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쌍둥이
홍숙영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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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해에 태어나 생일이 일 년이 채 차이 나지 않는 이들을 사람들은 아일랜드 쌍둥이라고 부른다. 존은 같은 해에 태어난 형 재이가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에 걸리자 형의 그림자 속에서 관심을 받지 못한 채 자란다. 형이 세상을 떠난 후 존은 재이의 꿈이기도 했던 군인이 되어 일본으로 파견 근무를 떠나지만 작전 수행 중 방사능에 피폭되어 언제 병이 발생할지 알 수 없는 불안을 안고 살아간다. 깊은 곳에 상처를 묻어둔 그는 하나뿐인 동생을 군에서 사고로 잃고 미국으로 떠나온 수희, 열두 개의 손가락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세상의 시선에 따라 두 손가락을 잘라내야만 했던 에바와 함께 미술치료 워크숍에 참가하여 오랫동안 방치해 놓은 아픔을 마주한다.


 한국계 미국인, 흑인, 한국인 다양한 정체성을 지닌 인물들이 가진 사연에는 오늘날의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가 고스란히 들어있다. 방사능 피폭에 대한 두려움, 총기 사고와 같은 사회 문제, 기성세대와의 대립, 부모와의 불화, 불확실한 미래와 정체성에 대한 갈등 등 젊은 세대가 지닌 불안을 섬세하지만 솔직하고 거침없이 담아내고 있다. 


 상처를 이야기하는 작품은 수없이 많다. 많은 작품이 그러하듯 인물이 가진 상처에 대해 이야기하며 사랑과 우정이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이야기하면 몹시 실망스러웠을 텐데, 아일랜드 쌍둥이는 상처를 안고 사는 세 명의 젊은이들이 미술치료라는 매개를 통해 스스로의 아픔을 드러내고 서로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위로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그려낸다. 무작정 자신의 아픔을 토로하는 게 아니라 우선 자신의 내면을 잘 들여다보고 그 속에 있는 상처를 꺼내 스스로 입 밖으로 내보낸 후에 타인의 아픔을 경청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하는 단계를 거친다. 이렇게 등장인물들이 아픔을 마주하는 모든 순간을 세심하게 전개해 책을 읽는 독자도 치료의 과정을 함께하는 기분을 느끼게 하고 내면을 치유해 준다. 


 너무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딱 맞는 위로를 건네주며 ’괜찮다, 괜찮을 것이다’라고 끊임없이 말해주는 책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용기이자 희망의 순간이었다. 저마다의 상처를 지니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서로를 사랑하고 위하고 다독거리며 함께할 수 있다면 세상이 조금은 더 따뜻해질 수 있지 않을까. 시대에 필요한 희망의 목소리가 너무나도 귀하다. 앞으로 이런 이야기가  더 자주 등장해 삭막한 세상에 온기를 나눠주면 좋겠다.


우리는 서로의 거울이다 #아일랜드쌍둥이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P. 107 l 때로는 몇 마디의 말보다 낯선 이와의 악수나 포옹이 더 큰 위로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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