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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왕이 온다 ㅣ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0월
평점 :
"서늘한 가을밤에 읽기 좋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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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회 일본 호러소설대상 대상
2018년 12월 일본 영화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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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기왕이 온다> 표지를 봤을 땐, 일본의 어느 무당집에 붙어있을 법한 그림 같다고 생각했다. 평소에 호러 장르를 썩 좋아하지 않아서, 사실 <보기왕이 온다>의 첫인상은 좀 부담스러웠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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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첫 장을 넘기는 순간 소설에 매료되었다. 다른 건 둘째치고 재밌었다. 나의 편견이 미안할 정도로 술술 읽혔다. 소설 속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과 세밀하게 묘사된 인물들의 심리는 내게 장면을 구체적으로 상상하게 했다. 실제로 밤에 소설을 읽다가 무서워서 책상 스텐드를 켜고 잤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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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왕이 온다>는 쉽게 말해 우리가 어렸을 적 한 번쯤 들어보았던 민속 얘기서 시작된 소설이다. 어른들 말을 안 들으면 호랑이가 잡아간다, 망태 할아버지가 잡아간다던 얘기들과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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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총 3장으로 이뤄져 있고, 각기 다른 인물의 시선을 따라 소설이 진행된다. 1장은 평범한 가장 다하라의 긴박한 시선으로 보기왕에 관한 사건을 설명한다면, 2장은 다하라의 아내 가나의 시선으로 1장에서 풀리지 않았던 상황을 보충한다. 마지막 장은 오컬트 작가인 노자키의 시선으로 사건의 처음부터 끝까지 엉켜있던 궁금증과 사건을 해결한다. 개인적으로 1장에서 쌓아온 감정이 2장에서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이어질 때 가장 흥미진진했다. 빠른 진행, 신선한 구성, 치열한 심리묘사 덕에, <보기왕이 온다>라는 영화 한 편을 본 것 같았다. 스토리에 반전이 많아 지루할 틈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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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으며 두 가지 말이 마음에 남았다. 하나는 ‘두려움’이란 단어였다. 등장인물들이 보기왕을 두려워하기 보다(물론 보기왕은 두려운 존재다..) 각자의 두려움이 모든 상황을 만들어낸 게 아니었을까. 두 번째는 ‘혼령은 가족의 빈틈을 파고든다’는 말. <보기왕이 온다>를 덮으며, 이 소설은 어쩌면 사람을 향한 이야기겠구나 싶었다. 마음에 남은 두 가지 말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싶지만, 스포가 될 것 같아 말을 아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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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보기왕이 온다>를 읽고 나면 초인종 소리에 예민해지고, 현관문을 자꾸 쳐다보게 된다. 이유가 궁금하다면? 직접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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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처럼 ‘호러’라는 수식어가 붙은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 추천. 편견을 깰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