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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다리가 부러진 날 - 숭민이의 일기(아님!) ㅣ 풀빛 동화의 아이들 26
이승민 지음, 박정섭 그림 / 풀빛 / 2017년 3월
평점 :

내 다리가 부러진 날
숭민이의 일기 아님!
엉뚱발랄한 그림의 표지가 눈에 딱! 들어오네요.
초3인 저희 아이가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찾고 있었는데 표지보니 '이 책이구나!' 싶더라구요.
역시 예상했던대로 앉은 자리에서 쉬지 않고 다 읽었답니다. 한 30분 정도 걸린듯해요.
보통 학습적인 내용이 있는 책은 조금 보다가 내일로 미루곤 하는데 저희 아이한테 정말 재밌었나봐요.
가운데 목발 짚은 아이가 주인공 숭민이랍니다.
다른 사람 일기 훔쳐보는 거 진짜 재밌는데~ 숭민이 일기 좀 훔쳐볼랍니다.

숭민이가 일기를 쓰게 된 계기는 다리가 부러져서 할 일이 없기 때문이었어요.
다리를 다친 후로 많은 일들을 겪게 되는데요.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었답니다.

반에서 젤 예쁜 정민이가 빨리 나으라며 주고 간 빵 때문에 성기성의 괴롭힘이 시작되네요.

PC방에서는 그동안 맞을까봐 봐줬던 성기성한테 게임으로 시원하게 이겼는데요.
내일이 또 걱정이네요. 아니나 다를까 성기성은 더욱더 괴롭힙니다.
수준이 그냥 친구끼리 장난치는게 아니라 너무 심각한 수준이라 저는 읽으면서 이거 학교폭력인데? 생각했는데
숭민이는 선생님한테 말할까 하다가도 엄마가 자기가 PC방 간걸 알면 혼나는게 무서워 꾹 참습니다.
저였다면 엄청 괴로웠을거 같은데 낙천적인 성격의 숭민이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 라는 마음이네요.

중간에 엄마아빠의 부부싸움 얘기도 나옵니다.
뭐 화나는 게 있으면 그동안 맘에 안들었던거 다 쏟아내면서 화풀이하는 엄마의 모습.
제 모습 보는 거 같네요. 이러면 안되는 거 알면서도 참...
뭔가 책속의 반듯한 부모님이 아니라 리얼 엄마아빠의 모습 같아서 웃음이 났어요. ㅎㅎ
마지막에 엄마 화풀라고 문 활짝 열어놓고 수학문제집 펼쳐놓고 있는 모습 너무 귀여워요.

어릴땐 친했지만 어떻게 된건지 이제는 말도 안하고 피하게 된 친구 심지영
운동장에서 넘어진 자기를 도와주고 심지영이 쓴 '미워'라는 시를 듣고 사과하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용서해주는 대신 독서모임에 들었다니 그동안 말도 안하고 지낸거에 비하면 아이들은 굉장히 금방 다시 가까워지는 것 같아요.
암튼 엄마도 굉장히 좋아하시네요.

또 한가지 숭민이에게 엄청난 사건이 생기는데요.
엄청 무섭게 생긴 아저씨가 막 뛰어오다가 자기 목발에 발이 걸려 넘어집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경찰이 쫓고 있는 소매치기였던거죠.
숭민이가 목발로 범인을 넘어뜨린 걸로 되어서 용감한 어린이상까지 받게 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학교 아이들이 숭민이를 보는 눈이 달라집니다.
검도를 가르쳐 달라는둥... 성기성도 지금 봐주고 있다는 둥...
심지어 성기성도 더이상 숭민이를 괴롭히지 못하게 되죠.

그리고 목발을 휘둘러서 성기성을 중학생한테서 구해주기도 해요.
다리가 다쳐서 하고 다니는 목발 덕분에 참 좋은 일 많이 하네요.

아이들이 생각하는 자기 이미지에 맞춰 정말 검도를 배워볼까? 하던 숭민이는
깁스를 풀고 다리가 낫자마자 태권도장에 다니게 되는데요.
너무 힘들어서 일기 쓸 힘도 없다며 책이 끝나게 됩니다.
이제 다리도 다 나았고 너무 심심해서 일기를 쓸 정도로 한가하지 않으니 숭민이의 일기는 자연스럽게 끝났네요.
책 읽는 동안 저도 저희 아이도 키득키득 웃고 있었어요.
중간중간에 사건들도 너무 재밌고 그림도 너무 웃겨서 책내용의 재미를 더해주네요.
참으로 낙천적인 주인공 숭민이의 사건들 속에서 함께 공감하면서 웃을 수 있었던 책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