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요일의 여행 - 낯선 공간을 탐닉하는 카피라이터의 기록
김민철 지음 / 북라이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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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여행이란 것은 누구에게나 설레는 단어인듯하다.
유가가 하락함에 따라 누구나 쉽에 외국을 드나들 수 있게 되었고
퇴직 여행 혹은 휴직여행은 모두가 거쳐야 할 필수 코스가 되어버렸다.  
나도 퇴사하며 쿄토를 다녀왔다. 일본에서 5년 유학할때도 가보지 못했던 내 염원이었던 교토를 퇴직여행으로 다녀옴으로 
전편 '모든 요일의 기록'에서 저자의 글에 대해 너무 공감하던 1인으로 두 번째 책인 모든 요일의 여행은 출간 전부터 기대만발!




교토로 퇴직여행을 떠났을 때, 나는 이방이면서 동시에 이방인이고 싶지 않았다.
교토의 겉모습이 아닌 마치 유학시절 그 느낌대로 그들의 일상을 같이 누리는 주민이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최대한으로 뺄수 있었던 8일의 시간을 교토의 한 지점에서 머물렀었다. 
친구들은 교토는 길어봤자 3일이면 된다며, 그 시간을 오사카랑 코베에서 보내라고 충고했지만 글쎄,,,
그 지겹던 일상을 탈피해 내가 얻고자 했던 것이 다른 곳에서의 일상이라니 무언가가 모순같지만 어쨌든 나는 교토에서의 일상을 원했다. 느즈막히 일어나 천천히 골목골목을 돌아보고, 마음에 들었던 아라시야마는 단지 노을만을 보기 위해 다시 한 번 발걸음을 하고 …
관광객의 대로가 아닌 골목골목을 돌면서 내 인생에서 가장 치열하고 또 빛났던 유학생시절로 돌아가는 것같았다. 
그리고 그동안 회사에서 받았던 이루 말할 수 없는 피로와 스트레스, 그리고 울분이 조금씩 걷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떠난다'라는 말은 필연적으로 '도착한다'라는 말에 도착한다. 어ㄸ너 곳에도 도착하지 않는 유목민은 없는 것처럼, 끊임없이 떠나기만 하는 여행자도 없다. 우리는 떠난다. 그리고 반드시 어딘가에 도착한다. 그것이 여행자의 숙명이다. 문제는, 어디에 도착하느냐는 것이다. 나는 여행을 떠났지만 여행지에 도착하고 싶지 않았다. 일상에 도착하고 싶었다. 일상을 떠났으면서 다시 일상에 도착하고 싶다는 이 모순. 이것이 내가 풀어야 하는 숙제였다. P29

어쩜…어쩜 이리도 나와 똑같은 생각을.


첫 번째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내게 누군가가 말했다. '여행의테마를 정해. 음식이든 뭐든'. 그 조언을 앞에 두고 곰곰이 생각했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일까. 무엇에 기꺼이 돈을 쓰고 싶은 사람일까. 답은 명확했다.그림.P115

나의 답도 명확하다. '서점' 그리고 '커피'. 이 블로그도 결국은 책과, 커피이며 퇴직여행이었던 교토에서도 관광명소를 포기하며 내가 찾아다닌 곳은 골목골목의 커피숍과 고서점이었다. 일상과 여행의 다른 점 하나는 여행에선 오롯이 내가 사랑하는 그 주제에 모든 관심과 시간을 쏟을 수 있다는 것. 시간에 쫒겨 사발로 들이키는 커피가 아니라 커피의 향과 맛 하나하나가 미뢰를 훝고 지나가는 그 찰나를 즐길 수 있다는 것. 나의 한국에서의 일상에서도 즐길 수 있겠지만 여행에선,,그렇지, 온전히 즐길 수 있다고 믿는 것이지. 왜냐하면 나는 이 순간의 위해 떠나온 거니까. 

중간중간 나오는 저자의 시의 형태를 한 중얼거림.
어쩜 이리도 마음에 착 달라붙는지…




그런데 여행을 사랑하지만 동시에 생각해 본다.
내가 지금 생활하는 이 일상, 이 일상도 결국 천년만년 지속될 일상이 아니지않은가. 짧으면 1,2년 길면 5-6년. 
결국은 환경은 어떻게든 변한다. 누군가는 이직을 하고 누군가는 결혼을 하거나 이사를 가고 그렇게 개개인이 서로 다른 인생의 새로움을 맞이하며 살아간다. 
이 환경을 마치 여행자처럼 지내자며 다짐해본다. 언젠가는 변할 이 일상을 최대한 즐기며 아름다움을 끌어내 보겠다고…
여행이 그토록 치명적으로 달콤한 것은 결국 끝이 있기때문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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