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 수업 365 : 현대문화편 1일 1페이지 시리즈
데이비드 S. 키더.노아 D. 오펜하임 지음, 고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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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는 이런 단편적인 지식만 모아놓은 책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트렌드가 너무 빨리 바뀌고 깊이 배운 지식보다 얕게나마 '알고 있다' 는 사실이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그리고 저는 항상 미국 문화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이거는 미국 드라마를 즐겨보시거나 미국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공감하실 것 같아요. 


할리우드의 나라 답게 미국에서 미디어 파워는 어마어마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책에서도, 미드에서도, 영화에서도 고전 영화나 책들을 시청자들이 '당연히'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대사나 장면을 응용한 경우가 정말 많아요. 예를 들어... 브루클린 나인나인에서 제이크 파랄타가 '다이하드'라는 영화를 정말 좋아하는데 저는 그거 이름만 들어보고 안 봤습니다 ㅠㅠ 그래서 다이하드를 레퍼런스로 한 장면은 하나도 이해를 못했어요. 


제가 엘라 피츠제럴드는 알아도 뮤지컬 '오클라호마!'는 뭔지 잘 모르듯이, 좋아하는 분야가 아니라면 소홀해 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전 지적 허영심을 놓지 못하고 요즘 나오는 레퍼런스들 모두 다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책을 선택했습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이 책을 읽으려고 하는 목적이 다음과 같다면 후회하지 않으실 것 같습니다. 



첫째, 미국의 전반적인 현대 문화가 궁금하다


둘째, SNL을 보고 진심으로 웃어보고 싶다


셋째, 미국 작가의 책을 추천받고 싶다


자세한 설명은 아래서 이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책 뒤편을 보고 책을 고르는 사람이 아니지만, 이 책 만큼은 이 문구가 정말 찰떡콩떡이네요. '뉴트로', 그것도 미국 현지의 '뉴트로'를 이해하고 싶다면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기본 중의 기본만 모아놓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피트니스 선생님처럼 5만 센다고 해놓고 10을 세는 거짓말이 아니라 정말로 하루에 한! 페! 이! 지! 라서 빠른 흐름으로 다 읽을 수 있습니다. 



한 페이지? 너무 적은 거 아니야? 하실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더 알고 싶은 분야는 너무 설명이 얕아서 좀 감질맛이 나는 부분이 있어요. 하지만 사실, 한 페이지 분량의 개념과 역사만 알아도 응용과 이해가 가능합니다. '러다이트(luddite)' 라는 단어를 실제로 사용할 때, 깊은 역사적 의미와 운동의 영향 보다는 그냥 '기술을 싫어하는 사람' 으로 사용 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안다면 좀 더 이해하기도 쉽고, 어떤 문맥으로 단어가 나오는 지 알 수 있겠죠? 


그리고 이 책의 장점 중 하나는 바로 이 단어가 미국 문화를 설명하는 데 중요한 부분이 되는 이유를 주석으로 설명해주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부분이 진국 같습니다. 제가 이 단어를 알게 된 이유는 시인 바이런이 러다이트에 관한 시를 썼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그 점을 콕 찝어주면서 주석에서 설명을 해주네요. 미디어, 사회, 스포츠 등 왜 이 콘텐츠/개념/인물이 상징적인 사람이 되었는지를 잘 설명해 줍니다. 


소프라노스.. 정말 유명한 드라마죠. 진짜 웬만한 마피아 드라마, 마피아 조크, 마피아.... 연관된 모든 미디어 컨텐츠에서 적어도 한 번은 레퍼런스로 활용된 것 같아요. 유명한 것은 알았는데 제가 이런 걸 잘 못봐서 무슨 드라마인지 몰랐습니다. 매번 SNL에서 소프라노스 관련 영상이 뜨면 뭔 얘긴가 싶었는데 간단하게나마 알게 되어서 좀 후련하네요. 이처럼 미디어 관련 콘텐츠를 알게 되면 미국 드라마/코미디쇼를 좀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분야에 관해서 설명을 꽤 자세하게 해놨습니다. 제가 이런 쪽에 관심이 많아서 유독 그렇다고 느끼는 걸 수도 있겠지만, 토니 모리슨 설명란만 봐도 '가장 푸른 눈', '술라' '빌러브드'와 같이 토니 모리슨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을 콕 찝어서 설명해주는게 정말 엑기스만 알려주는 것 같네요. 매번 책 살때마다 천만년을 고민하고 사는 저에게 이런 지식은 매우 반갑습니다. 


저는 읽으면서 잘 정리되고 출처가 확실한 위키피디아를 읽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인스턴트 같지만 생각보다 활용도가 높은 정보들이 많이 모이네요. 간단하고 쉽게 미국 문화를 맛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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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프라이터처럼 쓰는 영문 캘리그라피 - 클래식하고 빈티지한 감성을 담은 손글씨
김상훈(hi_fooo) 지음 / 북스고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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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그라피 책을 살 때는 꼭 염두해야 하는 것이 있다. 캘리그라피는 '글쓰기' 라기 보다는 '그림'에 가깝다. 또한, 책을 수동적으로 읽는다고 해서 뚝딱 하고 마법처럼 글을 잘 쓰게 되지 않는다. 책 보다는 방법서에 가까운 것이다.

