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기술
김정남 지음 / 작가정신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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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의 비루한 삶을 더욱 처절하고 비극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소설이다.

불행하고 소외된 자들을 향한 작가의 따스한 시선과 연민은 강인하고 냉철한 문장 속에서

슬픔을 극대화시키며 긴 여운을 남긴다.

 

소설의 도입부부터 끝까지 짙은 안개와,어둠을 헤치며 끝없는 길을 걸어가고 있는 듯한

답답한 마음과 함께 아이의 한마디 한마디에 먹먹함이 밀려온다.

작가는 승호를 통해 학벌 사회의 잉여 인간 이라는 현시대의 문제적 인간을 그려내고 있다.

그 속에서 느껴지는 나약함과 초라함이 이 소설의 주인공에게서 오롯이 느껴진다.

 

소설의 주인공인 승호는 자폐아인 아들과 함꼐 자살 여행을 떠난다.

곧 자신의 지난 삶을 다시 체험하는 과정이기도 한 것이다.

자신의 삶을 끝마치기 전에 자신의 고향부터 시작해 삶의 흔적이 남은

여러 곳을 돌아보는 중이다.이러한 그의 결심은 그의 고통스러운 삶에서 비롯된다.

그의 비참한 삶을 소설 곳곳에서 꽤 자세히 묘사되어있기에

읽는내내 그 비참함이 손끝까지 느껴지는 듯 했다.

 

저자가 말하는 우리 시대의 이런 승호과 같은 학벌 사회의 잉여 인간들은

무시할 수 없는 숫자로 우리 주위를 채우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인 것이다.

이 소설은 우연과 극단적 설정을 전면화함으로써,사회나 현실보다는

승호라는 인간에게 주목하도록 만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소설의 또한명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겸이는 자폐아이다.

이런 설정이 이 작품을 자연스레 소통과 이해라는 문제에서 생각하게끔 만들었다.

그 고통 또한 더 배로 느껴질수 있었던 것 같다.

 

승호의 일방적인 태도와 함께 죽고자 떠나는 마지막 여행길.

책을 읽는 내내 어둠속을 걸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했던 이유도

이런 '죽음'이라는 극단적인,벼랑끝에 몰린 삶을 그려내고

그 속에서 우리가 보게되는 모습들 때문이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초라한 인간들의 마지막 윤리를 이야기하는 소설에서

우리가 얻는 것들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수 있는 시간이 된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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