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문화를 품다 - 벽을 허무는 소통의 매개체 맥주와 함께 하는 세계 문화 견문록
무라카미 미쓰루 지음, 이현정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와인이 한참 붐이라 관련 서적은 눈에 많이 띄어서 자주 접한 반면 맥주에 관한 서적을 마주한 것은 개인적으로 처음이다. 대개의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나는 맥주라면 독일과 사람들이 종종 영어라고 착각하는 '호프'라는 단어, 그리고 조선시대 흉년이 들자 내려졌던 금주령이 생각난다. 경조사에 빠지지 않는 것이 술인데 인간의 희노애락에 어김없이 등장하며 주류 소비가 많은 시기에는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기에 그만큼 술은 생활에 밀접하고 일상에 깊이 박혀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맥주 만드는 과정을 티브이에서 한 번 본적이 있었기 때문에 책을 비교적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에일계와 라거계로 나뉘며 국내에서 시판되는 대개의 맥주는 라거계로 5-10도에서 효모가 가라앉아 숙성이 되는 하면발효를 뜻하며 맛이 톡 쏘면서 청량감이 든다. 아사히와 버드와이저, 하이네켄, 코로나, 칭타오 등은 많이 들어봤을텐데 동일계열이다. 맑은색을 띈다면 어지간해서는 라거계열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효모보다는 홉을 무엇을 쓰냐에 따라서 맛이 달라진다. 라거란 것은 독일의 창고란 의미로 이러한 방식은 독일에서 발전했다.

 

 반면 에일계는 15-25도의 상태서 탄산가스로 뜬 발효액에 의해서 숙성되므로 상면발효라하며 단기간에 숙성되고 풍부한 향과 쓴맛이 특징이다. 라거이전에 맥주라하면 상면발효주였으며 효모를 무엇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확연히 다른 개성을 갖는 특징이있다. 스타우트라는 맥주가 그것이다. 탁하고 무언가 침전물이 보인다면 에일계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영국에서 발전한 스타일이다. 맛과 개성이 다른 두 종류지만 세계시장에 주류는 현재로서는 라거계이다. 이 두가지 정보만 가지고 있어도 책을 읽어나가는 것이 훨씬 수월해진다.

 

 해당 서적은 책의 제목이 말해주듯 맥주를 그 기원부터 시작하여 21세기의 맥주시장까지 망라하여 맥주에 관한 문화를 한번에 훑어 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책이다. 내게 제일 눈에 띄는 챕터는 맥주 순수령이었다. 광고에서 스치고 지나갔던 단어인데 책에서 접하니 신선했다. 순수령이랑 맥주는 보리와 홉과 물, 세가지로만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효모는 16세기 중엽에야 추가된다. 이러한 순수령의 영향을 받지 아니한 벨기에는 맥주의 종류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고집스럽게 전통을 유지한 독일과는 다르게도 다양한 개성의 맥주들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책에도 이에관해 아예 한 챕터를 이룬다.

 

 목차

prologue | 시작하며

1 맥주의 기원

교과서 밖 이야기 / 왜 남부 메소포타미아일까 / 발아와 맥주

2 에일의 모든 것

에일과 에일 하우스의 기원 / 에일 하우스의 마녀 / 홉과 에일

페일 에일과 비터 에일

3 포터와 스타우트

포터 / 한 세대를 풍미했던 포터의 의의 / 흑맥주의 왕자, 스타우트

예카테리나 2세와 임페리얼 스타우트

4 에일의 몰락과 캄라의 출범

에일의 몰락 / 펍에서 에일을 마시자 - CAMRA의 출범

5 수도원과 맥주

오르발 수도원의 전통 맥주양조장 견학기

모리 오가이와 안덱스 수도원 / 카롤루스 대제와 수도원 양조 맥주

수도사와 맥주

6 바이엔슈테판과 장크트갈렌 수도원

뮌헨 외교의 바이엔슈테판 수도원

스위스 보덴 호 남쪽의 장크트갈렌 수도원

7 액체 빵과 마틴 루터

마틴 루터와 보크 비어 / 황제, 루터에 패하다 / 액체 빵의 유래

8 맥주 순수령

‘가짜’ 추방을 위하여 / 특이한 품질 검사

뮌헨 맥주의 지위를 격상시킨 순수령

9 뮌헨과 맥주

맥주의 후진 지역이었던 바이에른

호프브로이하우스를 알린 두 전도사 / 아인 프로지트!

북독일과 남독일 맥주의 차이점 / 세계인의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

옥토버페스트와 메르첸 비어

10 필젠 비어

필젠 비어의 탄생 / 담색의 투명한 맥주 / 필스너 우르켈 방문기

하면발효 효모는 오염효모인가! / 오늘날 라거 맥주의 양조법

11 독일의 상면발효 맥주

뒤셀도르프의 알트 비어 / 쾰른의 쾰슈 비어

밀 맥주(바이스 비어, 바이첸 비어) / 베를린의 베를리너 바이세

12 벨기에와 맥주

‘지역 맥주의 나라’를 덮친 거대화의 파도 / 벨기에 에일의 대표 선수

벨기에 맥주 여행기

13 자연 발효 맥주, 람빅

가장 오래된 맥주를 닮은 람빅 / 람빅 양조장 견학기

괴즈와 프루트 람빅

14 21세기의 세계 맥주 시장

맥주 산업을 강타한 국제화 / 맥주는 이미 돈 되는 장사가 아니다

거대 매수극 / 경제대국과 맥주대국은 함께 나아간다

강렬한 패권 다툼

덧붙여 한국의 맥주와 생활

한국 최초의 맥주 / 일본 식민지 시기의 맥주 시장

해방, 전쟁, 전후 복구 시대 / 1980년대 이후

부록 맥주 미니 사전

참고문헌

 

 

 술을 잘 못하지만 주변에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어서 이들을 따라 작년에 이태원에서 벨기에 맥주를 마신 적이 있었다. 기존에 시중에 나온 맥주들만 접하다가 특이한 제품들을 만나서 그런지 맥주 하나 덕에 굉장히 이국적이면서 즐거운 분위기로 지인들과 즐겼던 기억이 난다. 당시에 사람들이 나누던 맥주관련 이야기를 알아듣지 못해서 그냥 웃으며 넘겼는데 이렇게 내용을 한 번에 살펴보니 이제 어느 술자리에서도 맥주에 관한 것이라면 즐겁게 대화에 참여하고싶다. 더불어 항상 마트에 맥주 코너를 지나가면서 그냥 종류가 많네라며 휙 지나가버렸는데 어디서 맥주라고 한다면 두말 없이 다시 한번 보게 될 것 같다.

 

 맥주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평소 다양한 맥주가 어떻게 태어났는지 궁금하다면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미성년자도 민증 없이 읽을 수야 있는데 시음(?)의 기회가 법적으로 없어서 책을 읽으며 아쉬움이 있겠지만 역사적인 설명이 이뤄지니 읽는 것 자체만으로도 유익하고 의미있을 것이다. 여행가면 지역 음식을 먹으며 대개 맥주를 맛볼 일이 생기고 이런 점에서 생각해봐도 한번 읽어둘만한 책이다. 남녀불문 사회생활하면서 술자리를 접할 기회가 적지 않으며 자연히 대화할 일이 많아지는데 이런 책으로 접한 지식을 적절히 이야기한다면 자리도 살고 이만한 안주도 없을 것 같다.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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