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 (출간 20주년 200쇄 기념) - 그래서, 뭐가 문제란 말인가?
김남준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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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을 읽고,

진정한 갓생(Life in GOD)을 위한 지침서
벌써 20년이나 지난 책이 과연 이 시대를 담을 수 있을까? 라는 의문과 함께 읽기 시작한 책이다. 위 질문에 대한 답변은 ‘가능하다’ 였다. 게으름은 현대판 잠언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솔로몬의 잠언이 주는 지혜에 대한 개념과 음녀와 같은 죄가 주는 달콤한 유혹을 잘 압축한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잠언 기자가 주로 경계를 당부하는 정욕, 돈, 관계, 경영 이라는 주제들이 어떻게 게으름과 연관성을 갖게 되는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책이었다. 모든 죄의 결과가 어쩌면 게으름이라는 주제로부터 파생될 수 있겠다 라는 결론에 도달할 정도로 게으름을 잘 해석해 주었다.

1, 세상 속에서, 교회 안에서
특별히 좋았던 부분은 세상 속에서의 지혜와 신앙 생활 속에서의 지혜를 균형있게 다룬 점이다. 시대가 바라는 지혜로운 사람들, 혹은 기독교인의 모습을 예화를 통해 잘 다루어 주었다. 아울러 교회 생활 가운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을 위한 교훈과 해결책도 담겨 있어, 세상과 교회에서의 괴리로 갈등을 겪는 성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 기독교 핵심 교리
교리적인 설명이 간간히 들어간 부분도 흡족했다. 게으름이 왜 죄가 되는지, 그리고 지혜로운 이들이 어떤 신학적인 관점에서 게으름을 경계하고, 은혜를 회복하는데 어떻게 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답을 교리와 접목시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교리적으로 게으름은 진정한 중생의 기쁨을 얻지 못한 이들에게 찾아오며, 천국을 향한 성화의 길에서 지속적으로 싸워야 할 대상임을 지적해 주고 있다. 우리의 신앙이 논리적이고, 믿음이 이성적일 수 있는 이유가 교리나 지성적인 습득과 경험을 토대로 한 성찰에 있음을 잘 짚어주는 책이었다.

3, 가장 인상깊은 교만과의 관계
이 시대는 바쁜 것 같이 보이지만, 게으르다. 깨어짐을 원치 않으며, 자기 주장을 꺽지 않는다. 모두가 원하는 것에는 광분하나, 영원한 가치에는 뜨듯미지근하다. 그래서 깨어짐을 강조하고, 게으름이 고난을 수반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당당히 말하는 이 책이 가치있게 느껴진다. 결국 우리의 깨어짐과 헌신은 그리슫도의 사랑을 기반으로 하며, 짧은 생애 속에서 복음을 전해야할 영혼을 향한 과제로 인함인 것을 이 책은 간결하게 말한다. 그래서 게으름은 복음의 회복과 예수님의 지상과제를 또한 다시보게 하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단점
목표라는 단어가 상당히 많이 반복된다. 과연 지금 목적없이 살아가는 이들에게, 애초에 목표라는 것을 생각해 본적이 없는 이들에게 목표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가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의문이다. 신앙생활을 습관적으로 하는 이들에게는 사실 소명이나 목표 자체가 생소할 수 있다. 초신자는 그렇다면 이 책을 어떻게 읽을까? 그저 자기 개발서로 읽혀지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성도의 게으름과 세상 사람들의 게으름이 조금더 구분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아울러 열심을 다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나 위인의 이야기로만 치부되는 회의적인 세상 속에서 과연 이 책이 그들에게 충분한 공감대를 줄 수 있을까도 생각해 봄직한 것 같다. 체질상, 성향상 잠이 많은 이들이 분명 존재할 것이고, 이들을 향한 대안이 좀더 필요할 수도 있었겠다.

결론
코로나를 지나며, 갑작스러운 단절 제한을 경험하던 세상은 2023년 현재 억압되고, 눌린 것에 대한 보상을 바라듯, 이전보다 더한 즐거움에 취해있다. 은퇴한 세대들은 교외 대형 카페와 맛집마다 만원을 이루고 있다. 젊은이들은 더한 회의감에 욜로보다 갓생을 쫓는다. 그러나 실상은 자신의 정욕을 어떻게 취할까 고민하는 이들이 많으며, 세상 성공과 사회적인 유명세를 얻는데 혈안이 되어있다고 볼 수 있다. 어떤 세대도 교회와 영혼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려고 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 같은 이 시대 속에, 이 게으름이라는 책이 대안이 될 수 있길 바란다. 성경이 수천년의 세월을 지나면서도, 현재와 미래를 위한 교훈을 주고 있듯이, 이 책도 수십년의 세월이 지나도 읽혀지는 영원적인 가치를 지닐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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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과 성품
스탠리 하우워어스 지음, 홍종락 옮김 / IVP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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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과 성품을 읽고 스탠리 하우어워스

 

