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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에는 많은 사회가 존재하며, 이 곳의 정의가 다른 곳의 정의라고 말할 수 없다.
이슬람의 문화는 낯선 곳이면서 여성의 지위가 낮다는 인상을 준다.
히잡을 쓰며, 심지어 부르카를 입어 눈과 손을 제외하고 온 몸을 가리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여성이라는 존재가 남자를 유혹하기 위한 존재란 말인가.
스스로 유혹을 느끼며 스스로 이겨내지 못하는 남자를 탓하기 보다는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존재를 부정받는 것이 정당한 것인가.
하는 생각들로 경계심을 가지고 난 이 책을 보기 시작했다.
히라미(사생아)로 태어나 마리암은 위선으로 자신을 감춘 용기없는 아버지를 택하면서 어머니는 자살을 한다.
거기서부터 두명의 주인공 중 하나인 마리암의 인생은 어둠속에서 남편의 폭력을 참아내는 삶이다.
그리고 어린 소녀 라일라는 진보적인 교육자의 집에서 태어나 교육을 받으며 그나마 평온한 삶을 살아가지만
전쟁의 잔인함 속에서 모든 가족을 잃어버린다. 전쟁 속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남자의 그늘로 들어가 보호받는 방법인데
그 남자는 마리암의 남편이다. 아들생산이라는 추악한 노인네의 욕망 속에 진행되어지는 일에 부르르 떨리기 까지했다.
또한 알라를 외치고 정숙함을 요구하며 마리암에게 부르카를 입히는 남편의 옷장 속에서는 포르노 잡지가 있다.
그리고 그는 아이를 유산하는 마리암에게 폭력으로 위로를 받고자 한다.
마리암과 라일라는 이 잔인한 삶 속에서 서로의 어깨를 나눌 수 있는 자매와 같은 존재가 된다.
폭탄에 찢겨지는 몸처럼, 군주국가는 공화국에서 끝임없는 내전, 구소련의 침략, 탈레반 정권.
전쟁은 끝이 없으며 종교의 이름으로 희생되어지는 삶.
목구멍이 뜨거워질 정도 슬픈 이야기이지만 인내하는 사랑에 희망이 보인다.
난 우리 사회라는 것은 끊임없는 억압속에 존재하지 않나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남자는 여자를 억압하고 있는 자는 없는 자를 억압하는 것이다.
종교의 미명아래 가난하고 억압받는 자들이 구원을 받지만 이들은 또다른 조직과 사회를 만들어 또다시 억압한다.
아프가니스탄의 역사를 보면 더욱 극명해보인다.
군주국가에서 공화국이 되지만 휘청되고 또 구소련의 침략으로 공산주의가 들어서고, 그리고 독립운동에 의해
자주국가를 수립하는 것 같지만 내전의 길로 들어선다. 탈레반 정권의 등장으로 강력한 이슬람 국가를 외치지만
스스로에게는 관대한 탈레반 정권은 잔인한 법을 국민들에게 특히 여성들에게 강요한다.
이런 찢겨지고 잔인한 역사속에서 약자들은 희생만을 강요받는다.
탈레반 정권의 억압속에서의 평화가 과연 평화인지 모르겠으나 지금의 전쟁중인 아프가니스탄은 갈가리 찢겨지고 있다.
탈레반 정권은 무기 구입을 위해 농민들에게 양귀비를 재배케하여 마약을 밀수출하고 지하드(성전)을 외치고 있는데
정당하지 않은 수단으로 정당한 명분을 찾을 수 있는지도 의심이다. 목적은 사라지고 현재는 오직 전쟁속의 아프가니스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