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살 인생사 한 번은 만난다는 새옹지마 숭민이 이야기
맘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
숭민이의 일기 시리즈 1편이었던 '내다리가 부러진 날'을 너무 재밌게 읽었더지라 이번에도 기대하며 책을 펼쳤답니다.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숭민이의 하루하루네요.
숭민이는 '상이'라는 친구와 친해지게 됩니다. 친해지게 된 이유는 숭민이가 새로산 큰 신발 때문에 헛발질한 공을 뒤에 있던 상이가 차서 넣게 되었는데 그게 상이의 '생애 처음으로 넣은 골'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숭민이에겐 챙피한 사건이었지만 상이에겐 최고의 날이 되었네요. 숭민이도 큰 신발 덕분에 새로운 친구도 생기고 좋은 날이라고 생각합니다.
늘 이런저런 사건이 많은 숭민이지만 이번에는 대박 사건이 생겼어요. 상이에게 빌린 작가친필 싸인 받은 책을 휴게소 화장실에서 잃어버리고 말았어요. 상이가 엄마랑 네시간이나 기차를 타고 가서 작가사인외에 참석하고 받은 소중한 책이라고 했는데... 잃어버린 책을 찾으려고 엄청 노력했지만 찾을 수 없었던 숭민이는 결국 이승민 작가님에게 메일을 보냅니다. 휴게소 화장실에 놓고 온 책 얘기를 구구절절 쓴 덕분일까요? 이승민 작가님이 학교에 일일강사로 오셨어요! 상이는 1판 1쇄 책에 친필사인을 받게 됐어요. 그동안 서먹했던 상이와 숭민이는 다시 친해지게 됩니다.
이 장면에서 일러스트가 너무 웃겼어요. 저희 아이도 책읽으면서 큭큭큭 웃더라구요.
그렇게 우정을 다져가던 숭민이와 친구들! 그러던 어느날 숭민이네 집이 멀리 이사를 가게 되서 전학을 가게 됐어요.세상의 큰 부분이 친구인 나이인데 얼마나 상심이 클까요?
전학 가기 전까지 계속 붙어 다니기로 한 친구들은 어느날 '우리들만의 소풍'을 가기로 합니다.
장소는 호수공원.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싸온 도시락을 먹던 친구들에게 아니나 다를까 또 재밌는 사건이 생깁니다.옆에서 제기를 차던 고등학생 형들이 자꾸 제기를 못찬다며 놀리는데 상이가 글쎄 제기차기대회 우승자였지 뭐예요. 온갖 기교로 제기를 차던 상이. 제기차는 상이를 그린 일러스트가 아주 현란하네요.ㅋㅋㅋ 1000개도 넘게 제기를 찼지만 50개 넘게 차면 큰절을 한다던 형들은 벌써 도망가고 없었죠.
친구들끼리 호수공원에서 추억을 만드는 장면이 저는 제일 좋았어요. 나이가 들고 보니 이제는 친구보다는 가족이 우선이 되었지만 숭민이 나이에는 친구랑 노는게 최고죠. 친구들과 추억을 만들던 그때 그 감성이 떠오르면서 미소지었네요. 아이와 어른 모두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추천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