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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여행자들 ㅣ 오늘의 젊은 작가 3
윤고은 지음 / 민음사 / 2013년 10월
평점 :

" 어느 오후의 거대한 쓰나미 아래서,
그곳의 모든 생활들이 갑자기
점. 점. 점. 으로 끊어졌다."
책을 읽는 내내 이 책의 주인공인 요나씨의 삶이 부디 해피엔딩으로 끝이나길...속으로 끊임없이 바라며 읽게 되었던 책이었던것 같다.
이 책의 주인공은 33살,'고요나'라는 여성이다.매우 평범했던 그녀의 직장생활에서 떠나게된 여행으로 한순간에 그녀의 삶이 뒤바뀌어 버리는 내용의 소설이다.그녀가 다니는 직장은 '정글'이라는 여행사.
이 여행사가 다른 여행사와는 좀 다른 특별한 점이 바로 재난이 일어났던 곳을 골라 여행을 한다는 것이다.여기에서도 왜 하필 재난이 일어난 곳을 여행할까..하는 의문과 함께 소설의 분위기가 여기서부터 느껴졌던 것 같다.어느날 그녀의 상사 김이라는 사람으로부터 그녀는 성추행을 당하게 된다.회사의 소문에 의하면 그에게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여성은 '퇴물'이라는 말을 듣게되는데,거기에 그녀가 퇴출될 위기에까지 놓이게 된다.결국 사표를 내기로 마음먹고 내려는 찰나 김이 그녀에게 회사의 재난여행을 추천하게 된다.그렇게 그녀의 여행이 시작된다.
그녀가 가게된 곳은 '무이'라는 곳으로 싱크홀이 일어났던 곳이다.이곳을 여행하면서 일행과 떨어져 길을 잃고 헤매다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되고, 다시 보금자리로 돌아오지만..그 새로운 사람들이 제안하는 일들에 동참하면서 여러가지 사건들을 겪게 되는데..
책을 읽으면서 이야기가 흘러갈수록 그녀가 변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더 안타까웠던 것은 그게 그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현실에 부딪히게 되면서 어쩔수 없는 선택에 의해 변해간다는 것이었다.'여행'을 꿈꾼다는 것은 그만큼 이곳에서의 생활,삶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을때 라고 생각한다.즉, 지금여기에서의 삶에 결핍이나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하다.윤고은의 소설 속 인물들은 대개 이곳에 있을 공간이나 자리를 마련하지 못한 자들이다.이 책의 평 중에는 '그들을 고작 가로,세로 120센티미터의 좁은 책상하나를 지키기 위해 전전긍긍한다고'라고 평가하고 있었다.하지만 이또한 지금의 현실을 살아가는 수많은 직장인들과 그들로 구성된 이 사회에서 어찌 그 사람들의 삶을 나의 잣대로,개인의 잣대로만 평가할수 있을까..우리는,나는 과연 그들과 얼마나 다를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은 늘 유토피아를 꿈꾸며 그것을 희망이라 생각하고 살아가지만 현실을 벗어나기란 어려운, 이시대를 살아가는 다수의 사람들의 삶을 요나라는 인물을 통해 좀더 집약적으로 보여주고 있는것 같다.낭만적 여행을 꿈꾸며 읽기 시작했던 <밤의 여행자들>에서 내가 찾았던 건 더 지독한 현실과 그 속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들이었다.
비록 두껍디 두꺼운 소설은 아니었지만, '마치 영화한편을 본것 같은 느낌이 든다'라는 평이 이해가 되는 그런 소설이었다.읽는 내내 현실에 대해, 여행을 꿈꾸는 우리들의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비극적 결말의 소설을 그리 좋아하진 않지만 언제나 해피엔딩만을 바라며 읽는것도 너무 아이같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소설의 엔딩또한 읽을때 중요하다면 중요한 부분이겠지만 그보다 더 그 속에 담긴, 작가가 보여주고자 하는것들이 의미있는 것들이라면 비록 비극적 결말이라 할지라도 내가 얻고자했던 행복한 결말보다 더 값진걸 얻을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하고 싶다.아마 후에도 다시한번 꺼내어 읽어보고픈 소설이 될것 같다.그때에 느껴질 이 작품속 또다른 의미들이 기대되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