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메모 - 이것으로 나의 내일이 만들어질 것이다 아무튼 시리즈 28
정혜윤 지음 / 위고 / 2020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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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 북클럽 구독하던 시절 표지만 보고 다운 받아서 읽어보던 책.

활자덕후에세 메모라니, 못참지!

밧뜨, 출퇴근 시간에 사람들에게 치이는 덴샤안에서도 뭔가 이북리더기 밑줄을 치면서 읽었던거 같은데 사실 기억이 잘 나지않고, 결국은 다 읽지도 못한채 북클럽을 해지하고 말았다. 기록을 남기는 걸 좋아하면서도, 귀찮아하는 이 모순된 감정을 안고 사는 닝겐에게 메모와 관련된 책들은 항상 숨겨두고 야금야금 아껴먹는 맛있는 간식같아. 그래서 다시 참을 수 없어진 마음에 종이책을 구입했다.

정말 생각보다 좋았고, 소장가치가 있는 책이라 마음껏 줄치며 읽었다.

어느 날 정말로 '갑자기' 결심했다. 달라지기로. 뭔가를 하기로. 그만 초라하게 살기로. 제일 먼저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떠버는 일을 그만뒀다. 누가 나를 좋아하고 좋아하지 않는지 관찰하는 일도 그만뒀따. 남의 마음에 들지 않을까 걱정하는 일도 그만뒀다.

엄.. 딱 이구절을 읽었을 때, 본부장때문에 엄청 스트레스를 받은 날이었다. 또라이 질량보존의 법칙은 성경에 나오지는 않지만 진리인듯 하다.

이 본부장 그냥 꼰대 수준이 아니다; 처음 헤드헌터에게 연락이 들어오고 서류합격 후, 면접 보기전 헤트헌터가 미리 주의를 줬었다. 괴팍하기로 유유명한 분이니 조심하고 설사 뭐라 하더라도 신경쓰지 말라고. 그런데 내 생각이상으로 더욱 괴팍했던 사람. 면접보다 너무 당황해서 울뻔 ㅋㅋㅋ 그런데 지금까지 잘 피하다 입사 3개월만에 본인의 커뮤니케이션 미스로 본인이 잘못하고 나에게 똥을 던지니 떨어지니 기가 차서 말이 안나오더라. 그날 이 구절을 읽으며 책을 읽다가 위로를 받는 다는 말이 무엇인지 진심으로 이해했다. 더불어 예전 상사 한명이 떠올랐다. 이 사람은 괴팍보다 좀 악한 사람이었는데 본인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의자를 집어 던지며, 발로 차며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는 사람이었다. 당시 우리 팀이 참 무능했는데 어떤 안건 진행이 원활하게 안되니 그 층의 모든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과장들 들으라며 신입사원이었던 나에게 버럭 소리를 지르더라.

' 한번 실수는 용납 되지만 두 번째 실수는 죄야!!' (다행히도 의자는 걷어차지 않았다)

님아,, 죄의 정의가 뭔지 아시나요?

팀의 잘못을 모두의 앞에서 마치 내 죄인양 공개모욕을 당하는데 어찌나 수치스럽던지... 그런데 그 순간 마음에 '저 사람이 모두 앞에서 날 비난하는건 그의 선택이지만, 난 그 비난을 내 속으로 받아들이고 안받아 들이고는 내 선택이다. 당신의 썩은 소리와 의견을 거부한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 그런데 그 순간 참 신기한 경험을 했다. 마음이 담담했다. 그 층의 사람들이 무엇을 생각하든 중요하지 않았다. 그 순간만큼 내가 온전히 나를 보호하고 사랑했던 순간이 있나 싶다.

어린 시절의 기억과, 이날의 해프닝 그리고 책의 한 줄에 내 마음의 탄력성이 바로 회복이 되었다. 상황은 하나도 변하지 않고 똑같은데 내가 어떻게 평가받을지에 마음이 매몰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다시 에너지를 돌려 집중할 수 있게 그 계기를 만들어 준 한 줄, 그 한줄만으로도 이 책은 품고 간다 ㅋㅋ

사회가 힘이 셀수록 그저 흘러가는 대로, 되는 대로 가만히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살 필요가 있다. 메모를 하는 사람은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을 자신에게 선물하는 셈이고 결과적으로 메모는 '자신감' 혹은 '자기존중'과도 관련이 있다. 스스로 멈추기 때문이다. 스스로 뭔가를 붙잡아 곁에 두기 때문이댜.

cannot agree more. 가만히 있다보면 사회가, 광고가, 다양한 매체가 주는 메세지에 내 마음이 흘러가고 아무런 저항감없이 그것들이 내 사고에 들어와 내 세계관을 형성하고 내 기호를 휘젓고 돌아다니는 것만큼 수동적인 것이 있을까. 멈추고 메모하고(=생각하고) 주도적으로 살자.

세상만 나를 괴롭게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마음의 중심에는 어두움이 있따. 자기 자신에 대해 자기만 아는 것들- 거의 이해하는 것이 없다는 것, 실수했다는 것, 후회스럽다는 것, 말만 앞선다는 것, 유치하다는 것, 속이 좁다는 것. 수시로 자기비하의 유혹에 빠진다는 거, 거의 모든 사람에게 잘 보이고 사항받고 싶어 한다는 것, 칭찬에 중독되었다는 것, 중요해 보이고 싶어 한다는 것. 무조거 이기고 싶어 한다는 것, 돈을 심하게 밝힌다는 것, 남과 비교를 너무 많이 한다는 것, 비판을 감당 못한다는 것, 지나치게 방어적이라는 것,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한다는 것.

우리 안의 어두움이 다 나온다면 세상은 인류멸망의 아침처럼 어두워질 것이다. 그러나 이것을 슬퍼할 줄 아는 것이 아직 살아 있다는 증거다. (P46)

슬퍼할 줄 안다는 것은 양심이 살아있다는 것이고, 돌이길 수 있다는 것이며 회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토대는 자신이 택한 삶의 새로운 원칙과 새로운 '시선'으로 가득 찰수록 좋다 새로운 인간이 된다는 것은 매일매일의 '단련'의 결과다. (P47)

'모름지기 영혼은 향이 나야 한다. 모른지기 사람의 눈은 빛이 나야 한다.' (P58)

'사람이 딱딱해지면서 벌어지는 불길한 일은? 좋은 생각이 뚤고 들어갈 틈이 없어진다는 점이다'(P91)

단 하나의 생각만이 인류를 위하는 것인마냥 목숨을 걸지 않고, 각작의 세계를 인정하고 품을 수 있는 유연한 사람이고 싶다.

하지만 본질은 타협하지 않고 무릎꿇어야 할 자리에선 얼마든지 경외를 표할 수 있는 온유한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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