한창 캘리그라피 책을 사모으고, 글 하나 쓰지 못하고 팔아버린 사람으로서 이 책을 신청했을 때 꼭 다짐했었다. 꼭 끝까지 써보기로. 김상훈씨의 글이 너무 멋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꼭 열심히 연습해서 글을 쓰고 싶었다. 또, 타이프라이터 폰트만 깔면 1초만에 타이프라이터로 책 한 권을 쓸 수 있는 세상에서, 고작 5가지 알파벳을 써보자고 5분 동안 끙끙대는 것도 조금 낭만적인 것 같았다.

이 책의 장점은 총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엑기스만 나눠 놓은 섹션 (간단함)

2. 넉넉하게 마련한 연습지 (실용적)

3. 전문적인 명칭 설명 (멋있음)

이 책은 가볍다. 꽤 얇은 편에 속한다. 그래서 오히려 남는 시간에 선뜻 손이 가게 되는 것 같다. 캘리그라피는 정말 그림과 비슷한 면이 많아서, 조금만 집중해서 연습하다보면 시간이 훌쩍 가있다. 접근성이 좋다는 점에서 별 하나를 더 주고 싶다. 안 그래도 조금 우울한 날 이 책으로 힐링 많이 했다. 선 하나 조금 더 곱게 긋고 싶다, 세리프 하나 더 예쁘게 빼고 싶다, 이런 소소한 욕심들로 힐링하는 기분이었다.

아래의 사진들은 그런 소소한 노력의 증거:



k 는 의외로 쓰기 힘들지만 성취감이 있는 글자이다. 책에 자세히 나와있지만 네모칸 밖을 나가는 부분을 어센더 부분이라고 하는데, 이 구간을 맞추기가 힘들다. 또, 적당한 길이의 /를 긋기가 힘들다. 하지만 다 쓰고 나면 너무 맘에 드는 글자가 나온다. k, y, b만 잘 써도 예쁜 글이 나오는 것 같다.



i 는 가장 첫 번째로 배우는 글자다. 긋기만 하면 되는 거라 조금 쉽긴 한데, 저 수많은 i를 보면 알겠지만, 의외로 예쁘게 긋기가 힘들다. 또한, i에서의 점 부분을 정확한 지점에 찍어야 하는데 그것도 맞추기가 힘들다. 이 수많은 i를 그리면서 예쁜 i는 고작 다섯 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도 모아놓고 보니 i 를 다 그린 내 노력이 가상하다. 별점 만점!



이건 예시로 찍어봤다. 이런 식으로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은 이런 캘리그라피 책에 가장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저렇게 투명도를 낮추어 따라그리는 식의 연습이 뭐가 도움이 되나 싶은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생각보다 꽤 도움이 된다. 저 과정을 거쳐야 따라그리기가 아닌 창작 글을 쓸 때 더욱 예쁘고 깔끔하게 쓸 수도 있고 응용도 할 수 있다. A부터 Z까지 연습할 수 있는 모든 단어가 있다. 또한, 다이어리에 쓰기 좋은 영어로 월별 글씨 쓰기도 연습할 수 있다.



요건 후기 쓴다고 부랴부랴 써본 문장이다. 안타깝게도 빠르게 쓰고 싶은 마음이 티가 나는 정도로 삐뚤빼뚤한 문장이 완성되었다. 캘리그라피는 정말로 글쓰기 보다는 그림에 가깝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시간이었다. 대문자를 아직 연습하지 않아서 jack 이 소문자로 완성되었다. 어쨌든 조금 분위기가 나는 것 같다. 책을 받을 때 부터 "큭큭 샤이닝 문구 예쁘게 써가지고 인증샷 올려야지" 생각했는데 안타까운 결과가 나왔다. 다음에는 타이프라이터 캘리그라피로 시를 필사해 볼 것이다.

마무리로, 이 책을 사용하기 전에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타이프라이터 캘리그라피는 만년필로 쓸 때 가장 분위기가 나는 것 같다. EF촉 보다는 F~M 촉이 더 좋은 것 같다. 그냥 따라그려도 분위기가 난다. 물론 연필로 그려도 어느정도 분위기가 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본문에도 언급되듯이, 볼펜은 정말 비추다. 낭만도 없고 예쁘지도 않다.

이 책은 나처럼 레트로 영어 분위기를 좋아하고 어떻게든 그것을 다이어리에 녹여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생각보다 다른 캘리그라피보다 따라하기가 쉬우며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이 무궁무진하다. 또, 유행을 타지 않는 글씨체가 정말 매력적이다. 의외로 실용적인 책이었다. 이러다가 타자기까지 구매하게 생겼다.


*이 글은 E북 까페 이벤트 참여로 제공받은 서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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