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
정도상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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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

 

영혼의 속도로 걷는 동물이란다...
그래선지 낙타의 눈속엔 깊이를 알 수 없을 고독과 영겁의 세월과 존재에 대한 신들의 전언이 담겨 있는듯 하다.

낙타...라는 제목의 소설...

정도상...이라는 조금은 낯선 작가...

소설 낙타...는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가 녹아든 한편의 지독한 슬픔과 뼈져린 아픔의 되새김질이다.
아마도 이 작품을 통해 작가는 스스로가 안고 있는 고통과 회한의 기억으로부터 한발짝 물러서게 되고 먼저 간 아들에 대한 집착을 거둘 수 있게 되지 않았을까......

 

 

아비는 글을 쓰는 사람이다.
그리고 어린 아들을 먼저 저 세상으로 보낸 사람이다.
아들은 무슨 연유에선지 지하철에 몸을 던져 스스로의 청춘을 마감한다.
그리고 아비는 가슴에 묻은 아들의 기억을 고통스럽게 안고 몽골 고비사막으로 향한다.

생의 고비를 넘기 위해 고비 사막을 택한 아비......
깨달음을 얻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고행의 길을 선택했듯 아비는 고통의 본질과 마주하기 위해 스스로를 황량하기 그지없는 그곳으로 던진다.
그리고 그 곳에서 아들의 영혼과 함께 여행을 시작한다.
그 여행은 아들에 대한 사랑과 아들에 대한 아비로서의 회한을 통렬하게 아프게 되짚어가는 고행이다.
여행을 통해 아비는 아들에게 못다한 사랑을, 삶에 대한 깨달음을 가르쳐주고자한다.
그런 가르침을 통해 아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기를, 그래서 아비 옆에 굳건히 서서 함께 생의 길을 가기를 바랬으리라.
그러나......이미 아들은 영혼이 된 상태... 

그들의 여행이 만들어내는 이야기가 참으로 슬프고도 아름답게 빛이 난다.
읽는 내내 아버지와 자식의 관계, 그 필연적인 인연에 대해, 부모의 자식을 향한 무한한 사랑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먼저 간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슬픔이 내게도 전해져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여행의 막바지.......
아비는 아들을 놓아줄 때가 왔음을 깨닫게 된다.
그것은 아들의 영혼에 자유를 주는 것임과 동시에 아비 스스로 채운 족쇄를 풀고 마음 속 고통을 사랑으로 승화시키는 것이었다.
 

 

어느덧 아비의 마음속에 아들은 춤추는 별이 되어 박혔다.

 

 

시종일관 잔잔하지만 그래서 더욱 슬프고 아름다운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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