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종호 판사의 선, 정의, 법 - 하나님의 선은 어떻게 인간 공동체에 구현되는가
천종호 지음 / 두란노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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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법학에서는 정의와 선에 관한 문제를 가르치지 않는가?’

 

이것은 23년 동안 판사직을 수행해 오는 동안 저자를 괴롭혀 왔던 질문이다.

법의 근본을 탐구하다 보면 정의와 선의 문제에 이르지 않을 수가 없는데

그동안 저자는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된 여정의 끝에서 결국 해답을 찾게 된 저자,

이 책은 그 여정을 담은 책이다.

 

긴 세월만큼, 어려웠던 주제였던만큼 이 책, 쉽지 않다.

하지만 오랜 탐구의 결과물인 이 책이 쉬운 것도 이상할 것이다.

23년이 담겼으니 말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수많은 사상가의 훌륭한 구상들을 빌려 와 선과 정의와 법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한 기본 틀을 짜 보았다. 일종의 스케치다. 앞으로 또 다른 스승을 만나면, 글의 오류와 착오가 수정될 것이고, 스케치는 더욱 정밀해져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될 것이다.” p14

 

저자의 말대로 이 책에는 수많은 사상가가 등장한다. 그래서 법, 철학 등에 관심이 없다면 이 책은 소화하기에 시간이 걸리는 책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점에 대해 최대한 독자들을 배려하고자 애쓴다. 쉬운 예화들을 곁들어 설명해주고, 또한 일목요연하게 여러 사상을 정리, 비교하여 설명해주고자한다.

 

이는 서문에서 밝혔듯 이 책이 특히 법학이나 철학을 공부하려고 하는 분들과 기독교 신앙과 사회 문화 사이에 가교를 놓기 위해 애쓰고 있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길잡이가 되길 저자가 바랐기 때문이다.

 

을 찾는 여행, 을 찾는 여행

 

이렇게 나름의 결론을 내리고 보니, 선을 찾는 여행을 해 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선을 잃어버리게 된 것은 최고선인 신의 존재를 망각한 데 있으므로 잃어버린 선을 찾는 여행은 결국 잃어버린 신을 찾는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p14

 

책 제목만을 보면 이 책이 법학이나 철학 관련 책이라 생각될 수 있다.

제목에 저자의 직업이 나와 있기에 더더욱 그럴 수 있다.

나 또한 책표지의 부제가 아니었다면 이 책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나님의 선을 어떻게 인간 공동체에 구현되는가?”

 

이 책은 위에서 언급한대로 법, 철학 책이자 기독교 신앙과 관련된 책이다.

책을 읽기 전에는 어떻게 이 둘을 연결시키려 하는 걸까? 싶었지만

책을 읽어나가다보면 충분히 이해가 된다.

 

목차를 보면 선, 정의, 법 앞에 공동체를 위한이란 조건이 붙는다.

무인도에서 홀로 살지 않는 이상 인간은 공동체 안에서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살아간다.

그리고 공동체가 있기에 선, 정의, 법이 존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는 공동체를 위한이란 조건에 걸맞는

최고의 선, 정의, 법도 존재해야하지 않을까?

 

하지만 이에 대해 답하는게 쉽지 않다는걸 많은 이들이 공감할 것이다.

수많은 사상을 하나하나 다 모른다하더라도

이 땅에는 수많은 사람의 갈등과 분쟁이 존재함을 보게 된다.

 

지구촌 곳곳에서 갈등과 분쟁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갈등과 분쟁은 의견 대립에서 시작되고, 의견 대립의 뿌리는 가치관이다.” p 237

 

서로 다른 가치관을 들여다보면 다 그들만의 타당한 이유가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진정 공동체를 위한 최고의 가치관이란 말인가?

 

사랑God is LOVE

 

정의는 사랑의 최소한이고

사랑은 정의의 최대한이다.” p121

 

[그리스도인에게 왜 인문학이 필요한가?]의 김형석 저자도

1세기 동안의 인문학, 철학이란 여정 끝에서 사랑을 말하는데

천종호 판사도 사랑을 말한다.

 

똑같이 사랑을 말하지만 사랑으로 가는 길의 모습은 달라 보인다.

그리고 신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은 원래 그런 게 아닌가 싶다.

한 길만 있지 않고 한 사람 한 사람마다 주님과 함께 걸어가는 길이기에

그 길은 매한가지가 아닐 것이다.

 

창조주이자 조물주인 사랑의 하나님을 피조물인 인간은 결코 다 안다라 할 수도,

다 알 수도 없을 것이다.

 

읽고 나면 다시 보이는 책

 

책 제목을 보고 관심이 1도 안 생기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왜 읽어야하는지 사실 잘 모를 것이다.

그리고 읽는 도중에도 그 생각을 떨치기란 쉽지 않다.

왜냐면 다른 책 읽기에도 시간이 부족한데

굳이 알아야하는 정보인가 싶기 때문이다.

 

수많은 사상가와 이론들을 읽다보면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갈 때도 있다.

그건 사실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알아야 할 내용들에 대해 무지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끝까지 읽은 결과, 다시 일어봐야겠다란 마음이 든다.

잘 소화해서 내 것으로 삼으면 큰 유익이 있을 거라 생각된다.

 

생각의 스펙트럼과 포용력, 사고력을 넓혀주는 책이다.

세상에는 이해 안되는 사람들이 많다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들에게는 그들만의 가치관이 있었던 것이고

그 가치관이 형성된 논리가 무엇인지를 알게되니

그들과 대화할 때 어떻게 접근해야할지에 대한 도움을 얻게된다.

 

Who’s Next

책 제목을 보고 왜 읽어야할지 모르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여러 책을 읽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편식을 하게 된다.

읽고 싶은 책, 익숙한 책만을 찾아 읽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한계를 알기 위해서는 이런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비신자들에게도 이 책을 권해보고 싶다.

이는 이 책에서 언급되는 기독교 신앙이

비신자들에게 막무가내로 들리지 않도록 접근하여

타당성을 준다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23년간 판사직을 수행해 오는 동안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던 문제의 해답을 찾게된

그의 여정이 어찌하여 신의 여정일까?

남들 따라, 그냥 그런 것 같으니깐, 타당한 이유없이 신이 없다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큰 파문을 가져다 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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