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포레스트 - 나를 살리고 지구를 지키는 작은 혁명 일상이 시리즈 1
이하림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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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구니를 챙겨 마트에 가면 원재료명을 비교해가며 사고, 정육점에 갈 때면 아이스박스에 유리용기를 잔뜩 넣어가고, 플라스틱은 꼭 씻어서 말려서 버리고, 외출할 때면 보냉 백에 커피나 물을 텀블러에 담아 꼭 싸서 나가는 나. 남편은 비슷한 성향이라 이해해 주지만, 가족들조차 유별나다고 이야기하는 부분이 종종 있다.

 

유별나게 변한 시작은, 유연제가 분명 물 같은 성질이었는데.. 죽처럼 걸쭉해진 걸 보고 유연제의 원재료명을 찾아보다, 미세 플라스틱의 위험성을 알려주는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나부터 하나씩 줄여보자 하는 마음에 시작된 것들이다.

 

이 책은 일상에서 조금씩 우리가 실천해 볼 수 있는 변화들을 알려준다.

드레싱 대신 과일을 잘라 채소와 함께 먹고, 일주일 치 먹을 야채를 보관하는 방법, 채소 꼬투리로 만드는 채수, 냉장고에 대파를 2주 동안 싱싱하게 보관하기는 방법부터 전기 아끼는 방법, 물건 정리하는 법 천연세제와 천연 수세미 사용법까지. 일상의 모든 소소하지만 우리에게서 절대 따로 떼어놓고 살아갈 수 없는 입고, 먹고, 사는 법을 알려준다.

 

이미 내가 실천하고 있는 것들도 있었지만, 배운 것들이 많았다.

작가님 덕분에, 과감하게 끊었던 하나는 우유다. 우유가 안 좋다는 건 늘 알고는 있었지만, 하루 한잔 커피를 끊지 못해 우유를 늘 사다 쟁여놓고 지냈다. 그런데 피고름에 항생제라니.. 아는 것이 병이라고 했던가. 이 글을 읽고 나서 미련 없이 우유를 끊고,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살까 말까 망설이던 아몬드 우유를 바로 주문했다. 물론 우유를 넣은 라테와는 많이 다른 맛이지만, 건강을 생각한다면 마음 놓고 마실 수 있을 것 같다. 실제 받아 마셔보니 이건 또 이것 나름대로 맛있었다. 또 하나는 절대 냉동 보관하지 않고 주마다 사다 쓰던 대파. 작가님 글 보고 이거다 싶어 일주일째 세워 보관 중인데, 훨씬 싱싱하게 냉장실에 보관 중이다.

 

실천해 보고 싶은 건, 천연 수세미를 사용하는 것.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을 정하는 것. 집안일하지 않고 뒹굴뒹굴하기. 고정비용 줄이기. 아직까지 포기하지 못했던 코팅 팬 버리고 스테인리스 팬 사용하기. 비건 아이스크림 만들어보기.

 

내가 할 수 없을 것 같은 건, 자동차였다. 결혼 후 4년 동안 차없이 지내다, 두 아이를 핑계로 차를 구입한 후엔 차 없이 못살겠더라. 물론 차 없이 여유롭게 쓰던 생활비는 이제 여유가 사라졌지만 말이다.

또, 오븐 사용법은 혹했지만.. 오븐이 없는데 살 수는 없으니 아쉽지만 포기했다.

 

나처럼 사는 사람들이 또 있다는 반가움과, 내가 모르는 사실들(우유, 달걀, 햄버거 패티 등.) 을 알려주고, 생활의 꿀 팁(대파 세워 보관, 채수 만드는 법, 드레싱 없이 샐러드 먹는 법, 설탕 대신 조청 등)도 알려 준 작가님께 감사드린다.

 

나를 살리고 지구를 지키는 작은 혁명. 이 책의 표지에 쓰여있다. 이 책을 표현하는 한 문장으로 딱이다.

하나씩 천천히 조금씩 줄여나가고, 비우고, 꼭 필요한 몇 가지만 채워 사는 삶.

우리의 일상에서 모두가 함께 했으면 좋겠다.

 


 

책을 통해, 사람을 통해, 자연을 통해 뭔가 깨달음을 얻어 조급한 마음에 삶의 방향 키를 휙 돌려버리면 넘어지기 쉽습니다. 저는 무언가 결단하면 바로 실행하는 성격이라 이리 부딪히고 저리 부딪히면서 무작정 나아가다 포기한 적이 종종 있습니다. 단번에 삶의 태도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 천천히 조금씩 일상에 스며든 것만이 진정한 변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매일의 일상을 어떻게 그려나갈지는 각자가 선택해야겠지요. 늘 어제 같은 오늘이지만 그 일상이 모여 다채로운 삶을 만들어냅니다. 들어가는 글.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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