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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창피해 - 인성 8대 덕목에 관한 여덟 편의 동화
왕대나무 지음, 이예숙 외 그림 / 예림당 / 2016년 8월
평점 :
인성 8대 덕목에 관한 여덞 편의 동화
할머니가 창피해
재미있는 책표지와 인성 8대 덕목이라는 제목에 끌려 읽어보게 됐어요.

표지 그림이 뭔가 재밌는 내용이 들어있을 것 같아요.
'할머니가 창피해'라는 제목은 8편의 동화 중 하나의 제목이랍니다.

작가가 왕대나무라고 해서 예명인 줄 알았더니 동화작가 모임이었네요.
그래서 8가지 이야기를 다양하게 풀어 쓸수 있었나봐요.
정직, 예, 소통, 책임, 협동, 존중, 배려, 효
이렇게 8가지 주제에 맞는 짤막한 동화들이 한권에 담겨있어요.
바른 인성이란 어려운 주제를 어떻게 풀어냈을까? 궁금했는데
내용이 길지 않고 주변에 있을법한 이야기가 담겨있어서 재미있게 읽었어요.

차례페이지가 동글동글하니 귀여워요.
일러스트도 3명의 작가분들이 나눠그려서 느낌이 다 다르네요.

세계최초로 인성교육진흥법이 우리나라에서 제정되었다는 사실이 씁쓸하기도 하고 그러네요.
그만큼 세상이 각박해지고, 어른들께 자연스럽게 배울수 있는 기회가 없는 아이들에게 필요해서 제정된 법이겠지요.
대부분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고, 조부모님과도 같이 살고 있지 않고, 형제가 적다보니 배울 기회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저희도 맞벌이 부부고 외동딸이라 걱정스러운 부분이 많아요.
천성이 순한 아이지만 자연스럽게 배울 기회가 적겠죠.

8가지 이야기 중 제가 제일 공감했던 동화는 '소통'편 마주보기라는 동화였어요.

주인공 민제는 영어로만 말하는 학원이 너무 힘들어서 엄마에게 몇번이고 얘기하지만
핸드폰만 보고 있는 엄마는 눈도 마주치지 않고 대답도 없습니다.
민제는 힘들게 용기내서 한 말인데 엄마가 자기 얘기를 들어주지 않아서 너무 속상하고 답답한 마음이 들죠.

그날도 엄마는 전화통화를 하느라 민제가 영어학원을 안간다고 해도 피씨방에 가겠다고 해도
잘 듣지도 않고 대답합니다.
그러고는 나중에 민제를 혼내러 온 엄마에게 너무 서운해서 울고 마는데요...

그날 저녁 엄마는 핸드폰만 보던 요즘과 달리 민제와 눈을 마주치고
민제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셨어요.
영어학원도 민제에게 맞는 곳으로 옮기기로 약속했지요.

그리고 민제는 그동안 하고 싶었던 말을 하는데요.
엄마는 뜨끔한지 민제에게 화를 내고 마네요.
이 동화 읽고 제 얘기하는 줄 알았어요.
저녁시간에는 피곤하기도 해서 소파에 누워서 스마트폰으로 이것저것 둘러보고 쇼핑도하고 하는 시간이 참 좋거든요.
이럴때 아이가 뭘 해달라고 하면 왜이리 귀찮은지...
그동안 우리딸이 엄마한테 그날 있었던 일 열심히 얘기할때도 사실 블로그보면서 건성건성 대답할 때도 있었네요.
제 모습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민제엄마를 보면서 반성의 시간을 가졌어요.
앞으로 우리아이가 말할땐 눈마주치고 열심히 들어줘야지요.
들어주는 것이 대화의 시작이라고 하더군요. 아이가 말할때 들어주지 않으면 나중엔 입을 꾹 닫아버리겠죠.
짧은 동화에서 반성하는 시간을 갖게 되네요.
나머지 7가지 이야기도 재미있게 읽으면서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