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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부인 ㅣ The Collection Ⅱ
벤자민 라콩브 글.그림, 김영미 옮김 / 보림 / 201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죽을만큼 누군가를 사랑해 본 적 있으신가요?
우연히 국적도 다른 남녀가 만나 사랑을 하고, 남자는 떠나고 여자는 기다리고 결국 여인은 죽음에 이른다. 정말 흔하디 흔한 소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신파가 되느냐 예술이 되느냐?
다행히 <나비 부인>은 재미있고 예쁘고 멋진 그림책의 경지를 넘어 예술이 되었습니다.
<나비 부인>이 제 손에 날아왔을 때 저는 그냥 계속 ‘와... 오... 우.... 정말.’ 그냥 감탄사만 나오더라고요. 정말 한 편의 공연을 본 듯한 감동에 젖었고, 잠시 시간이 멈춘 듯 아련한 고요해 잠겼습니다. ‘나비 부인의 죽음으로 끝났으니 이 이야기는 결국 비극인가?’라는 질문과 함께요.
<나비 부인> - 색채의 대조가 이끄는 드라마틱한 힘~
1. 무채색과 원색 그리고 이야기와 그림
이 책의 특징중 하나는 전면에 꽉 채워진 원색의 그림. 이와 대조적으로 이야기는 하얀 여백에 깨알같은 글자들로 소박하게 채워져 있습니다. 강렬한 색감의 커다란 그림에 압도당한 후, 흥미로운 사랑 이야기가 술술 읽히는 그림책. 이 책을 어린 아이들이 읽고 이해하는 것은 사실 무리가 있겠지요. 하지만 그림책의 독자 범위를 성인까지 끌어올려준 멋진 책이네요. 그림책을 좋아하는 어른이 아니라 누구나 좋아하는 그림책. 그림책은 아이들만을 위한 것이 아닌 누구나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그림이 있는 책이니까요.
그림 중간에 이야기가 함께 있지 않고 따로 분리된 것은 참으로 멋진 구성이라 생각합니다.
온전히 그림에 집중하고, 그림에서 이야기 하지 못한 세세한 내용은 이야기를 통해 구체화되면서 머릿속으로 상상력과 함께 재구성되어 감동과 재미가 극대화 되었습니다.

2. 빨강과 파랑 그리고 사랑과 실연
첫 표지부터 나비부인을 둘러싼 푸른색 나비.푸른색은 안정, 이성, 시원함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신비스러움, 이상, 우울, 슬픔등을 상징하기도 하지요. 사랑을 잃은 아름다운 여인은 푸른색 나비인 것이죠. 작품 전체를 끌고 가는 색은 빨강입니다. 빨강은 열정,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고 절대적으로 신뢰를 바치는 나비 부인의 사랑은 곧 빨강입니다.
나비 부인은 결국 자결하죠. 죽음은 슬픈 파랑입니다. 사랑했던 여인의 죽음을 목도한 장교의 마음 또한 파랑일 것입니다. 두 사람 사이의 아이...나비 부인은 죽었지만 장교를 똑 닮은 아이의 모습이 나옵니다. 생명은 곧 빨강인 것이지요. 사랑과 실연, 탄생과 죽음. 어쩌면 이 문제가 우리들의 삶의 전부인 것이지요. 이야기를 읽으며 '나는 이런 사랑을 했었나?'의 질문에서 시작해서 삶과 죽음의 문제, 인생의 문제까지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3. 강렬한 앞면과 부드러운 뒷면
이 책은 긴 병풍책으로 모두 펼치면 10M정도가 됩니다. 앞면은 강렬한 색채로 이야기의 기승전결을 극적으로 속도감있게 이끌어갑니다. 뒷면은 흰 바탕에 은은한 푸른빛으로 못다한 이야기를 여러 가지 상징으로 풀어가고 있습니다. 이야기는 장교의 관점에서 독백처럼 진행되지만 뒷면의 풀어낸 그림은 나비 부인의 입장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읊조리는듯한 느낌이 들어 슬픔이 밀려오더라고요.
이 책은 한 권으로 결국 세 번 읽는 것입니다. 강렬한 주요 장면, 그리고 이야기 마지막으로 뒷면의 커튼콜~~ 이 장치를 통해 그림책이 밖으로 튀어나와 공연만큼의 생생한 감동을 안겨주었습니다.

얼마전 우리 나라 최초의 독서지도사이신 정석희선생님의 강연을 듣게 되었습니다.
가장 처음 청중들에게 던진 질문은 책에 대한 것이 아니였습니다.
'여자로 살기를 원하십니까? 여인으로 살기를 원하십니까?'이런 질문을 하시더라고요.
나비 부인은 죽었고, 모든 인간은 한 번은 죽습니다. 그럼 나비 부인은 비운의 여자인가?
전 행복한 여인이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비 부인>을 읽는 동안은 일상의 분주함을 잠시 내려놓고 오랫만에 진한 에스프레소 향기만큼이나 아름다운 여행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였습니다. <나비 부인>은 소장을 넘어 아이들에게도 소중한 유산이 되길 바라는 여성이라면 한 번쯤 읽어야만 하는 훌륭한 작품입니다. \
http://www.youtube.com/watch?v=rtZtBdX6upA&feature=player_embedd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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