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페이지의 시부터 영혼을 사로 잡는다. ☆ 작은 배 이재무 밤이 와서 어둠이 밀물처럼 마을에 가득 차면 농막은 망망대해에 떠 있는 한 척의 배가 된다. 나는 선실에 누워 바깥소리를 듣는다. 별들이 켜는 우주 음에 귀가 열린다. 바다는 순한 아기처럼 잔잔하고 배는 순항 중이다. ☆ 이성선 시인의 우주에 흠뻑 빠졌던 나로서는 이 시에서 한참을 머문다. 이재무 시인의 우주와 고요 속에 함몰된 까닭이다. 우주적 자각을 어쩜 저리도 시어의 절제와 감각적인 전이로 탁월하게 전할 수 있단 말인가! 짧은 시편 속, 한 인간의 존재적 자각과 우주적 감응을 담아 그것을 하나의 고요한 우주로 이루어 내신 시인님의 시편 속에 한 동안 칩거할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