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을 이겨내고

깊은 밤을 날아서 1
정지원 지음 / 신영미디어 / 2003년 8월

두 권임에도 불구하고 각 권의 페이지 수도 다소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책의 분량이 많으면 다소 지루해질 염려가 있어서 읽기 전부터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쓸데없는 기우였다.두권인데도 이야기가 꽉 찬 느낌이 들었고 지루해질 틈은 존재하지 않았다.  재벌 2세이면서 사생아라 불리는 나림과 뒷 골목을 벗어나지 못하는 준영은 나림의 하룻밤의 일탈을 인연으로 만나게 된다.그리고 아주 짧은 시간동안 사랑이라 부르기도 힘들 정도의 짧은 순간을 추억으로 아주 오랫동안 헤어지고 아주 큰 고통을 당하게 된다. 특히 준영의 운명은 참으로 가혹했다.비록 가상의 인물이지만 아직도 준영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아마 책을 읽는 동안 감정이입이 잘되었나 보다.

이 책 전체에서 느껴지는 건 절제이다.이성적인 나림, 힘든 삶을 극복한 준영,나림의 아버지, 오빠들, 모두 감정보다는 이성의 지배를 받는 사람들처럼 감정을 그때그때 배출하지 못하는 사람투성이다.그것이 이 글의 전체적인 긴장감을 유지하도록하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 중간 중간에 공감할만한 삶에 대한 사고가 드러난다.밑바닥 생활이 무서운 이유는 가난 때문이 아니라 그곳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사람을 결코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라는  등의 ,결코 세상을 아름답게만 보지 않으면서도 희망을 포기하지도 현실에 굴복하지도 않는 작가의 시선이 단단해보인다는 건 표현이 좀 이상할까?    책을 읽는 중간 중간 공감할만한 삶에 대한 통찰이 드러날 땐 반갑기까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