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타블로라는 가수가, 아니 인간 이선웅이 이토록 외롭고 고독한 삶을 살았는가" 였다. 나이도 나와 비슷한데다, 부유한 집안에서 세계를 돌며 자란 그가 이처럼 외로운 삶을 살았다는 것이 의외였다. 하지만 그의 소설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전혀 의외이지 않았다. 무미건조한 도시 속에서 자신의 삶을 지탱해줄 무언가를 찾아 헤매이지만, 아무것도 손에 쥐어질 수 없는 사람들. 처절하게 움켜쥐었지만, 갸날픈 손가락 사이로 스르륵 빠져나가는 모래알을 무기력한 모습으로 바라보는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타블로,아니 작가 이선웅의 글은 이별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돌아서는 한 여인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시리도록 차갑지만, 흐르는 눈물은 뜨겁다. 무기력한 모습이지만, 절망하지 않는다. 소설 속 이야기이지만,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다. 이열치열이라고 했던가. 우울한 요즘, 책 속에서 더 깊은 우울함과 고독을 느꼈다. 우울함을 극복하는 나만의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