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죽음과 소녀 ㅣ 주니어김영사 청소년문학 2
이경화 지음 / 주니어김영사 / 2012년 10월
평점 :

이 그림을 보면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안도감? 불안? 편안함? 죽음? 공포?
이 그림 <죽음과 소녀>는 오스트리아의 화가 에곤 실레가 1915년에 그린 그림으로써
열일곱살 소녀가 잔뜩 겁을 먹은 불안한 표정으로 죽음을 안고 있으며,
소녀는 죽음을 끌어안고 놓지 않으려는 듯 그려진 그림입니다..

이 그림은 일러스트 작가 클로이가 소설 <죽음과 소녀>의 내용에 맞게 에곤실레의
<죽음과 소녀>를 모방하며 재구성한 그림이지요
이 그림을 보며 마음이 편해진다는 말로는 부족한 한 소녀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 소녀는 17살..
늘 그렇듯 드로잉 북을 꺼내어
에곤 실레의 그림 '죽음과 소녀'를 옮겨 그리는 일에 익숙합니다
보풀이 잔뜩 일어나도록 그리고 지우기를 반복하고 또 반복하고..
누군가 말 걸어 주기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기위해
귀에 이어폰을 꽂고 MP3에 저장시킨 단하나의 곡
슈베르트의 현악 4중주 14번을 들으며 의식적으로 빨리 걷는 아이...재희

성적으로 모든 잣대를 거는 학교친구들과 엄마..
재희를 무시하는 오빠..
그속에서 무미건조하게 살아가는 재희..
이 책 속 주인공 재희의 모습도 재희의 엄마의 모습도
어쩜 우리들의 지금 현상황을 반영하고 있지는 않을까..
책을 손에 드는 내내 재희에 대한 안타까움이 생겨났습니다
내 아이가 17살이 되는 시점에 나 또한 성적으로 아이를 평가하며
아이를 다그칠까 걱정도 되면서..혹여 재희의 엄마와 닮아있진 않을까
내심 조바심 내면서 책을 조심조심 읽어 나갔습니다

죽음과 소녀...이 책안에 한 소녀의 외침이 들어있습니다
나는 살고 싶다고
나는 죽고 싶지 않다고
나는 친구들과 소통하고 싶다고
나는 엄마와 눈 마주치며 웃고 싶다고
나의 17살은 어땠지? 하고 돌이켜 보니
우리의 부모님은 나에게 '공부해라. 성적이 왜 이러냐, 너 이것 밖에 안되니?'
라고 다그치시도 않았고 그저 묵묵히 바라보고만 계셨다는...
그래서 지금 무척 감사히 여기고 있네요
나의 엄마가 나의 부모님이 그러하셨듯
내 아이가 17살이 되었을때 나 또한 그리하리라 다짐을 하며
지금 1학년인 큰 아이를 맘껏 안아줘야겠어요
오늘 학교에서 돌아오면 힘껏 안아주면서
사랑한다...말해주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