대부(godfather)가 대자녀(godchild)에게 주는 선물과 같은 인생 메시지였다. 하우어워스는 자신의 친구의 자녀에게 일년에 한번씩 세례 기념을 통해 편지를 적었다. 그리고 14년 동안 이어진 편지를 모은 책이 덕과 성품이라는 책이었다. 책을 시작하면서 프롤로그부터가 마음에 들었다. 대부라는 용어가 가지는 사회적 부정적 인식을 이 책을 통해서 변화시키고 싶다는 소망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대부모와 대자녀가 가져야 하는 관계가 갓십(godsib) 이라고 소개하면서, 하나님과 자녀의 관계를 연결해주는 것이 자신의 역할임을 강조하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하우어워스는 14가지 덕목을 대자녀에게 알려준다. 특별히 편지를 적어내는 사회적인 상황과 미국이라는 나라가 가지는 신앙적인 특수성을 약간은 신랄하게 비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것을 토대로 하여, 개인과 교회가 가져야할 중요한 덕목들에 대해서 교훈하고 있는 것이다. 각 덕목을 이야기하면서, 그 반대의 악덕에 대한 내용과 함께, 주의해야할 덕목을 함께 다루는 것도 특징이다. 자비에는 감상주의를 주의하라 한다. 진실함에는 교묘한 마음을 주의하라고 한다. 정의에는 규칙(패턴)을 주의하라고 한다. 기쁨에는 불로소득을 주의하라고 한다. 이처럼 우리가 주의할 것은 반대의 악덕이 아닌, 전혀 새로운 부덕함이라고 한다. 이것으로 우리가 가진 덕목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와 기능이 조금 더 신선하고, 세밀하게 이해되었다.

 

특별히 각 덕목이 성도의 대부되신 하나님께서, 어떻게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성품으로 보여주셨는지를 설명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우리에게 우정이라는 덕목으로 다가오신 하나님의 마음과 그리스도의 친밀함이 우정 부분에서 적극적으로 묘사되었다. 또한 요한복음 등 성경 구절의 적절한 인용으로 인해, 예수님의 성품의 가치와 당위를 명확히 해주었다.

 

마지막으로 인내와 한결같음 등, 결국 성품은 꾸준함과 지속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에 대한 견지를 계속함이 인상적이었다. 성품이 결과적으로는 성령의 열매를 관통하고 있고, 성도의 성화된 삶을 논하고 있다고 가정하였을 때에, 인내야 말로 성품과 사랑의 다른 표현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결국 성품이 비폭력 사회를 만들어낼 수 있고, 성품이 대립과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의 대안이 된다는 것. 보이지 않는 덕과 성품이라는 인간을 구성하는 이 영역이 얼마나 이 시대에 필요한지를 새삼 느끼게 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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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리 하우어워스 읽기 - 그리스도의 증인 된 교회를 위한 신학적 윤리학
김희준 지음 / IVP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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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리 하우어워스 읽기 서평

 

하우어워스에게 기독교 윤리는 선택이 아닌 성품이다. 내향적, 외향, 밝은, 어두운 등, 개인의 기질을 나타내는 성격이라는 단어와 구별을 두는 성품. 그 성품이 스탠리 하우어워스 읽기의 중심 단어이다. 성품(character)은 자기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를 기반으로 한다. 성품은 주변 관계와 상황으로 인해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성품은 주변 상황에 수동적이지 않으며, 주도적이고 진실하다. 성품은 참여자적 관점으로 주변을 바라봄이다. 따라서 자신의 성품에 대한 책임을 가지게 된다. 결론적으로 인간의 행동은 성품을 따라 이해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어야 선과 악에 대한 가치를 올바로 규정할 수 있는 신학적 윤리에 다가설 수 있다. 이러한 성품으로 나아가는 중에 필요한 덕목은 지속성과 인내의 용기이다.

 

자신의 성품에 대한 깊은 고찰과 이로 인한 도덕적 행동을 추구하는 개인들이 모여, 성화의 공동체를 이룬다. 이 공동체는 비전을 보게 된다. 비전이란, 나아갈 길이다. 도덕 주체자 자신이 따를 세상의 종류와 그 방식을 보여주는 것이다. 진정한 성화의 공동체가 교회가 될 때, 교회는 하나님의 나라가 된다. 비폭력적인 사회의 모범이 될 수 있다. 비폭력의 나라가 하우어워스의 비전과 덕이다. 덕이 세워지는 나라는 예수님의 삶과 성품을 어떻게 실제 삶 속에서 발휘할지를 고민하는 나라이다. 결론적으로 성품, 비전, 덕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한 사람이 도덕 주체자로 바로 서게 한다.

