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물
안녕달 지음 / 창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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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밤 눈 아이를 낳은 여자. 그 아이가 자신의 체온에 녹아내리기 시작하자, 아이를 내려놓고 자신에 의해 눈 아이가 녹아내리지 않게 적당한 거리를 두며 아이를 지킨다. 어느 날 봄이 찾아오자, 눈 아이를 지키기 위해 '언제나 겨울'이라는 것을 찾으러 도시로 떠나는 여자. 어렵게 찾아낸 '언제나 겨울'은 자신이 가지기엔 너무 어려웠다. 돈을 쉽게 가질 수 있는 유혹을 이겨내고, 화려한 도시 속에서 그림자같이 있는 듯 없는 듯, 하지만 눈 아이를 지키기 위한 '언제나 겨울'을 갖기 위해 열심히 자신만의 방법으로 시간에 쫓기며 열심히 돈을 모으는 여자. 하지만 너무 쉽게 흘러가는 시간과, 자신의 노력에 비해 모이지 않는 돈. 자신이 지 켜내가며 팔던 아이스크림이 팔리기도 전에 녹아버리는 것을 보고 절망을 하는 여자. 결국 '언제나 겨울'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지만, 온기가 가득한 집안에서 그렇게나 지키고 싶었던 눈 아이는 이미 녹아버렸고, 작은 물웅덩이를 쓸어 담아 '언제나 겨울' 안에 넣어준다. 그리고 품 안에 안은 채 자장가를 불러준다.

색연필로 그린 듯한 그림과, 연필로 쓴 글씨체가 좋아 작가님의 그림책들을 보기 시작했다.

아이가 도서관에서 빌렸던 <안녕>이라는 책을 보고, 글 없는 그림책이 그림만으로 속도감을 보여주고 글보다 많은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안녕 달 작가님의 신작 <눈, 물>은 작가님이 5년간 준비한 장편 그림책이라고 한다.

우리가 지키고자 하는 소중한 것들을 지킬 권리가 있음을 알려주는 이야기.

이 그림책도 그림만으로 충분히 전달되는 속도감과 공간감, 종이책이라 느낄 수 있는 다른 공간을 질감이 각각 다른 종이를 사용해 연출하신 세심함도 느낄 수 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읽어도 좋은 안녕 달 작가님의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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