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지나간다
구효서 지음, 김홍희 사진 / 마음산책 / 2000년 11월
평점 :
절판


제목이 마음에 쏙 들었다. 인생은 지나간다.... 뭔가가 "있을것" 같아서 읽기 시작했는데- 구효서라는 소설가의 수필집이더라. 사실 요즘 제대로된 "수필집"을 만나기 힘들다. 예전에는 전문 수필작가도 있고 그작가들의 글이 감질맛이 나 읽기 좋았는데- 점차 가벼워지고, 싱거워지며, 아무 내용이 없어진 자서전류의 성공담들만 난무하더라.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적당한 위치를 가지고 있다. 너무 무겁지고 않고, 교훈을 전해주려 발버둥치지도 않고, 더 나아가 가벼워서 괴롭지도 않다.

이 작가의 소설을 한권도 읽은 적은 없이나 기본적인 필력이 뛰어나더라. 자신의 경험을 사물 하나 하나와 연결시켜 넘어가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간혹 작가가 느낀 세월의 힘에 눈시울까지 적셔 지곤 하니... 성공적인 독서였다고 생각한다. (특히 추천할만한 꼭지는 "시계") 그러나 어떤 의도에서 적힌 글들인지 모르겠으나, 마지막이 너무 생뚱맞았다. 모든 이야기를 다 모아놓은 글이라도, 단행본으로 나왔다면 뭔가 "마무리"를 바라는게 무리인것일까? 아주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 책이다. (2006. 6. 18 ⓒ bride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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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성인용이야
김점선 지음 / 마음산책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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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선입견이라는 것이 있다. 이렇고 저렇고 그럴것이다 라고 미리 짐작하는 선입견. 김점선이라는 작가에게도 이런 선입견이 살짝 있었다. 예술 관련 티비프로그램이었던 것 같다. 그 더벅머리에 어눌한 말투. 2-3분 정도 들여다보다가 호감이 생기지 않아서 채널을 돌려버렸다. 그러다가 우연히 손에 들어온 이책. 작가의 사진을 보니 그때 그 기억이 되살아 났다. 그렇게 선입견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는데... 역시, 선입견은 선입견일뿐인 것이다.

이상한 선입견을 제외하고 나서는 김점선이라는 작가에 대해서 아는것이 없었다. 그림을 그려서 먹고 사는 직업작가이고, 남편은 병에 걸려서 죽었으며, 아들이 하나 있고, 월남을 하였고, 가끔 글도 쓴다. 이런 사실들을 이 에세이를 통해서 알수 있었다. 더 나아가 그녀의 독특한 정신세계도 훔쳐볼수 있다.
엄청나게 심심해야 작업을 할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를 심심하게 내버려두며, 재미있는 일을 피해다니고, 몸이 아프게 되면 몸뚱이의 저열함에 대해서 깊게 깊게 생각을 한다. 또 친한 사람들과는 싸우게 되는게 싫어 아들이 집에 오더라도 빨리 가라고 재촉한다. 그렇게 자신을 끝임없이 돌아보며 창작의 의지를 굳건히 세우더라.

사실 그녀의 그림은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화투가 너무 아름다워서 작업을 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림을 잘 볼줄 모르는 내눈에는 글쎄.. 라는 말이 맴돌뿐. 하지만 그림 사이 사이에 적어놓은 글귀들을 보며 작가의 의지를 알수 있었다. 계속해서 "해라해! 김점선"이라는 말을 반복하며 자기 최면을 거는듯했다.

이렇듯 치열하게 살아가며 자신과 자신의 삶과 싸워나가는 사람들의 글을 읽어보면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나는 무엇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가 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생각지 못하게 좋은 글을 접했다. 그래서 나를 다시금 돌아봤다. 독서는 좋은 시간을 제공해준다. (2006. 7. 2/ bride100.com)

덧글) ISBN 을 들여다 보니, 시리즈로 기획한 책인것같은데.. 아직 2권은 없는것 같다.
언제가 다른 책이 나온다면 또 읽어볼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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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이야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로빈슨 크루소의 모험>이후 표류기는 무언가 동경의 대상이 되어온것 같다. 당연히 "인도소년의 표류기"라는 홍보 문구에 끌릴수 밖에. 하지만 웬걸? 읽다가 좌절을 하게 됬? 이야기의 반이 지나도록 <표류>의 ㅍ자도 보이지 않는 것이다! 아, 나는 속았구나~ 라고 생각하며 한장 한장을 넘겼다. 역시나 이른 판단은 금물-. 주인공이 우여곡절을 겪고 표류를 한다. 아이 좋아라-. 내 마음은 간사하여 갑자기 책이 즐겁게 느껴졌다. 즉, <파이 이야기>는 소년의 모험기 이도 하고, 아니기 하다.

인도에서 동물원을 하는 집안의 아들인 파이 파텔. 본명이 마음에 안들어서 스스로 "파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주인공이 이 소년은 늘 동물원에서 동물들의 다양함 모습을 관찰하며 일상을 보낸다. 수도 없이 많은 동물들과 지낸다는 점말고도 "파이"는 다른 아이와 다른점이 있다. 바로 "신(神)"을 섬기는 점. "파이"는 성당에 가면 예수의 고통을 느끼며 하느님께 기도를 드렸고, 힌두의 사원에가면 시바의 자애로움에 기도를 드리며, 이슬람 사원에 가면 알라의 힘을 느끼며 기도를 드렸다. 이렇게 남들과는 다르게 종교계에 투신한 "파이". 그러나 인도의 불안한 정치 상황이 "파이" 가족들을 인도에서 떠나 캐나다로 가게 만든다. 몇몇 동물들을 처분하고 몇몇 동물들을 화물선에 태우고 캐나다로 떠나는  "파이"가족. 태평양 한가운데서 갑자기 만난 사고 인해 모두다 살아 남지 못한다. 오직 "파이"만이 구명선에 살아남는다. 아, 단순히 "파이"만 살아남은것은 아니다. 3년산 뱅골 호랑이, 하이애나, 다리가 부러진 얼룩말, 바나나를 타고 떠내려온 오랑우탄. 이렇게 동물들과 함께 살아남은  "파이". 다른 모든 동물들은 다 죽어나가고 바다 한가운데 호랑이와  "파이". 이렇게 둘만 남는다. 이 둘이 무려 227일동안 멕시코로 떠내려 오까지의 여정에 관한 이야기다.

믿어지지 않는다고? 어떻게 호랑이와 소년이 단 둘이서 구개월간 바다위에 떠있어도 살수가 있냐고? 그것이 바로 이 이야기의 핵삼이다. 책의 전반에 지루하기 짝이 없었던 동물에 대한 이야기는 호랑이와 공존하는 삶을 꾸릴 수 있는 "파이"의 생존력을 알려준다. 또한 지루하다 못하 몸이 뒤틀렸던 종교에 관한 이야기는 9개월동안 고독에 빠져도 삶의 끈을 놓치 않는 "파이"의 정신세계를 알려준다. 이렇게 이야기는 전형적인 <표류>이야기로 가기위해 전형적이지 않은 형식을 취한다. 뭐, 세익스피어 이래 "끝이 좋으면 다 좋다"라는 명제는 모든 이야기에 면면히 내려오는 진실. 나 역시 지루함을 극복하고 "파이"의 표류기를 읽다보니 괜찮은 책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 모험담은 언제 읽어도 신이 난다. (2006. 7. 4/ bride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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