 

하우어워스에게 사람은 이야기의 존재이다. 윤리란 우리 존재에 대한 적절한 설명을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다. 따라서 바른 윤리적 관점은 개인과 공동체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사회 안에서 발전될 수 있다. 개인의 이야기는 다른 사람들과의 이야기와 역사를 수반하기 때문에, 공동체의 역사와 전통 또한 도덕 주체자에게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야기로 사람은 자신의 성품을 빚어 갈 수 있다. 특히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라는 질문은 예수님의 삶과 성품, 죽음과 부활이라는 이야기로 출발해야 한다. 이것은 자신의 성품에 대한 회심과 겸손을 이끌어 내어 준다.

 

그리스도에 대한 이야기가 모인 공동체는 성품의 주체자들이 모임 곳이다. 성품 공동체는 예수 그리스도라는 권위의 주체를 가진다. 그리스도의 권위는 성경의 권위로, 복음에 기초한다. 하나님의 권위는 성경을 통해 그리고 그리스도를 통해서 세워진 공동체와 공동체의 전통을 통해 누군가에게 주어지고 발휘된다. 공동체의 권위 아래에서 개인은 책임과 순종을 갖게 된다. 공동선과 성숙한 성장을 추구하게 된다. 공동체의 권위는 그러나 일방적이지 않고, 다자적, 상호적, 소통적이다. 그리스도의 진리를 진실되게 말하고, 소통하는 것이 권위의 핵심 요소이다. 이로써 교회는 증인 공동체로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하우어워스가 생각하는 교회는, 하나님의 성품이 이스라엘과 예수 그리스도의 이야기를 통하여 계시되는 공동체, 그리고 그러한 이야기들을 삶과 세상 가운데서 살아 내면서, 다음 세대에 믿음의 이야기를 전수하는 공동체다. 교회는 세상과는 다른 평화의 방식으로,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보여주어야 한다. 비폭력의 사람들이 모여, 여러 사회적, 정치적, 종교적 다툼과 논의를 펼쳐야 한다. 분쟁과 대립 사이에서 중재를 이끌어야 한다. 교회가 사회에 화해와 일치를 가져달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그리스도의 증인으로써의 정체성으로 사회에 대안을 열어주는 것이다. 예배와 섬김을 통해서 세상과 다른 언어로의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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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준 교수님이 집필한 스탠리 하우어워스 읽기는 하우어워스의 신학적 윤리학을 이해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우선 책 서두에서 하우어워스를 읽는 방식에 대한 설명이 큰 도움이 되었다. 이 신학자가 윤리학적인 관점보다는 신학을 통해서 윤리적 가치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를 모색했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여러 철학자와 윤리학적인 관점에서의 이분법적이고, 편향된 부분을, 신학적인 부분으로 희석하는 경향이 있었던 것 같다. 인본주의적인 관점을, 복음주의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내려 하는 모습이 이 책의 장점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것은 이 책이 크리스천뿐만 아니라, 예수를 모르는 비신자들에게도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하겠다.

 

한국 사회의 회의주의, 특히 청년과 다음 세대가 가지는 세상과 상황에 대한 비판적 자세와, 개인이기주의의 팽배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대안을 이 책은 담고 있었다. 개인이기주의가 아닌, 독립된 개체들이 가지는 성품이라는 진정한 자아의 발견이 이 시대를 넘어설 수 있는 크리스천의 무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휘둘리지 않는 전통과 질서(패턴)을 가진 성경과 복음이라는 무기를 들고 시대를 바라본다면, 세상이 가지는 폭력과 혐오, 분리주의와 같은 어두운 모습들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소망을 갖게 하는 책이었다. 필자에겐 특히나 개인의 성품이 가져야할 주체적인 자세와 책임감, 그리고 인내와 지속성으로 성장해 가는 도덕성이라는 부분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이 시대 세대를 초월하여 가장 연약한 덕목이자, 모두가 바라는 최고선의 가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공동체를 넘어서 진정한 교회 공동체가 되기 위한 교회의 덕목에 관련한 내용도 의미심장했다. 예수 성품을 잃어버린 교회에 대한 각성은 종교개혁 이후 지속되어야 할 가치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약간의 질문이 있다면, 사실상의 윤리학을 말하는 책에, 과연 실천적인 대안이나 적용사례가 있냐는 것이다. 성품이라는 것이 결론적으로는 자아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 혹은 말씀을 통한 내면의 그리스도의 발견으로 결론이 내려지는 것이라면, 이를 가능하게 할 방법론적인 측면에서의 고찰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그것이 예배와 섬김이라고 가정한다면, 예배에서의 어떠한 측면이 강조되어야 할지, 어떤 섬김이 진정한 성품을 변화 혹은 성장시키는지에 대한 명확한 사례가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실천신학적인 관점에서 결국 이 책이 말하는 지향은 신학에 대한 온전한 성립일 수 있겠다. 신론과 기독론, 성령론을 통한 성화와 교회론적인 접근은 사실 필자에게는 교리적인 측면에서 만족도가 높다고 하겠다만, 평신도들과 비신자들에게는 조금 무거운 내용이거나, 원론적인 이야기로의 한계를 경험하게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실천신학의 분야가 주는 한국교회를 향한 실천적 과제가 조금 더 명확히 제시 되었다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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