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치 - 2013 제37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이재찬 지음 / 민음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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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치'의 주요 모티프는 극심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존속살해’다.

 살인의 조감도를 기획하는 당돌한 여고생 ‘방인영’은 마치 한니발 렉터처럼

40대 계약직 공무원 ‘모래의 남자’의 심리를 꿰뚫고 그가 완전범죄를 대행해 나갈 수 있도록 철저히 조종한다.

한니발 라이징이라는 영화 속에서 보았던 렉터의 폭력성이 어떻게 소녀에게서 느껴지는 걸까.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곪아있던 부분들에 강한 펀치를 날리는 작가의 대담함이 느껴지는 소설이다.

 

제목 그대로 독자들의 윤리관과 도덕관에 강력한 펀치를 날린다.

여기 나오는 10대소녀는 결코 우리가 상상하는 그런 10대 소녀의 모습이 아닌

 난폭한 냉소와 당돌한 폭력으로 무장한 매우 시니컬한 소녀이다.

 

이 당돌하고도 어찌보면 결국 이 아이가 저지르는 일들이 이해가 잘 되지 않을정도로

독특하다 못해 비도덕적이게 느껴질지도 모르는 모습들이 이 반성하지 않는 10대 소녀라는

 캐릭터는 그녀가 지닌 생생한 살의와 평면성으로 인해 잔혹함을 더한다.

 

이 독특한 캐릭터 덕분인지 책의 첫장을펴 읽어내려가는 순간부터

 이 한 10대 여학생의 끊임없는 비판에 나도 모르게 빨려들어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이 소설은 진중한 문제의식을 예리하고 경쾌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시대의 반항을 마음에 품고 있으면서도 표출해내지 못하는 10대들의 자해적인 자화상이기도 한 작품인 것이다.

이 매혹적인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들에서 잠시도 눈을 뗄수 없게 만드는 것이 이 소설의 매력인 것 같다.

재미있게 읽다가도 끝이 났을땐 그 결말에 허무함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다소 충격적이기도 한 소설을 만나 시간가는 줄 모르는 신랄한 비판을 마구 쏟아내는 이야기를 들은 기분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비인간적이고 충격적인 이 사회의 단면을 거침없이 드러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씁쓸함이 그 끝에 전해져 오기도 한다.

이 소설을 통해 작가가 사회에 던지는 경고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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