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UNERAL CODE - 내가 유디티가 된 이유
홍지재 지음 / Professional Amateurism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가 전해주는 희망가, 그 희망가를 읽다 보면 순항의 내일이 찾아올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THE FUNERAL CODE - 내가 유디티가 된 이유
홍지재 지음 / Professional Amateurism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는 세상의 마지막 날에 '읍비'라는 이름만을 움켜쥔 채 떠나고 싶다고 한다. 타인의 초상집에서 자기 일처럼 울어주는 일을 업으로 삼던 조선시대의 '읍비'. 이 책에는 저자, 그리고 그와 함께한 사람들이 서로의 읍비가 되어주던 이야기가 담겨있다. 

 

"내가 됐으니 너도 된다. 잘할 수 있다. 우리를 가라앉히는 것은 물이 아니라 우리의 정신이다." 

 

  한라산에서 저자가 밀어 올려주었던 동료의 등은 정상에 무사히 닿았고 후에 저자의 온몸이 바닥으로 꺼져 붙을 때 일으켜주는 손이 되어 돌아왔다.

 



  누군가의 아픔 앞에서 세상 가장 서럽게 울어주던 사람으로 오래도록 기억되고 싶다는 저자. 그는 동기, 타인의 고통을 쉬이 지나치지 않았다. 항상 함께 그 순간에 머무르며 온전히 상대의 감정을 같이 느끼고 다독였다. 이것은 타인을 일으켜 세우는 방법이기도 했으나, 곧 저자 스스로를 일으키는 방법이었다. 

 

  결코 담백하지 않은 저자의 순간들이 담백하게 이어진다. 몇 개의 단어로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문장들은 저자의 인생을 담고 있다. 이 또한 타자기에서 수없이 자음과 모음, 스페이스와 백스페이스로  복잡하게 조합되었을 것이나 결코 그의 인생만큼은 아닐 것이다. 저자는 커서의 깜박임처럼 잠시도 숨 고를 새 없었던 인생길에서, 맥락을 튀어나가는 오타일지라도 그것을 누구보다 의미 있게 조합해 자신만의 인생 여행기를 드러냈다.
 

  때문에 이 책은 참으로도 솔직하다. 책을 펼치기 전에는 이 솔직함을 상상도 못할 것이다. 저자의 솔직한 이야기들을 통하여 나는 저자의 읍비가 되기도 했고, 저자가 나의 읍비가 되어줌을 느끼며 깊은 대화를 한 기분이다.

 

  책의 마지막 글자를 읽고도 여운이 남아 여백의 페이지를 넘기고 넘겼고, 인터넷 리뷰를 검색해보았다. 저자와의 대화를 넘어 이 책을 매개로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우리 인생의 여행기에 대하여 말이다. 

 

  더 쓰여질 저자의 인생 여행기이지만, 일단 이번 인생 여행기의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유디티가 된 이유를 명료하게 드러낸다. 그리고 그가 던지는 세상의 물음에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앙꼬스러움'을 가진 사람은 저자만이 아니다. 우리 모두이다. 그렇기에 우리, 서로의 '읍비'가 되어 서로의 '앙꼬'를 품어주며 함께 살아가고 싶다. 자신을 감추지 않고 마음껏 드러낼 수 있기를, 이를 통해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더욱 이해하고 보듬어 줄 수 있기를, 너의 발톱과 나의 발톱이 다르지 않음을 함께 느끼기를, '너'의 아픔이 아닌 '우리'의 아픔이 되기를, 

 

+ 저자가 스스로 자신 안에 반드시 세상으로 내보여야만 하는 무언가가 있음을 깨달았다는 것에 굉장히 감사하다. 그것을 표현하고자 노력하다 삶의 무게에 억눌려 포기해보려 했으나 포기에 실패한 것을 축하한다. 관념적 고민을 삶에서 지우고 생생한 삶의 현장을 살아줘서 고맙다.
덕분에 나와 당신만의 시간 속에서, 당신의 인생과 이렇게 마주할 수 있게 되었으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