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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 조선인 혁명가 김산의 불꽃 같은 삶
님 웨일즈.김산 지음, 송영인 옮김 / 동녘 / 2005년 8월
평점 :
대학교 때 일이다. 누군가 님웨일즈의 아리랑을 소개시켜 주었다. 김산이 누구인지도 모를 때다. 들고 다니면서 읽었는데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다. 김산이라는 사람이 워낙 진지한 사람이라서 내용도 간단치가 않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날 동아리의 1년 후배가 무슨 책을 보느냐고 물었다. 김산의 이야기라고 했다. 누가냐고 물었다. 그래서 간단히 설명해주자 책을 빌려보고 싶다고 했다. 무척 이쁜 여자후배였기에 난 빨리 빌려주고 싶은 마음에 그날 밤 다 읽어버렸다. 정말 고고한 삶이었다. 그의 이름을 지금에 안 것이 부끄러웠다.
다음 날 후배에게 책을 빌려주었다. 그리고 얼마 후 책을 다 보았냐고 물었더니, 다 읽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무척 재미있게 읽고 있다고 했다. 같이 만나 김산 이야기도 하고 데이트도 했다. 물론 내 입장에서 데이트고 상대 입장에서는 선배에게 밑보이지 않기였을지도 모르겠다. 아리랑을 재미있게 읽었다고 말하는 후배가 맘에 들었다. 김산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었다면 보통 여자가 아닌 것이다. 그 날 이후 그 후배가 달리보였고 결국 난 조금 마음을 빼았기고 말았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그녀에게 사귀고 싶다고 말했을 때 그녀는 사귀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아니, 사실은 무던한 나만 몰랐다. 알만한 사람들은 알고 있었던 거다.
난 대학시절 아리랑을 사서 감명깊게 읽었고, 그 책을 통해 한 여자를 좋아하게 되었지만, 지금 내 방에는 그 책이 없다. 책을 돌려달라는 말을 차마 하지 못한 까닭이다. 그 사이 개정판이 나왔다. 책을 사서 다시 읽고 싶다. 님웨일즈와 김산은 내개 무슨 말을 들려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