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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샨과 치히로 ㅣ 중국 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11
쉐타오 지음, 전수정 옮김 / 보림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중국의 항일전생시기(1935년부터 1945년사이)에 활동했던 항일무장군대 '항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항련'은 쉽게 말해 우리 나라의 '의병'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책의 내용과 분량을 봤을 때 최소 초등 중학년 이상을 권장합니다. 또 초등생이 읽을 경우, 읽기 전에 대략적인 역사적 배경을 이야기해 줄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이 책은 어쩌면 책의 두께(!)만큼이나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전쟁에 대한 이야기이고, 중국의 아픈 과거사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나라도 일제의 침략을 받았던터라 마치 우리의 이야기처럼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전쟁' , 전쟁을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특히 군대를 가 보지 않은 여성들에게 전쟁이란 말은 멀고도 막연한 단어입니다.
육아전쟁, 입시전쟁, 취업전쟁 각종 사회적 문제에 전쟁이란 말을 쉽게 붙이곤 하지만 정말 전쟁을 경험했고 직접 참여했던 분들에게는 참 실례가 되는 단어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생사의 문제, 내일이 없을 수도 있는 불안과 공포 그리고 혼돈의 상태... 침략을 당한 사람 또 침략을 한 사람 모두 상처를 받는, 소모적인 전쟁...
저희 아버지는 유복자이십니다. 할아버지께서 일제 시대때 일본인들을 돕거나 친하게 지내시지는 않았지만 그 주변 사람들과 좀 어울리셨다고 해요. 해방이 되고 동네 사람들이 일본인 앞잡이 역할을 했던 사람들을 쌀자루에 넣어 강제로 바다에 빠뜨렸답고 합니다. 저희 할아버지도 억울하게 그 일에 연루가 되셨던 거고요...
할아버지께서는 억울하게 돌아가셨고, 막내 아들인 저희 아버지는 아버지를 모르고 세상에 태어나셨던 것이죠. 가족사과 관계된 일이여서인지 일본이 우리를 침략했던 과거사에는 남들보다 좀 더 민감해 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전후시대 더군다나 요즘 우리의 자녀들에게 '전쟁'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온라인 게임에서 나오는 전쟁이나 환타지 영화의 흥미있는 소재로만 생각할 것 같습니다. 예를들어 얼마 전에 위안부 할머니 한 분이 돌아가셔서 생존자가 50여분정도 남았다는 신문 기사를 접한 적이 있는데요. 관련 기사에 딸린 댓글을 읽어 보면 정말 과간입니다. T.T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서요. 책의 목차를 보시면 등장인물을 중심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야기가 전개됨을 알 수 있습니다.
주요 등장 인물은 들에서 뛰어놀던 평범한 소년이였던 '만샨', 상처받은 군견 '치이로' 나중에 다시 숲으로 돌아가죠 , 만샨의 외삼촌 '하이추안' 일본인의 하수인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항련의 일원이였습니다. 일본인인 가노역장 그리고 그의 딸 '나오코', 만샨의 어리버리한 단짝 친구 ''리샤오다오' 나중에 안타깝게도 죽음을 맞이합니다. 붉은 말을 탔던 이웃집 아저씨 '두안우' 그리고 두안우 아저씨의 아빠 '쿠이 할아버지' 할아버지도 아들의 죽음을 보게 됩니다.
여치와 참새들과 들판에서 뛰어놀던 장난꾸러기 소년이 결국 '항련 정찰병 만샨 소년!이 됩니다. 이 책의 마무리는 전쟁이 종료되는 상황은 아니예요. 만샨 앞에는 수많은 전투가 기다리고 있으니까요......나라에 외적이 침입한 상황에 용감하게 나선 소년 어쩌면 철없는 어린 소년까지 동원되어야만 했던 절박하고 처절한 상황의 반증이라고도 보여집니다.
책 머리에를 보시면 '서른다섯에 죽음을 맞이한 한 장군에게 이 책을 바친다.'라고 되고 있습니다. 이 장군의 이름은 양징위이고요, 양징위 장군은 '동북항일연군'의 사령관이였고 일본군에게 쫓기다 결국 살해 되었습니다. 그를 살해한 일본군들이 그의 배를 갈라 보았는데 곡물하나 없고 풀과 뿌리만이 남아 있어 척박하고 처절했던 그의 삶에 숙연해하며 스님을 불러 장례를 치러주고 묘비까지 세워주었다는 일화가 있더군요. 또 '나의 조카에게도 이 책을 바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무겁고 어두운 과거사이지만 이 시대의 어린이들이 꼭 자국의 역사를 알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드러나 있습니다.
지금의 내가 존재하기까지는 분명 역사가 있었습니다. 그 역사에 목숨을 바치고 희생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즉각적인 즐거움을 추구하는 오늘날의 어린이, 청소년들이 힘들더라고 인내심을 갖고 이 책을 읽어주길 바랍니다.
전쟁이 끝난 상황이 그려지지는 않았지만 일본 군견이였던 치이로가 숲으로 돌아가 늑대의 친구가 되는 것을 통해 전쟁이 종식되길 바라는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라는 작가의 평화에 대한 염원이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