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리게이션 - 슬기로운 권한위임의 기술
류랑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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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탕 중구난방 초보 리더인 나는 '델리게이션'이라는 용어를 처음 접했다. 책을 읽기 전까지는 임파워먼트(역할위임)와 델리게이션(책임위임)을 구분하지 못했지만, 이제 머리속에서 대략 두 용어를 구분할 수 있다. 임파워먼트는 역할위임, 실행위임, 권한위임이라 할 수 있다. 임파워먼트는 대부분의 조직에서 업무분장을 통해 이루어진다. 체계가 없는 조직이란 이런 업무분장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조직이다. 임파워먼트가 이루어지고 난 후 델리게이션을 진행해야 한다. 델리게이션이란 책임위임으로 성과목표를 설정하고 예산배정, 실행계획, 그리고 결과책임까지 위임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고 모든걸 조직원에게 맡겨서는 안된다. 리더는 코칭을 통해 델리게이션이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지켜봐야한다. 아직 임파워먼트조차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는 사람은 델리게이션을 하면 안된다. '우당탕탕', '중구난방'이된다.



책의 초반부 뼈 때리는 얘기들이 나온다.

"현실적으로 리더 자신의 알량한 자존심, 체면, 공명심, 인정받고자 하는 욕심 때문에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기준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종종있다." ... 17P

"리더들이 변하지 않는 이유는 생존에 대한 본능적 위기감 때문이다" ... 19P

"구성원들이 수행하는 실무는 구체적으로 눈에 띄지만 리더들의 매니지먼트 역할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 리더들이 자꾸만 익숙한 실무역할에 기웃거리는 것이다" ... 19P

"담당자에게 일을 통째로 맡기고는 결과에 대해 잘잘못을 추궁하는 형태의 업무관리를 권한위임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 24P

이 얘기들은 모두 나의 얘기다. 나 스스로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고 특별하다고 자신했지만, 모든 초보 리더들이 행하는 실수였다. 시간이 없고, 답답해서 그냥 내가 하고 말았다. 더 솔직해지면 업무를 설명할만큼 생각을 정리한 적이 없고, 설명할 준비를 한적도 없다. 게다가 신입이 못하는 일을 척척,뚝딱 해치우는 내 모습이 멋져 보였고, 그들이 날 얼마나 우러러볼까 자뻑했다. 게다가 헌신적인 노력과 성실함으로 상사의 인정까지 받을 수 있으니 야근을 한들 전혀 힘들지 않았다. 이런 나를 보면서 부하들은 얼마나 답답했을까!



'델리게이션' 전체를 아우르는 핵심 문장이다. 리더가 결과물에 대한 조감도를 가지고 있어야, 그 내용을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위계조직에서는 조직의 비젼과 목표는 형식에 불과하고 최고경영자의 즉흥적인 판단과 감정에 의해 움직인다. 내가 경험한 수많은 조직이 이러했다.




'델리게이션'은 리더십 관련 서적 중 가장 실무적인 책이다. 구체적인 기업사례와 저자의 통찰력이 돋보인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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