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를 말하다 - 이규현 목사의 목회론
이규현 지음 / 두란노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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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수학 문제집을 풀다 보면 예시문제들은 쉬웠다.

공식의 원리를 적용하면 쉬이 풀리는 문제들이었기에..

하지만 본격적으로 실전문제, 응용문제로 들어가면 예시문제와는 다른 어려움을 느끼곤 했다.

이처럼 원리를 받아들이는 건 쉽다.

하지만 원리를 실전의 삶에 응용하는 건 말처럼 쉽지가 않다.

 

'목회'

"목사가 교회를 맡아 설교하거나 신자의 신앙생활을 지도하는 등 공식적으로 행하는 활동."[출처:표준국어 대사전]

목회는 이런 것이다라고 말로 정의 내리는 건 쉽다. 하지만 실전에 돌입해서 여러 상황들과 다양한 사람들을 접하다 보면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는 혼돈의 상태에 빠지게 되는 일이 많다. 특히나 이제 막 목회를 시작하는 새내기 목회자들에게는 더욱더 그러하다.

그리고 막상 주변에 진심 어린 조언을 때마다 해줄 목회자를 만나는 것도 쉽지 않다.

 

이 책의 저자는 이규현 목사로 약 20년간 이민목회를 했고 현재는 수영로교회에서 담임목사로 섬기는 분이다.

저자는 한국 교회를 생각하면 마음이 짠했고 한국 교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던 중 목회자를 위한 멘토링 사역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그렇게 목회자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갖고 목회의 경험을 나누게 된 이야기를 엮은 게 이 책이다.

 

 

목회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고 빼앗길 수 없는 영광이요 기쁨이며 행복이라고 고백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책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목회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최선을 다하지만 미래가 잘 보이지 않는 목회자들이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일에

작은 도움이 된다면 이 책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라 생각한다.”

p10

 

그렇다. 이 책은 부르심에 고군분투하며 목회자라는 길을 먼저 걸어갔던 한 선배 목회자가

후배 목회자들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원래 책은 목차를 보면 어떤 내용의 책인지 알 수 있다고 하지만 이 책은 더더욱 그러한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다시금 목차를 보면 읽었던 내용이 정리되는 듯하기도 했다.

 

Part 1. 들러리 영성으로 산다 - 목사는 누구인가?

목회자라면 내가 누구이며 어떠한 부르심으로 사명을 감당해야 하는지에 대한 점검은 당연히 필요할 것이다. 목회를 하다 보면 바쁘다. 해야 할 일들이 많아 내가 이러려고 시작한 것이 아닌데 뭐하고 있는 건지 진정 누구를 위해 사명을 감당하고 있는 것인지 회의감이 몰려올 때가 있다. 그럴 때 다시금 내가 무엇 때문에 이 사명을 감당하고자 했는지 part 1을 통해 점검할 수 있을 것이다.

 

Part 2. 핵심은 영혼의 변화다 - 나만의 목회론이 있는가?

Part 3. 교회, 건물을 뚫고 나오다 - 교회는 무엇인가?

목회를 시작하기 전 목회학을 이수하는 과정에서 목회론과 교회론에 대해서 배울 것이다. 저자는 배운 것들을 바탕으로 누군가의 목회론과 교회론이 아닌 '나만의 것', '자신만의 색깔'의 목회론과 교회론이 있는지를 묻는다. 그러면서 자신의 예를 들어가며 있다면 한 번 다른 이의 것을 통해 점검해보길, 없다면 다시금 연구하며 정립해나가길 권면한다.

 

Part 4. 영혼을 만지다 - 어떻게 설교할 것인가?

한국 교회의 예배 구성에서 설교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찬양과 기도보다 설교시간이 훨씬 길다. 하지만 저자는 교인들의 설교에 대한 기대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저자는 목사에게 있어서 설교의 자리는 최고의 영광이요, 정체성이라 할 수 있기에 방법론을 따지기 보다 설교의 대상인 인간을, 영혼을 먼저 이해할 것을 권한다. 또한 시대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복잡한 시대를 이해하고 그 시대를 살아가는 설교의 대상자들을 이해하며 분별을 가지고 그들에게 진리와 복음을 담대히 선포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시대를 위한 설교로 변증적 설교의 필요성을 이야기한다.

 

Part 5. 목사로 살다 - 자기관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목회자에게는 배워야 할 게, 알아야 할 게 참 많다.

하지만 시간은 제한적이고 예상치 못하는 일들이 때때로 발생한다.

그리고 목사보다 뛰어난 성도들은 많고 정보들은 넘쳐난다. 그렇기에 자기관리가, 그것도 똑똑한 자기관리가 필요할 것이다. 저자는 자기관리로 영성, 지성, 감성, 5(통찰력, 창의력, 집중력, 돌파력, 지구력), 언행일치의 삶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고독을 즐기길, 생활을 단순화하고 리듬감을 유지할 것을 권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저자 또한 열심히 자기관리를 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목회자라는 길을 걷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연구하고 노력했음을 느낄 수 있는데 그것은 저자가 반복해서 사용하는 단어의 선택을 통해 알 수 있다.

 

후배 목회자로서 밑줄 긋고 싶은 주옥같은 글귀들이 참 많았다.

읽어나가면서 탄식이 나오기도 했다. 할게 참 많구나.. 해낼 수 있을까?

머리로는 내 힘으로 할 수 없다는 걸 안다. 주님께 모든 걸 의탁하고 나아가야 함을 안다.

주님의 은혜로만 할 수 있다는 걸 안다. 그래도 순간순간 두려움이 찾아온다.

그렇기에 이 주어진 길을 잘 감당하기 위해서 믿음을 또 붙잡고 또 붙잡고 그렇게 싸워나가야 할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계속해서 그리스도의 십자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11월은 많은 목회자들이 사역지를 옮기고자 마음먹고 행동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어디에서 사역을 할까를 고민하기에 앞서 나의 목회는 어떠한지 점검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이 책은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뭐가 뭔지 열심을 내지만 잘못하고 있는 것 같고 지쳐서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은 목회자가 있다면

서두에서 언급한 저자가 이 책을 쓴 목적처럼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되는 데 도움을 얻게 될 거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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