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차이

어린 그녀
이준희 지음 / 대현문화사 / 2003년 7월

별3개반 정도
처음 읽기 시작해서는 여자의 상식외적인 행동에 황당해했다.여자는 어리고 외동딸로 자랐고 예쁜 외모를 가진만큼 자신의 감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그런 그녀에게 거부감이 든것도 사실이다.반면 남자는 장남이고 엄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으며 여러사람을 책임지는 위치에 있는만큼 이성적이며 책임감이 강하고 보수적이다. 그런 그녀와 그가 서로 사랑하고 삶을 일구어 가는데 마찰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여자의 다분히 감정적인,어찌보면 흥미를 위해 타인에 대한 배려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것 같은 일련의 사건들이 소개되면서 남자가 여자와의 사이에서 느끼는 갈등이 모두 여자의 잘못인양 설명된다.하지만 점차 여자가 남자를 보는 시각,자신이 그런 충동적인 행동을 하게된 성장배경,채 날아보기도 전에 새장에 갇힐것이 예감되어 더욱더 푸른 창공을 꿈꾸는 새의 안타까움등도 드러난다.남자는 자신의 성격과 판이하게 다른 여자를 동등한 인격체로 이해하지 않고 윗사람의 입장인양 관조적으로 보며 문제를 표면에 드러내지 않고 있다.그러나 역시 그녀를 사랑한다. 여자는 활달하고 감정적인 자신에 비해 보수적이고 자신에게 약한 남편을 마찬가지로 동등한 인격체가 아닌 자신이 갇힌 새장의 열쇠를 가진 파수꾼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역시 마찬가지로 문제의 해결을 남편과의 대화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풀려하고 있다.

여자의 입장에서 보면 남자는 보수적이며 재미없고 딱딱하며 자신을 동등한 인격체로 취급하지 않는 ,현재의 답답한 생활의 원인이다. 반면 남자의 입장에서 여자는 낭비벽이 심하며 충동적이고 이기적이며 타인을 배려할줄 모르는 철부지 어린애에 불과하다. 이런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살아가기는 현실적으로 아주 힘들것이다.물론 두 사람의 사랑이 전제되어 있다 하더라도.

이 책에서는 다소 과격한 방법으로 서로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애쓰지만 시사하는 바는 크다고 생각한다.흔히 사람이란 타인의 행동만을 보고 그 이면의 의미를 생각하려 애쓰지 않지만 사랑하는 사람에 관해서라면 서로 노력을 통해 의견차이를 좁혀나가는것이 중요할 것이다. 비록 서로를 이해하진 못하더라도 사랑할 순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