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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본미술 순례 1 - 일본 근대미술의 이단자들 나의 일본미술 순례 1
서경식 지음, 최재혁 옮김 / 연립서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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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립서가 인스타에서 이 책의 출간 소식과 함께 책 페이지를 스르륵 넘기며 보여주는 영상을 봤다. 픽업된 그림들을 보고 가슴이 뛰었다. 그동안 우리 나라에 자주 소개되지도, 심지어 일본에서도 소위 '교과서'에 실릴 만한 메인스트림의 그림들은 아니었지만, 일본 근대 재야 화단의 일각에서 묵직하게 존재감을 뿌리내리고 있던 그림들이다. 한일의 근대미술사를 전공하고 있는 나에게 있어, 그동안 여러 도록을 넘길 때마다 항상 나의 눈을 두 번씩 끌었던 그림들이다. 그래서 나에게는 낯설지 않았다. 서경식 선생님이 이 그림들에 대해 어떤 말씀을 하실까, 무엇을 느끼셨을까 너무 궁금하고 기대가 되었다. 

한편으로는 서경식 선생님이 이 그림들을 골랐다는 것이 왠지 모르게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왜 그랬을까. 지금 생각으로는 그 그림들에 '죽음'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꼭 어둡고 부정적인 의미의 '죽음'만이 아니다. 나이가 들며 주변 사람들의 죽음을 (그야말로) 당해가고 있고, 나 또한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의 순서표를 뽑고 대기하고 있이기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멈추어 살피고 생각할 (친근해야 할) 주제인 것 같다. 서경식 선생님이 어느 강연장에서 '죽는 것이 대단하거나 나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라고 덤덤히 말씀하시던 모습이 종종 생각난다. 나는 개인적으로는  '죽음'이라는 단어를 옆에 두고 이 책을 즐거이 읽고 있다. 화가들의 질병, 전쟁, 고뇌, 죽음, 그 사이 사이에 제작된 작품들. 이들을 보면서 서경식 선생님의 사유를 읽노라면, 죽음은 삶과 어깨동무하고 예술을 생산하기도 하며 일상의 감흥을 풍부하게 만드는 유의미한 장치로 다가온다.
연립서가는 전작에 이어 도판과 글씨체, 표지 색과 디자인 등의 장정에도 세심하게 정성을 들인 듯하다. 앞으로도 많은 양서를 내주셔서 가슴 뛰게 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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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식 다시 읽기 서경식 다시 읽기 1
권성우 외 지음 / 연립서가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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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건 이후나를 오래도록 괴롭힌 감정은 (아이들에 대한)슬픔과 (책임자 어른들에 대한)분노보다도 죄책감이었다

'침몰하는  속에 내가 있었다면...  구명조끼를 벗어서 아이들에게 입혀줄  있었을까...' 아무도 시키지 않는  가정을 자주 하고는 무척이나 괴로워했다반복되는 상상 속에서 가끔은 구명조끼를 벗어  앞에 있는 아이에게 입혀줄까도 했지만결국엔 매번  구명조끼를기어코  양팔에 끼웠다

실제로 어느 선생님들은 자신의 구명조끼를 아이들에게 양보해서 살리고 생을 마감하셨다사람들은 이런 귀한 의인들보다도 속옷바람으로   하나 보신하려고 구조선에 올라타는 선장에 대한 비난에  집중했던 것도 같다어린 생명들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이리라

그런데 나는 책임자에 대한 비난도 차마 하기가 힘들었다비난하려다가도 속옷바람으로 정신없이  보신하는 비겁한 선장이  자신인 같아서입이  떨어지지 않았다아무도 없는 깜깜한 이불 속에서 몸을 웅크리고 더욱 깜깜하고자 눈을 질끈 감곤 했다

몇달  인적이 뜸해진 시청  분향소에 향을 태우고는 한참을 묵념하다어디 지켜보고 있던 기자에게서 희생자 중에 아는 사람이 있냐는질문을 들었다.

 

서경식 선생의 제자 하마무씨는 선생의 수업에서 "타자에 대한 상상력" 들었다고 한다

"예를 들어서 간토대지진 때처럼 조선인을 죽이자고  강의실에 누가 들어왔을   방에 있는 학생  누군가가 나를 지켜  것인가아니면 학생들도 조선인을 죽이자는 무리에 들어갈 것인가그런 생각을  합니다이러한 걱정과 공포가 과도한 것인가요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중략독일 시민은 나치가  짓을 몰랐다고자신들도 피해자라고 했습니다그런데 진짜 몰랐을까요이웃 유대인들이사라지는 것을 몰랐을  없습니다." (p. 221-222)


여기에 대해 하마무씨는 이런 상상을 했다.

"선생님을 지키고 싶다그러다가 나도 죽으면아니다그래도 사람을 죽이는 일에 방관하면서 살고 싶지는 않다이런 생각을 떠올리다 갑자기 가슴이 뜨끔했다 내가 지켜  쪽이라고 생각하는 거지순간 나는 내가 다치지 않는 위치에서만 상황을 상상할  있는 권력을 이미 가지고 있음을 깨닫고   없는 죄책감과 슬픔과 분노에 휩싸였다선생님은 현실적인 공포 속에서 산다누군가에게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차별과 억압을 당할 위협을 항상 느끼면서 산다 입자을 여성으로 바꾼다면퀴어나 장애를 가진 사람이라면? (중략권력은 위대한누군가가 지닌 것이 아니라우리 속에 있고  속에 있다그때 나의 가해자성을 외면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p. 222)


