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명화 속 역사 읽기
플라비우 페브라로.부르크하르트 슈베제 지음, 안혜영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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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들 교구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를 꼽자면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이미지와 다양한 일러스트를 들 수 있다. 아직 글보다는 직관적으로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림을 이용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친숙하며 학습에 이롭기 때문이다. 이런 원리의 연장에서 보면, 예술이란 문자가 보편화되기 이전부터 일반인에게 쉬운 접근성을 가졌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봤을 때 예술가들을 양성 후원하는 권력자의 도구로 많이 이용되었다. 눈을 통해 관찰 가능한 객관적인 역사를 보여주는 것 같지만 실상 당대의 시대상황과 그들의 사조를 반영하고 있으며 동일한 사실을 두고도 달리 해석한 작품들도 나타난다.


총384페이지로 되어있고 기원전 함무라비 법전이 새겨진 돌조각을 시작으로 현대작인 2001년 911테러 작품까지 긴 시대를 수많은 작품들을 통해 아우르고 있다. 많은 예술관련 서적들이 시기를 나눌 때 예술사조별로 혹은 고대 중세와 같은 식으로 나눠서 설명하는 경우가 많은데 해당 서적은 숫자와 큰 사건을 목차로 둔 것이 인상적이다. 전개가 역사적인 반면에 편집상 글보다는 작품의 비중이 커서 즐겁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작품의 생생한 전달을 위해 두껍고 무거운 용지가 이용되어 책 자체는 약간 무겁지만 책을 펼쳐서 확인하면 선명하고 지면을 가득채운 자료들 덕에 그만한 가치가 있는 서적임을 확인할 수 있다. 


 목차

서문 

기원전 1792년/함무라비 법전
기원전 1274년/카데쉬전투 
기원전 1184년/트로이전쟁 
기원전 701년/아시리아-유대 전쟁
기원전 539년/페르시아제국의 건립 
기원전 514년/히파르쿠스의 죽음 
기원전 499년/그리스-페르시아 전쟁 
기원전 399년/소크라테스의 죽음 
기원전 333년/알렉산더 대왕의 정복 
기원전 238년경/카이쿠스전투 
기원전 221년/중국제국의 성립 
기원전 218년/한니발과 제2차 포에니전쟁
기원전 202년/한왕조의 출현 
기원전 58년/갈리아 정복 
기원전 51년/클레오파트라의 즉위 
기원전 27년/원수정치의 확립 
70년/예루살렘 파괴 
106년/로마, 다키아에서 승리
127년/카니슈카의 치세 
260년/샤푸르 1세의 승리 
312년/콘스탄티누스의 승리 
452년/훈족의 이탈리아 침략 
529년/몬테카시노 수도원의 설립 
552년/로마제국의 재건 
630년/메카 정복
755년/안녹산의 난 
800년/샤를마뉴의 대관식 
996년/오토 3세의 대관식 
1066년/노르만족의 잉글랜드 정복 
1071년/오스만튀르크족의 아나톨리아 정복 
1096년/제1차 십자군전쟁 
1159년/헤이지의 난 
1189년/제3차 십자군전쟁 
1204년/콘스탄티노플에 진입한 십자군 
1208년/탁발수도회의 설립 
1209년/알비파(카다리파) 
1211년/프리드리히 2세의 세력확장
1258년/바그다드의 함락 
1266년/베네벤토전투 
1271년/마르코 폴로의 항해 
1291년/십자군 국가들의 종말
1300년/도시의 출현
1302년/콜트레이크전투 
1307년/템플기사단의 최후
1346년/크레시전투 
1347년/흑사병의 대유행 
1370년/티무르의 발흥 
1429년/잔 다르크와 오를레앙의 해방 
1432년/산로마노전투 
1434년/메디치가의 피렌체 지배
1453년/콘스탄티노플의 함락 
1492년/아메리카 대륙의 발견
1517년/종교개혁 
1521년/스페인의 멕시코 정복 
1526년/파니파트전투 
1526년/모하치전투 
1543년/유럽과 일본의 교류 
1568년/8년전쟁 
1571년/레판토해전 
1585년/종교전쟁의 막바지 
1588년/스페인 무적함대의 패배 
1600년/자한기르의 반란 
1600년/유럽의 팽창 
1618년/30년전쟁 
1625년/브레다의 항복 
1630년/전염병의 창궐 
1642년/영국의 내전 
1648년/베스트팔렌 평화조약 
1661년/루이 14세의 통치
1676년/제1차 러시아-튀르크 전쟁 
1682년/펜실베니아 건립 
1683년/튀르크족의 빈 포위
1688년/명예혁명 
1754년/옥스퍼드 주의 선거 
1755년/중국의 신장 정복
1756년/7년전쟁
1776년/미국의 독립전쟁 
1789년/테니스 코트 서약
1792년/튈르리 궁전에서의 체포
1793년/마라의 죽음
1794년/프랑스 식민지 노예제도 폐지
1796년/이탈리아에서 개시된 군사작전 
1804년/나폴레옹 대관식 
1805년/트라팔가전투 
1808년/스페인, 나폴레옹에 대항 
1816년/메두사 호의 난파
1821년/그리스의 독립 
1825년/최초의 철로 부설 
1830년/7월혁명 
1830년/벨기에혁명 
1833년/영연방 자치령에서 노예제 폐지 
1840년/공산주의 사상의 전개
1848년/국민운동의 활성화 
1850년/산업화
1853년/크림전쟁 
1856년/포타와토미 대학살 
1859년/솔페리노전투 
1861년/이탈리아 통일 
1861년/남북전쟁 
1863년/폴란드 1월 봉기 
1867년/막시밀리안 황제의 처형
1868년/일본의 근대화
1870년/프랑스-프로이센 전쟁 
1870년/로마 정복 
1871년/독일제국의 선포 
1871년/코뮌 
1889년/제2인터내셔널의 결성 
1894년/청일전쟁
1900년/근대화된 대도시의 출현 
1905년/제1차 러시아혁명 
1910년/멕시코혁명 
1914년/제1차 세계대전
1917년/10월혁명 
1918년/전 세계를 휩쓴 스페인독감 
1919년/바이마르공화국 
1929년/대공황 
1933년/나치즘의 발흥 
1937년/게르니카 폭격 
1938년/크리스탈나흐트 
1939년/제2차 세계대전 
1942년/대학살 
1945년/히로시마 원폭 
1950년/한국전쟁 
1960년/벨기에령 콩고의 독립
1963년/케네디 암살
1964년/베트남전쟁 
1968년/마틴 루터 킹 암살 
1977년/스티브 비코의 죽음 
1977년/독일에서 일어난 테러리즘 
1989년/베를린 장벽의 붕괴 
2001년/9/11테러 
작품 리스트 
Photographic Credits


