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쾌변 - 생계형 변호사의 서초동 활극 에세이
박준형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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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볼일 없는 아재, 모태 아웃사이더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대한민국의 변호사라는 직업을 가진 작가 박준형.

2만 7,880명에 달하는 이 땅의 변호사(대한 변호사협회 통계, 2020년 4월 1일 기준) 중 1명.

'사' 자라는 단어가 붙는 직업이 유망직종일 때가 있었다. 아무래도 작가의 나이를 가늠해 볼 때 부모나 어른들이 좋아할 직업군 중 하나였으리라.

하지만 지금은 모든 직업이 포화상태라, 특출나게 잘나가는 몇몇의 사람들 빼고는 모든 직업이 먹고살기 위한 생계형 직업이리라. 물론 내 주변엔 변호사가 직업인 친구는 없다. 변호사를 만날 만한 일도 아직까지는 없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변호사라는 직업을 가진 작가에게서 동병상련을 느낄 줄이야.

현실적으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변호사와 만나는 일이 몇 번이나 있을까? 사는 동안 단 한 번도 없을 수도 있다.

우리가 변호사라는 직업의 생활이나 하는 일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미화된 것들이 훨씬 많을 거라고 생각된다.

변호사라는 직업에 따라오는 익숙한 단어가 '로펌'이리라. 로펌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건 뭔가??

여러 명의 변호사들이 모여 만든 회사 아닌가. 그만큼 전문적이고 유명하고 클수록 수입도 어마어마하다고 들었다.

여기까지가 우리가 아는 그 로펌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로펌에 대한 의미가 크게 바뀌었다.

물론 로펌뿐만이 아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오던 그 법률 상식?? 아닌 상식들이 얼마나 잘못된 것들이 많은지, 깨달았다. 아, 물론 장점도 있다. 승진 없는 속 편한 직장이라는 것. 적어도 승진에서 물먹어 패배감 느끼고 자괴감에 빠지고 하지는 않는 직업이 변호사라는 것.

언젠가는 진짜 1인 기업으로 개인 사무실을 차려야 한다는 압박이 있을 수 있겠지만 말이다.

정말 리얼하게 현실적이었다. 최근에 읽은 에세이 중 가장 맛깔나더라.

어떤 직장에서든 존버 해야 하는 우리.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건 다 똑같구나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등바등 간신히 오늘을 보내봤자 오늘을 쏙 빼닮은 내일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어쩐지 이번 생에는 갑갑한 현실이 획기적으로 바뀌지 않을 것 같고, 사실 다음 생이라고 이보다 나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생업으로 심신을 하얗게 태운 보통 직장인이 하루를 반추한 결과가 고작 이 모양일 때, 어느덧 ‘나만 이렇게 사나‘ 싶은 짜증과 불만이 밀려올 때, 똑같은 소릴 읊조리며 옆에 쪼그려 투덜거리는 생면부지의 동병상련이 되고 싶다. ‘그래도 오늘까지 별 탈 없이 수습해서 다행이야‘ 를 되뇌며 마법 같은 정신 승리로 한 줌의 안도감을 얻고 싶다. - P257.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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