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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
소메이 다메히토 지음, 정혜원 옮김 / 몽실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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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라로부터 죽으라는 선고를 받았습니다.’

600장이 넘어가는 장편소설. 자칫 하면 지루해지기 쉬운 양이라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읽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소설 전체가 한 인물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동일인물임을 의식하고 읽지 않으면 전혀 모를 정도로 각각 다른 이야기들이 전개 되어 내용이 질질 끌린다는 느낌도 전혀 없이 읽을 수 있었다. 추리소설답게 마지막의 반전은 정말 소름돋았다.
추리소설로써의 매력도 정말 충분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책을 다 읽고 제일 먼저 생각난 것은 영화 ‘7번방의 선물’ 실제 주인공인 고(故) 정원섭 씨였다. 최근 예능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2’에서 이에 대해 다뤘는데, 혹시 안본 사람이 있다면 책을 읽고 꼭 한 번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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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괄량이 길들이기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정유선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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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나에게 꽤 친근한 책 중 하나다. 어릴때 셰익스피어의 유명한 작품들은 다 읽었었는데 그중 하나가 말괄량이 길들이기였고, 영문학과 전공생이라 작년 셰익스피어 수업을 들었을 때 교수님께서 햄릿과 함께 선택하신 작품이 말괄량이 길들이기라 한학기 내내 지겨울 정도로 원서를 들여다보고 분석해야 했다. 그래서 사실 이미 충분히 아는 내용이지만, 왜인지 번역본으로 천천히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수업때도 배우면서 충격을 받은 부분이지만, 정말 다시 읽어도 오늘날 정서에는 맞지 않는 작품인 것 같다. 어린 나이에 읽었을 때는 그냥 제목 그대로 문제가 많은 말괄량이 여주 카트리나를 남주 페트루키오가 바로잡아주는, 그리고 결국 카트리나가 개과천선에 성공해 해피엔드를 맞는 그런 내용인줄 알았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다시 읽어보니, 이 책에 정상인은 카트리나 뿐이었다. 제목부터 말괄량이 ‘길들이기’라니.. 사람을 길들인다는 표현이 제목에서부터 등장하고, 내용도 정말 말그대로 남주가 여주을 자기 입맛대로 길들여가는 내용이다. 카트리나의 여동생인 비앙카는 작중에서 최고의 신붓감으로 소개되며 계속 카트리나의 비교대상이 되는데, 그 이유가 바로 아름답고, 조신하고, 말을 많이 하지 않아서 란다. 카트리나는 그저 자기 소신대로 살려고 할 뿐인데 뭐가 그렇게 문제였을까? 주변에서 계속 본인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지 않고, 여동생과 비교하며 사회가 정해놓은 좋은 ‘여성상’에 본인을 강제로 맞춰가려하는데 미치지 않을 사람이 있긴 할까? 물론 이 작품이 쓰인 시대에는 정말 카트리나가 문제 많은 사람이었겠지만, 21세기에 읽으려니 답답할 뿐이다.

물론 이렇게 작품에 대해 분석하고 생각해보는 것이 고전을 읽는 재미라고 생각한다. 이미 여러번 읽은 책이지만, 여전히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또 이 작품의 또다른 재밌는 점 중 하나가 바로 연극 속 연극의 액자식 구성을 가진 작품이라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 말괄량이 길들이기의 내용은 정확히는 서막의 주쟁뱅이가 귀족 앞에서 보이는 연극의 내용이다. 1594년에 이런 세련된 구성이 쓰였다니 놀랍다.

표지 속 여자 둘을 보자마자 영화 ‘내가 너를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에서 카트리나와 비앙카를 맡은 배우들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 영화는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현대판으로 재해석해 만든 영화인데, 1999년 영화라 꽤 오래되긴 했지만 그 유명한 히스 레저가 나오기도 했고 캐릭터들도 시대에 맞게 조금씩 각색되어 나오기 때문에 원작과의 차이를 찾아보는 재미도 있었다. 영화를 안본 사람이라면 책을 읽고 영화도 꼭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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