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이커 래빗홀 YA
이희영 지음 / 래빗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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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마주친 고양이를 따라 들어간 바에서 신비한 색의 칵테일을 마시게 된 나우는 다음 날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간을 보낸 열아홉의 시절로 돌아간다. 다시 돌아온 순간에는 비극적 사고로 세상을 떠난 단짝 친구 이내와 서른둘 나우의 여자친구인 하제가 열아홉 이내의 여자친구로 존재한다. 뜻밖의 시간 여행으로 인해 나우는 그리운 친구와 사랑하는 여자친구 사이에서 고민에 빠진다. 사랑과 우정이라는 운명의 장난 같은 상황 앞에서 그는 선택을 해야만 한다.


 '만약'은 마법의 단어이자 악마의 단어이다. 선택하지 않은 순간을 떠올리며 '만약'을 상상하는 순간 행복에 물들 수도 지독한 후회에 빠질 수도 있다. 이 책은 그 '만약'의 순간들을 잔인할 만큼 생생하고 현실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그간 봐온 시간 여행 작품들에서 주인공은 돌아가고 싶은 순간과 그 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떤 대가라도 치를 간절함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서른둘의 나우는 우연에 의해 열아홉 시절로 돌아간 순간 잔인한 '만약'의 세계에 놓이게 된다.


 다섯 번의 시간 여행을 통해 냉정하면서도 공평하고 밝지만 어두운 시간의 이중성을 잘 표현했다. 확실히 분리된 것처럼 보이지만 얇은 층을 경계로 뒤섞여 있는 과거와 현재의 시간과 기억은 시간 여행의 매개가 되는 칵테일과 딱 들어맞는다. 그리고 이내와 하제가 함께한 시간, 본인이 가진 이내와 하제에 대한 감정 모두를 끌어안고 경계에 서 있는 나우의 모습 또한, 자칫 잘못하면 흘러넘치기 쉬운 가득 찬 칵테일의 아슬아슬한 상태를 떠올리게 한다. 시간 여행 내내 사랑과 우정을 모두 지키려 노력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에 갈등하고 고민하는 그 모든 과정은 결국 나우가 지금을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시간이었음을 알 수 있다. 


 시간 여행 끝의 나우는 이제 경계에 서있지 않는다. ‘만약’의 세계가 주는 두려움에서 벗어나 이내에 대한 기억과 하제에 대한 마음에 솔직해지고 앞으로의 시간에 살아갈 것이다. 우연히 시작된 여행은 오늘을 살아가게 하는 선물 같은 순간이 되어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나우와 이내, 하제 세 사람의 조금 특별한 우정과 사랑 그리고 다섯 번의 시간 여행을 통해 서로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독자에게까지 큰 울림을 전해준다.


 살아오며 거치게 되는 질문들이 이 책에 다 들어있다. 어른이 무엇인지 궁금한 이,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불안한 나날을 보내는 이, 과거의 후회에 빠져 현재를 보지 못하는 이. 모두가 가진 고민에 대해 답과 위로를 건네주는 지친 하루 끝의 한 잔의 칵테일 같은 책이다. 


지금 이 순간 롸잇 나우! #셰이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P. 169 l 열다섯 너와 그리고 네가 처음 만난 시간

생각만으로 세상의 온갖 답을 찾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고 고민하고 숙고해도 풀리지 않는 문제, 해결되지 않은 난제들이 너무 많았다. 설령 생각이 괜찮은 답을 찾는다고 해도, 정작 마음이 따라주지 않으면 끝이다. 인간은 늘 생각보다 마음의 힘이 세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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