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한 시대를 품위 있게 건너는 법 - 차별과 배제, 혐오의 시대를 살아내기 위하여
악셀 하케 지음, 장윤경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자신이 타인을 배려할 상황이 아니더라도 기꺼이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품위가 아닐까 생각하곤 했다. 예를 들면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조금 피곤하더라도 노인들을 위해 서서 가는 것, 시간적 여유가 없더라도 틈을 내어 아픈 친구를 방문하는 것, 급하더라도 대기 줄에서 새치기하지 않는 것, 마음이 내키지 않더라도 장례식장에서 끝까지 남아 유족들과 함께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렇듯 별것 아닌 단순한 일들을 한 번이라도 몸소 실천하는 것이 품위 있는 삶 아닐까

자기 자신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으면서 일상과 삶 속에서 자신보다 권리가 낮은 이들을 고려하는 것. 내가 행하는 많은 일들이 타인에게 직,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P_10

 

 

요즘 같은 시대에서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조건이 과연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한 책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복지 국가가 쇠퇴하고 개인의 사회적 지위가 점점 취약해지고 있다.

분명 혼자서는 살아낼 수 없는 사회 속에서 우리는 각자가 스스로 제 살길을 찾아 살아내고 있다.

'나는 살아남아야 한다'라는 생각에 상대에게 예의를 지키지 않고, 무례해진다.

자신보다 약한 사람들을 희생양으로 삼거나 책임을 전가하는 것도 모자라, 그 차별을 정당화하기 위한 말이나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

 

이 책에서 작가가 말하는 품위란, 한 인간이 스스로를 통제하는 행위 혹은 다른 이들과 기본적인 연대 의식을 느끼는 것이며, 우리 모두가 생을 공유하고 있음을 느끼는 것이다. 또한 삶에 대한 근본적이 문제의식은 크든 작든 모두 동일하게 중요하며 이를 일상의 모든 상황 속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마음이라고 말한다.

 

품위는 모든 사람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사는 '공존의 삶'이다.

도덕성과 분별력을 통해 우리가 속해 있는 사회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책 초반에 작가가 친구를 만났는데, 친구와 맥주 한잔하려고 하는데 자기들이 시킨 맥주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있는 맥주라 마시기 꺼렸으나, 여기선 괜찮겠지라며 한잔했지만 그다음 잔은 다른 맥주를 시켰다. 누가 보거나 확인하거나 비난하지 않지만, 스스로 잘못됐다 느꼈기 때문에 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나 역시 대기업에선 눈에 보이지 않는, 매출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을 극히 소수의 소비자 일 수 있다.

막말로 나 하나쯤이야 사든지 말든지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 스스로는, 요즘 소비할 때 그 기업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일은 없는지, 또 사회에 어떤 공헌을 하는지를 보고 소비하는 품목들이 늘고 있다. 이건 누가 시킨 게 아니다. 나 하나쯤이야가 아니라 나부터라는 생각에 스스로 지키는 약속이다. 그래서 이 대목에서 작가의 친구가 어떤 마음일지 공감이 되었다.

 

우리가 결코 하지 않아야 할 것은 저자가 새롭게 그 개념을 풍부하게 만든 무례함이다. 품위는 무례함을 범하지 않는 것에서 나온다.

빠르게 돌아가 나 하나 신경 쓰기에도 정신없고 숨 막히는 일상에서 왜 이런 골치 아픈 것들을 생각해야 하냐고?

가짜 뉴스가 난무하고, 표현의 자유라 말하지만 SNS 속 상대에 대한 비방과 무례함, 4차 선업 혁명 등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반드시 생각해야 하는 가치들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의 지난날들 되돌아보게 하는 책이었다.

나도 누군가에게 무례했던 때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기 때문에 가져야 하는 도덕성과 분별력은 우리는 어디에 둔 걸까?

이 시대에서 필요로하는 공존이란 무엇일까?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당신 품위있게 살려면 이렇게 살아야 해! 라고 강요하지 않는 책.

다만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나의 존재, 나아가 지금 현 시대의 인간의 존재와 가치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각각의 인간은 다른 모든 이들에 대해 책임이 있다." 여기서 모든 인간이란 우리가 잘 이해하는, 우리와 닮은, 우리가 좋아하는, 우리가 공감하는, 우리와 같은 목표를 공유하는, 우리와 비슷한 삶을 사는, 우리와 겉모습이 같은 사람들만을 지칭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들뿐 아니라 비열하고, 불안하고 무례하고, 몰염치하고, 어리석고, 시끄럽고, 조용하고, 고집스럽고, 생경하고, 낯선 사람들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

적어도 우리는 이들을 존중해야 한다.

또한 이들을 이해하려 노력하면서 인정과 배려 그리고 호의와 친절을 베풀어야 한다.

여기에는 '모든 유형의 인간'과 연대하려는 의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P_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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