일본 유학을 8 정도  적이 있는 나는이상하게도 혹은 당연하게도 서경식 선생의  가정이 허무맹랑하게 들리지 않는다아니 '일본' '조선인' 예가 아니라도 우리  일상에서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마녀사냥과 '타인만들기' 얼마나 많이 일어나는가소수라는 이유로 얼마나 쉽게 피해자가 되는가가해그룹의 선두에 서지 않더더라도가해자 표명을 하지 않는 이상 자동적으로 피해자 그룹에 속해버리는 분위기라면나는  얼마나 말을 얼버무리며 어정쩡하게 가해 그룹을 향해서 고개를 돌렸던가


세월호 사건과 일상  소수에 대한 차별은 언뜻 다른 맥락일지도 모른다그런데  자신이 사건이든 편견이든 맞닥뜨렸을  보신과편의그러니까 물리적 생존과 사회적 생존을 위해 약자의 어려움을 모른 척하기 쉽다는 점에서 안에서는 매락이 통하는 일들이다재일조선인성소수자장애를 가진 사람한국의 외국인 노동자, ( 아이와 친구가 다문화 가정 아이들보육원 아이들환경문제...  '바쁜일상에 '귀찮고' '머리아픈', 못본  외면해버리고 싶은 일들이다


포시랍게만 자라지는 않았던 나는 소수가 되는 경험도 종종 했다교통사고로 인한 눈에 띄는 상처들과 (수술을 위해)밀어버린 민머리로 20대의  년간은 장애를 가진 사람의 취급을 받기도 했고부유한 여학생들이 유달리 많았던 여대 대학 시절에는 또각구두 소리가 재잘대던아름다운  캠퍼스  구석에 앉아 학자금마련에 가슴 쓰라려하던 고학생이기도 했다장학금을 받고 가게  일본 유학시절에는 과거 '식민지'에서  열등한 사람으로 '일부일본인들에게 억울한 일도 아주 '가끔겪기도 했다. (물론 좋은 인연이 훨씬 많았다그러니까 나는 소수의 아픔에 대해 경험조차 못해본아주 몰이해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도 소수의 고통에 선뜻 연대하고동참하기가 힘들다 본척하고 주저할 때가 많다솔직히 말하면 적극적으로 연대해야  때가 오는 것이 두렵다


그런데 이것이 서경식을 다시 읽어야하는 이유다적극적으로 연대해야  때가  연대할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잠재적이고 소극적인 가해자가 되어 있는 죄책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그때까지 서경식 선생의 글과 그에게 연대하는 '작은 자의 슬픔' 아는 자들의 글을 계속 읽고 싶다그들의 글들이 못본  자꾸 고개를 떨구는 나를 다시 고개들어 보게  것이다


마지막으로 서경식 선생의 부인 후나하시 유코씨가 남긴 아름답고 가슴 아픈 말씀을 적는다

"나는 서경식 씨와 만나서 가치관과 생활이 크게 바뀌었습니다알게 되는 배우는 것이 매우 즐거웠습니다그래도 시대는 돌고 도는군요지난 총선거에서는 예상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자민당이 압승했습니다쓰라린 눈물을 흘리지 않으면 안되는 날이 다시 찾아오는 걸까요그런 날과 맞닥뜨린다면 피해를 입고 싶지 않습니다동시에 지금도 일본인으로서 가해의 역사적 책임을 안고 있는 저는 다시 가해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렵습니다 세상에서 저를 지우고 싶습니다." (p. 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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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서 간토대지진 때처럼 조선인을 죽이자고 이 강의실에 누가 들어왔을 때 이 방에 있는 학생 중 누군가가 나를 지켜 줄 것인가, 아니면 학생들도 조선인을 죽이자는 무리에 들어갈 것인가, 그런 생각을 늘 합니다. 이러한 걱정과 공포가 과도한 것인가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중략) 독일 시민은 나치가 한 짓을 몰랐다고,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진짜 몰랐을까요? 이웃 유대인들이사라지는 것을 몰랐을 리 없습니다. - P221

선생님을 지키고 싶다. 그러다가 나도 죽으면? 아니다, 그래도 사람을 죽이는 일에 방관하면서 살고 싶지는 않다. 이런 생각을 떠올리다 갑자기 가슴이 뜨끔했다. 왜 내가 지켜 줄 쪽이라고 생각하는 거지? 순간 나는 내가 다치지 않는 위치에서만 상황을 상상할 수 있는 권력을 이미 가지고 있음을 깨닫고 알 수 없는 죄책감과 슬픔과 분노에 휩싸였다. 선생님은 현실적인 공포 속에서 산다. 누군가에게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차별과 억압을 당할 위협을 항상 느끼면서 산다. 그 입자을 여성으로 바꾼다면? 퀴어나 장애를 가진 사람이라면? (중략) 권력은 위대한누군가가 지닌 것이 아니라, 우리 속에 있고 내 속에 있다. 그때 나의 가해자성을 외면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 P222

나는 서경식 씨와 만나서 가치관과 생활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알게 되는 것, 배우는 것이 매우 즐거웠습니다. 그래도 시대는 돌고 도는군요. 지난 총선거에서는 예상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자민당이 압승했습니다. 쓰라린 눈물을 흘리지 않으면 안되는 날이 다시 찾아오는 걸까요. 그런 날과 맞닥뜨린다면 피해를 입고 싶지 않습니다. 동시에 지금도 일본인으로서 가해의 역사적 책임을 안고 있는 저는 다시 가해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렵습니다. 이 세상에서 저를 지우고 싶습니다. - P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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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식 다시 읽기 서경식 다시 읽기 1
권성우 외 지음 / 연립서가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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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식 선생님을 몰라도 읽을 수 있고, 오히려 입문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 같다.
서경식 선생으로 인해 자신과 타인의 아픔에 대해 더 인식할 수 있게 된 또 다른 서경식 18인이 남긴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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