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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양품의 생각과 말
양품계획 지음, 민경욱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10월
평점 :

1980년 주식회사 세이유의 자체브랜드로서 식품을 중심으로 한 40개의 아이템을 가지고 시작한 무인양품.
1989년에 독립해 의류, 잡화, 식품 등을 아우르는 '심플, 내추럴, 베이식'의 대표 이미지를 갖게 되고, 전 세계 28개국 876개에 이르는 점포 3788억 엔의 매출액, 영업이익 452억 엔의 규모로 대단한 성장을 한 곳이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함으로 미니멀리즘의 대명사, 7000여 가지 품목으로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브랜드로 성장해오며 '무지스러움'을 지켜온 그들의 발상부터 미래에 대한 전략까지 한눈에 엿볼 수 있다.
책의 곳곳에 무인양품의 철학들이 보인다. 줄이고 간소화해 환경을 생각하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대기업들의 이윤추구를 위해 환경을 파괴하는 행동들에 대해 말이 많은 요즘, 무인양품은 약 40년 전부터 재생지를 사용하고 포장을 간소화해왔다. 라벨이든 상품이든, 재생지를 사용하는 것은 처음부터 무인양품의 얼굴이었다.
또 '벽걸이 CD플레이어', '컵이 달린 캐미솔', '아크릴 냉수통', '넉넉한 직각 양말', '다음이 있는 목욕 타월' 등 생활의 발견과 힌트가 된, 간소하지만 창조적인 무인양품의 제품들이다.
물건이 아닌 '감성'을 판매하고 성별, 연령, 계층을 한정하지 않고 사용방법에도 강요가 없이 자유롭게,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변화시키는 브랜드로 존재해 '기분 좋은 생활'을 목표로, 어떻게 하면 사람과 사회에 '도움'이 될지를 고민하며 책을 팔고 호텔을 짓고 숲을 조성하는 양품 계획.
사람과 사회에 도움이 되자는 마음으로 나아가는 그들이 앞으로도 쭉 무인양품스럽기를 바란다.
여유롭다고 하면 정신적인 것보다 물질적인 것에 무게가 실리는 것 같고, 좋다는 말 또한 여전히 물질적이어서 편리하거나 쾌적하다는 것을 중심에 두는 듯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목표로 하는 생활을, '기분이 좋은 생활'이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P_63
양품계획에서는 '무엇을 상품으로 할 것인가'라는 관점이 생활이나 가치관과 직결됩니다. 의지를 갖고 만들지 않는 상품도 있으니 이왕 만드는 상품에는 느낌이 좋은, 생활에 필요하다는 근거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부디 초심을 잃지 말고, 시장에서 잘 팔린다거나 요즘 트렌드라는 함정에 빠지지 말고, 용기와 신념을 갖고 '물건 만들기'에 매달리기를 바랍니다. P_95
모든 면에서 파는 쪽의 사정이 아니라 사는 쪽의 논리를 우선한 상품들은 성별, 연령, 계층을 한정하지 않습니다. 사용 방법에도 강요가 없이 자유롭게 해, 어디까지나 생활의 소재라는 입장을 무너뜨리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이 상품들은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잘 활용될 수도 죽을 수도 있습니다. P_105
명료하고 자신감에 넘치는, '이것으로 충분하다'를 실현하는 것이 무인양품의 비전입니다. 지구 차원에서 소비시대의 미래를 관통하는 시점을 갖고 최적의 소재와 제조 방법, 그리고 태도를 모색하면서 지혜를 삶의 형태로 드러내고자 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렇구나!'라고 공감, 납득하고 이성적인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을 통해 무인양품은 생활의 '기본'과 '보편'을 계속 제시하고자 합니다. P_1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