한개의 작품을 여러 부분 따로 조각내어 세심하게 설명해주며 작품의 시대상을 설명해주는 메인이 되는 글의 좌단과 우단에 관련된 짤막한 자료나 연표를 첨부하여 역사 전개의 이해를 돕는다. 개인적으로 역사에 관한 지식이 해박하지 않았음에도 전시회에 와서 편히 작품을 감상하며 도슨트 설명을 듣는 기분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감상했고 결코 부담스럽지 않은 내용들이었다. 전쟁과 같은 사건 위주로 장황하지 않기 때문에 세부적인 여사전개를 몰라도 읽고 이해하는데 크게 장애가 되지 않았다. 역사라는 단어에 주눅들어서 읽기를 주저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지은이는 서구인물이기 때문에 중국과 일본에 관련된 몇몇 동양인이나 사건과 관련된 작품을 제외하면 대개의 것이 그들의 역사다. 아쉽긴 하지만 할애된 지면의 양을 생각해보면 이해할 수도 있는 부분이겠지만 아쉬움이 있다. 이 책은 기존에 대중에게 아주 친숙한 작품들로만 이루어진 책은 아닌 것 같다. 아무래도 사조별로 예술가별로 대표적인 작품을 다룬 책이었다면 그러했겠지만 시대상황을 나타내는 작품 위주로 선정이 되어서 그런지 타이틀과는 다르게 내게 낯선 작품들도 많았다. 그래서 관심 있게 더 집중해서 볼 수 있었다.


이렇게 시대별 작품을 보다보니 느낀 것은 확실히 근대 이전의 작품들, 특히 고대와 중세 시대의 그림들은 정형화되고 격식이 있으며 이상적인 인간상과 제한적인 주제들을 다루고 있어서 아름답고 고상하지만 고루한 면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있고 과거의 전쟁을 묘사한 그림들은 장엄하고 엄숙하고 전쟁에 참가하는 군인들의 기계를 묘사하는데 집중한 반면 세계 1차 대전을 배경으로 하는 근대작들은 피와 시체가 난무하는 전쟁의 비극을 집중적으로 묘사한 것이 대조적이라 흥미로웠다. 더해서 유명한 에곤 실레 작품이 스페인 독감과 관련해서 나온 것도 반가웠고 1933년 나치즘의 발흥이란 제목의 전체주의를 풍자한 작품도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예술 작품에 관심이 없더라도 역사를 글로만 접해서 식상했던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역사에 조예가 싶지 않아서 모든 부분을 구석구석 남김 없이 이해할 수 없더라도 한번 훑는 것만으로도 작품과 시대상의 흐름을 둘 다 가질 수 있는 소장가치가 큰 책이라 생각한다. 



* 저작권을 위해 일부 이미지를 흐리게 처리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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