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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의 신 - 어떻게 원하는 방향으로 상대를 움직일 것인가
최철규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5년 10월
평점 :
협상이란 비단 국제사회에서 혹은 기업과 기업 사이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 곳곳
크고 작은 행사에 늘 산재하는 한 요소라는 걸 익히 알고 있었다.
주변에 지인중에는 재치있고, 유쾌하며 누구에게나 호감형인 스타일의 선배가 음식점에 가서도
서비스를 잘 받아내고, 20여명의 모임 회원들이 단체로 여행을 가면서는 원래는 단체 손님을 받지 않는 다는 최고급 게스트하우스를 단독으로
빌리기로 하는 예약을 성사키기고 하는 것을 보고,협상에 소질이 있다고 감탄하게 하는 경우도 있었다.
애교도 없고, 싹싹한 성격도 아니고 주로 '뚱하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되는 나로서는 협상이란
게 좀처럼 어려운게 아니다. 요령을 잘 몰라서도 그렇겠지만, 협상에 임하는 매너자체가 썩 좋지 못한 것이다. 좋게 말하면 자아가 확고하고,
자존심이 강해서, 나쁘게 말하면 이기적이고 싸가지가 없어서 ㅜ 좀처럼 아쉬운 소리 하기도 어렵고, 아무리 멀리 더 큰 이익을 내다 보기
위해서라도 누군가에게 굽히고 들어가는게 쉽지가 않은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협상에 소질이 없다고 단정짓고, 굳이 다른 스킬을 연마하려고 노력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뜻밖에 협상을 위해서는 그런 애티튜드나 매너 따위가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아니고 오히려 내게 부족했던 것은
스킬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협상학에 입문할때 가장 먼저 배우게 된다는 두가지 이념인, '포지션'과 '니즈'. 그 기초에
관한 지식조차도 전무했던 것이다.
포지션이란 요구, 니즈란 욕구로 번역되는데, 좋은 협상가는 포지션이 아닌 니즈에 초점을
맞혀, 상대방이 내세우는 포지션에 집착하지 않고 내게 유리하면서도 상대방을 만족시킬수 있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협상에서는 내가 관심이 있는 이야기보다 상대방의 관점에서 상대방이 관심을 가질수 있는
이야기를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내 애기'를 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한다.
나는 종종 정말 중요한 것을 얻어내야 할때는 오히려 자존심을 포기하고서라도, '내 애기'를
솔직히 털어놓고 상대방의 공감을 (심지어는 동정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오히려 협상의 유용한 한 기술이라고 믿어왔는데, 사실은
전혀 그럴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내가 처한 사정이 아무리 딱하고 어렵워도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아 있는 상대는 그 얘기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
내 얘기를 털어놓고 공감을 살 수 있다는 것은 착각에 불과했고, 그럴 시간에 오히려 상대가
관심있어할 상대의 관심사를 찾아서 공략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같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도 접근하는 시각은 다양하기 때문에, 그중 상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관심있어 하는 측면을 공략하면 쓸데없이 자존심을 굽히지 않고도 얼마든지 협상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었다.
여러가지로 발상의 전환을 하게 하는 유익한 책임에 분명하다.
더불어 한국이 EU와 FTA를 체결한 예나 서울시가 청계천 상인들과 협상에 성공해 청계천
복원 공사를 성사시킬수 있었던 예, 루스벨트 선거캠프의 의장이 홍보책자에 실린 사진의 저작권을 가진 사진사와 협상에 성공한 예등과 같이 실제
역사속의 주요한 협상의 예를 알려주어, 쏠쏠한 재미를 준다는 것도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