 속담부터

우리에게 익숙한 속담들까지..그동한 생각해왔던 것 보다 훨씬더 다양하고 많은 문장들이 놀라웠던 것 같다.

그만큼 우리의 선조들은 후손들에게 '말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싶다.

 

이 책의 저자 또한 '말이 곧 그 사람 자신이다'라는 말로부터 말이 그 사람의 인격과 품격을 말해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그래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말을 잘하는 사람이 인정을 받았고 또 그만한 대우를 받았기에

오늘날에도 역시 제대로 말하고 표현하고 설득하는 능력이 필수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 예로 흔히 우리는 회사에 취직을 하기 위해서도 '면접'이라는 최종관문을 통과해야 하지 않는가.

오로지 말로써 자신을 표현해야 하는, 평가기준의 근본적인 수단이 바로 이 '말'인 경우는 이 외에도 무수히 많다.

'말'을 잘 전달해야하는 직업인 '아나운서'라는 직업만 보아도 '말' 하는 것의 중요성은 충분히 느낄 수가 있다.

(물론 아나운서는 정해진 원고를 읽지만..여기서는 정확히 '말'을 전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책이 흥미로웠던 점은 바로 이 사회에서 갖춰야할 능력이 되어버린 이 '말'을 잘하는 법,

즉,'말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다는 점이었다.

 

특히 그런 말을 우리 모두가 아는 지혜로운 성인의 한사람인 공자를 통해 배울 수 있다는 점이

인상깊었다.이 책에는 '논어', '맹자', '장자' 등의 '철학서', '사기', '십팔사략', '전국책' 등의 역사서, 설원, 세설신어 등의 설화집을 비롯한 수십 권의 고전에서 찾아낸 명 대화들이 담겨 있다. 어떤 때는 촌철살인으로, 어떤 때는 이심전심으로, 언중유골로, 언어유희로 보여주는 역사적 인물들의 말을 통해 저자는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배워야 할 진정한 말의 지혜와 내공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 책에서 말은 단순히 입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성품과 인격,가치과,그리고 본성들이 집약되어 나오는 것이라고 말한다. 단순히 '말을 잘한다'는 것을 논리적이고 깔끔하게 정리해 말하는 말의 기술로만 생각해 왔었는데,

그것이 큰 착각이라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내면의 충실함이 담겨있어야만 진정한 말의 충실함이 드러나는 것이다.

 

책의 저자는 논어,맹자,사기 등을 비롯한 동양고전 백여권을 원전으로 읽으면서 문리가 트이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동양 고전이야말로 오늘을 읽고 미래를 전망할 수 있는 살아 숨쉬는 지혜의 보고임을 깨닫고 그것을

제대로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그런 노력들이 이 책을 읽다보면 책 속 녹아 읽는 우리 독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책의 전체적인 구성은 총 10개의 파트로 나뉘어 있는데 이 책은 각 파트를 편으로 구분하고 있어

각 편을 읽을때마다 옛 고전 책 한권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단 한마디로 끝내는 '촌철살인',평범한 말 속에 깊은 뜻을 담는 '언중유골', 나를 알고 상대를 알면 백번 대화해도 위태롭지 않을 '지피지기',유머와 감성으로 통하는 '언어유희',이야기로써 풍자와 교훈을 전하는 '우화우언' 그리고

비유와 인용을 활용하는 '이류이추',마음으로부터 마음으로 말하는 '이심전심',한방에 핵심을 찌르는 '일침견혈',

먼저 실천하고 그 다음에 말하는 '선행후언',사람을 살리는말,망하게 하는 말 '일언천금' 이 10가지가

전체적인 책의 구성과 핵심이다.

 

각 부분별로 옛 이야기들을 통해 말공부에 대한 가르침과 조언을 배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단순히 말하는 법을 넘어 인생공부를 배울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말을 알아야 세상을 알 수 있다'

공자의 가르침을 세 가지로 압축한 '논어'의 맨 마지막 문장은 다음과 같은 ‘삼부지(三不知)’로 끝맺고 있다고 한다.

 “천명을 알지 못하면 군자가 될 수 없고(不知命 無以爲君子也), 예를 알지 못하면 세상에 당당히 설 수 없으며(不知禮 無以立也), 말을 알지 못하면 사람을 알 수 없다(不知言 無以知人也).”
자기 자신은 물론 사람을 다스리는 말을 하고 싶다면, 그리고 사람공부를 하고 싶다면, 먼저 말을 제대로 배워야 할 것이고 그런 말을 배우기 위한 도서로 이 책을 추천해 주고 싶다.

 

고전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지금은 미처 깨닫지 못하는 것들을

경험과 지혜를 통해 깨달았던 선조들에게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그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그 속에서 그 시대로 잠깐이나마 돌아가 함께 생각하고 고민해 보게 되고,

그런 시간들이 고전을 더욱 좋아하게 만들어 준 것 같다.

이 책을 읽는 동안에도 정말 즐거운 옛날 이야기들 듣는 것처럼 배움의 무게는 묵직하지만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훌륭한 옛 선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지혜롭게 말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고

동양고전을 통해 '말공부'를 배워보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