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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방고의 숲속학교
트래버스 외 지음, 홍한별 옮김 / 갈라파고스 / 200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영국의 시골에 살던 (어쩌면) 평범한 가족이 아프리카로 이사한 다음의 이야기이다.
케이트 니콜즈(엄마)는 무대생활을 하는 배우였지만 진화생물학을 공부하면서 아프리카를 이주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남편은 미국에서 배우 생활을 하고 다섯명의 아이들만 데리고 아프리카로 떠난다.
일년동안 지내본 뒤 아프리카 생활이 즐겁지 않다면 다시 영국으로 돌아오겠다고 했지만,
그 곳에서 적응하고 심지어 즐겁고 경이로운 삶을 살면서 그들은 계속 아프리카에 살고 있다.
다섯명의 아이중 트래버스/앵거스/메이지의 서술로 이루어지고 있다.
글을 읽다보면 이들의 천진함 뒤의 성숙함이나 자유 뒤의 자율성에 놀라곤 한다. 우리가 학교에서 책에서 배우는
문자에 의한 성장이 아니라 그들은 자연을 보면서 함께 체득하고 자연을 사랑하고 지키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혈연을 넘어선 가족들의 사랑도 더욱 돈독하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윗부분에 위치한 내륙 국가 "보츠와나"라는 나라 이름을 이 책에서 처음 접하게 되었다. 우리는 탄자니아의 세렝게티(끝없는 평원)이나 케냐 & 남아공의 국립공원만을 생각했는지 모르지만 국경선은 인간에 의한 경계선일 뿐 야생동문에게는 무의미한 것일테니..
당연히 아프리카의 한부분인 보츠와나의 초원과 숲이 있는 곳에도 야생동물이 치열하게 생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야생 속에서 가족은 성장하고 그 곳에서 만나는 피터 아저씨와 사자연구 프로젝트를 하면서 아프리카와 사랑에 빠졌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도시생활 혹은 아파트생활과 같이 안락하고 편안한 삶이 아니다.
기린, 얼룩말, 임팔라 같이 초식 동물도 있지만, 코리끼, 사자, 하이에나 등등 공격적인 동물을 만날 수 도 있고, 말라리아, 공격당하고 죽어가는 동물의 썩는 냄새, HIV( 에이즈 바이러스)에도 노출되어 있다. 우리가 교통사고의 노출에 불감증이 있듯 그것들은 그곳에서의 생활일 뿐이다.
환상을 품게 만드는 아프리카가 아니라 실제의 생활과 야생동물에 대한 그들의 가치관을 이들 남매가 섬세하고 논리정연하게 썼다는 것만으로도 제도 속 교육의 필요성을 의심하게 한다.
또한 마지막의 사자 관찰 보고서도 매우 재미있고, 어렸을 때 즐겨 봤던 아프리카 동물 다큐 장면들이 떠오르곤 한다..
살아가는 방식은 다양하다. 하지만, 우리들은 틀에 박힌 제도교육과 지나친 경쟁 속에서 "자신"을 위한 삶을 잃어가고 있는 듯하다.
정말 내가 좋아하고 내가 즐길 수 있고 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얼마나 있을까.
꼭 아프리카에서 이들과 같이 살고 싶다보다는 지금 내가 그들처럼 내 살아가는 방식을 자율적으로 열심히 살고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