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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야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심지영 옮김 / 한국외국어대학교출판부 지식출판원(HUINE) / 2018년 9월
평점 :
간만에 집어 든 셰익스피어의 희곡작품 읽기....
이번에는 희곡 <십이야> 이다.
이 책은 글 특성상 희곡이라 긴장감 있게 쭈욱 끌어가면서 읽기도 힘들었지만, 산문으로 된 대사가 번역되는 과정에서 오는 느낌, 뉘앙스의 차이가 있어서 그런지 매번 희곡 장면을 상상하며 읽기를 반복해야만 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도 한동안 읽지 못했던 희곡 작품... 그것도 블랙 코미디 같은 작품이라 극중 인물들의 해학적 표현들을 음미하면서 천천히 읽어나갈 수 있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십이야>에서 말하는 '십이야'는 크리스마스로부터 12번째 날인 1월 6일을 의미하는데, 이탈리아의 오시노 공작을 환영하기 위해 공연한 것으로 이탈리아 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 졌다고 한다.
희곡 '십이야'에서는 너무나 똑같이 닮은 남녀 쌍둥이인 세바스찬과 바이올라는 배가 난파되면서 서로의 생존 여부를 모른 채 살아가게 된다.
바이올라의 남장, 그로 인한 동성애, 신분 차이를 극복한 마리아의 결혼 등은 그 시대의 현실에 반한 내용들을 담고 있고, 어리석고 우직한 말볼리오가 속임수에 당하고 자신이 미치광이가 아님을 호소하는 장면에서는 유쾌함 마저도 사라지고 안타까움만 남는다.
남장을 하고 '세자리오'의 모습으로 올시노 공작의 집에서 일하게 된 바이올라는 올시노 공작의 러브메세지를 전달코자 올리비아 백작 부인을 찾아가지만, 오히려 자신에게 반해버린 그녀를 마주하게 된다.
올리비아 백작 부인이 올시노 공작의 구애를 거절하고 오히려 남장한 바이올라의 매력에 푹 빠져서 맹복적인 사랑을 보여주는 대목에서 바이올라의 번뇌는 시작된다.
그저 시간이 해결해주길 바라지만 계속 꼬이는 매듭을 풀수 없어 고민 하게 된다.
극중 대사를 읽다보면 그 시대의 남녀간의 사랑 그리고 결혼관 등을 살펴 볼 수도 있었다. 남자들의 사랑은 여자들의 사랑보다 더 경박하고 연약하며 더 많이 흔들려서 길을 잃기 쉽다는 표현을 봐도 그렇고, 연인을 택하려면 자신보다 어린 사람을 택하라는 조언, 여자들은 장미와 같아서 아름다운 꽃으로 만개하다 어느 순간 시들어 버린다는 안타까움등을 토로하는 대사에서는 이 세상에 완벽하게 존재할 수 있는 건 어떠한 것도 없다는 사실에 공감되기도 했다.
또한, 말볼리오에 대한 토비경이 조소를 퍼붓는 장면도 몰입도가 높아질정도로 집중할 수 있었다.
그리고 광대의 윗트넘치는 대사와 노래 덕에 중간 중간 즐거웠다.
남장한 바이올라 보고 조우브 신께 턱수염 털을 배송해 달라는 말도 넘 웃기고~~ㅋㅋ
바이올라의 쌍둥이 형제인 세바스찬이 나타나자 하나의 얼굴, 하나의 목소리, 하나의 복장인데 두사람이라서 놀라는 광대의 대사 하나에도 그 상황이 생생히 그려진다.
암튼, 두 세번 읽고 또 읽기를 반복하게 한 셰익스피어의 희곡 <십이야>...
개인적으로 해피엔딩 결말이 서둘러 마무리 지은 듯한 느낌이라 아쉽지만;; 그래도 읽는 동안 희곡이 주는 즐거움과 대사를 치는 인물들간의 매력들을 하나하나 느낄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