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사람에게 웅진 모두의 그림책 30
전이수 지음 / 웅진주니어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나는 행복하다

 

오늘 아침에 문득 눈을 뜨고 천장을 바라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숨을 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옆에 누군가가 있어서 행복하고, 함께 웃을 수 있어서 행복하고,

함께 울 수 있어서 행복하고, 내 두손이 내가 하려는 일을 잘 따라 주어서 행복하고,

내 두발이 내가 가려는 곳에 갈 수 있게 잘 따라 주어서 행복하다.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을 바라볼 수 있어서 행복하고,

마법처럼 마음을 잘 쓰다듬는 음악을 들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

드러누워 바라볼 수 있는 하늘이 늘 나를 지켜 주어서 행복하고,

힘차게 달릴 때 휘날리는 나의 머리카락이 바람의 존재를 알려주어서 행복하다.

작은 꽃 한송이가 나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어서 행복하고,

시원한 소나기를 맞으며 춤을 출 수 있어서 행복하다.

나는 행복하다.

 

 


 

 

여유가 없던 내 마음을 따듯하게 어루만져 준 글과 그림.

많은 글과 그림들 중에 나는 행복해요.를 읽고 아주 사소한 것에 감사하고 행복해할 수 있는 그 마음이 부러웠다. 그리고 지금 그걸 부러워하는 내 마음이 부끄러웠다.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잃은 것과 얻은 것이 있는데, 어느 순간 잃은 것만 생각하며 조금의 여유가 없던 내 마음이 부끄러웠다.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건 어른보다 아이가 더 어른스러울 때가 많다는 건데,

이수에게서도 그걸 느꼈다.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해준 책.

 

여담이지만, 이수와 내 아이가 같은 나이다.

아이에게 친구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그림책이라고 보여줬더니, 그림 몇 장을 훑어보곤 대뜸 질투가 난다고 했다.

뭐가 질투가 나는 거냐 물으니, 자기는 여행으로 가는 제주도에 살고 있는 게 부럽고, 그림을 너무 잘 그려 샘이 난다고 했다. 자기도 더 열심히 그릴 거라며 웃는 아이. 내 아이와 함께 나누고 싶은 그림책이다.

 


 


여러분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에게 사랑의 마음을
고마운 사람에게 감사의 마음을
미워했던 사람에게 용서의 마음을
용기 내어 전해 주어요.
고마워요.사랑해요.
- 이수의 편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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