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 몬느
알랭 푸르니에 지음, 김치수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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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파울즈가 극찬해서 읽었는데,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좋아하는 작가가 좋다고 해서 나도 좋아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을... (어쩌면 번역 때문일지도.) 

이 책에는 아주 근사한 부분과 형편없는 부분이 있는데, 형편없는 부분은 문맥이 헛갈리는 곳이 많다는 점이다. 카프카가 데미안을 쓴다면 이렇게 될까.

화자와 몬느 사이의 관계에서 주로 남자들에게서만 발견되는 감수성을 발견할 수 있다. (여성적 감수성을 찾으려면 앨리스 먼로를 읽으면 된다. 정말 포만감이 느껴지도록 맛볼 수 있다.) 사춘기 소년, 그리고 동갑이거나 조금 나이가 많은 친구. 친구는 소년보다 월등히 성숙하고 은밀하다. 소년은 친구를 우러르고 그를 통해 그 어떤 어른도 알려주지 않는 세상의 비밀들을 엿본다. 친구가 꾸는 꿈은 너무 깊고 아련해서 아직 아이티를 벗지 못한 소년이 이해하기에는 어렵고, 그 때문에 소년은 몰래 부끄러워한다. 

그런데 시간이 흐른 뒤에 소년은 충격적인 사실을 깨닫는다. 친구는 시간이 흘러도 그 자리에 머물고만 있다는 것을. 그것은 소년에게 커다란 슬픔이 되고 어느덧 소년은 성장한다. 혼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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