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만한 삶, 존엄한 죽음 - 죽음을 앞둔 사람들에게서 삶의 의미를 배우다 삶과 이야기 2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지음, 장혜경 옮김 / 갈매나무 / 202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저자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스위스 출신의 정신과 의사이며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로 평생 죽음에 대한 연구를 멈추지 않았다. 이 책은 그중 뛰어난 통찰을 담은 네 번의 강연을 선별하여 담은 강연집이다.

죽음을 맞닥뜨린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삶에 대한 철학적인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자신이 겪는 고통이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절실한 마음으로 고민한다. 죽음을 앞두고 마무리 짓지 못한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사람들은 그 과정에서 진정한 삶이 무엇인지 깨닫기도 한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과 그 가족들의 일화를 통해 우리가 어떻게 죽음을 받아들여야 할지, 충만한 삶이란 어떤 것인지 따뜻하고 재치 있는 언어로 이야기 한다.

작가는 이 책에서 아이들의 사례를 많이 보여줍니다.

어린아이는 성인과 달리 사회적인 욕망에 흔들릴 가능성이 적어 마음의 소리를 더 정확하게 듣고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 어른들이 더 솔직해진다면, 죽음을 끔찍한 악몽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럴 때 우리는 어떤지, 어떤 기분인지 아이들에게 말해주려 노력한다면, 거리낌 없이 울고 화를 낸다면, 인생의 풍랑을 무조건 막으려 하지 말고 아이들과 함께 이겨낸다면 다음 세대의 아이들은 힘들이지 않고도 죽음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P.51)

중요한 것에는 시간을 내야 합니다. 주변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열심히 들어주어야 합니다. 상대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겠거든 "네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못 알아들었어. 다르게 표현해줄 수 있겠니?" 라고 겸손하게 되물어야 합니다. 너무 겁내지 마세요. 한 번이라도 그런 대화를 나누어보면 그게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P. 59)

여러분들 중에 자녀가 있으시다면 요청하고 싶습니다. 아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세요. 진정으로 귀 기울여 들여주시고 세상 그 어떤 언어보다도 중요한 아이들의 언어를 배우세요. 그 언어가 도움을 청하는 이의 언어이기 때문입니다. 그 언어를 배우면 진정으로 충만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죽음을 앞두고 자신을 괴롭히는 문제를 정리할 수 있었던 사람들은 그 과정에서 난생처음으로 충만한 삶이 무엇인지도 배웠을 것입니다.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면 여러분도 그 사실을 알게 되실겁니다. (P.69)

아이들은 무엇이 필요한지 압니다.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도 알고 무엇을 해야 할지도 압니다. 아이의 말을 듣제 못하게 막는 것은 오직 여러분 자신의 두려움, 여러분 자신의 죄책감과 수치심, 여러분 자신의 옹고집입니다. 바로 그것 때문에 여러분은 정말로 소중한 순간을 놓칠 수도 있습니다. (P. 125)

작가가 이 책을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건 후회 없는 삶을 사는 것과, 죽음에 대한 태도를 바꾸는 것.

진정으로 사는 사람들은 삶도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진정으로 산다는 것은 풀지 못한 한이나 이룰 수 없는 바람을 품지 않는 것입니다.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아시겠습니까? 우리는 가진 것을 고마워할 줄 모릅니다. 이를테면 혼자서 욕실까지 걸어갈 수 있다는 것, 두 발로 걸을 수 있다는 것, 그런 것을 고마워하시는 분이 여기 몇 분이나 계십니까? 춤추고 노래하고 웃을 수 있다는 것에 고마워하실 분이 몇분이나 되십니까? 잃고 나서야 겨우 가졌던 선물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습니다.

P.166

이번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우리는 일상적인 것들을 누리지 못한채 봄을 지내고 있습니다. 겨울이 가고 나면 당연히 온다고 생각했던 봄. 따뜻한 햇살을 온몸으로 받으며 피는 꽃들을 보는게 당연하던 봄이 지금은 줄을 서서 제한적으로 마스크를 사고, 손세정제는 필수이며, 사람들과 거리를 두며 꽃이 피는지, 날이 얼마나 좋은지 느끼지 못하며 이 계절을 이렇게 보내고 있습니다. 소소하게 당연히 누리던 것을 우리는 잃고 나서 이게 얼마나 소중했는지 알게 된거죠.

삶과 죽음도 마찬가지 입니다. 언제 죽음이 올까 생각하며, 순간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지 못하고, 후회 하지 말고, 아끼고 누리며 삶과 죽음이 멀리 생각하지 말고, 가진것을 소중히 여기며 잘 보낸 오늘을, 더 좋을 내일을 기대하는 삶을 사시길 바래요. 오늘도 우리는 잘 살아내고 있으니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