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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특파원 잭 런던 ㅣ 서해문집 청소년문학 1
설흔 지음 / 서해문집 / 2018년 2월
평점 :












열강 세력의 이권 침탈로 국가의 자주성이 위협당하고 있던 구한말 시기.
한반도와 만주의 패권을 둘러싼 러시아와 일본의 전쟁인 러일전쟁은 일본 제국의 승리로 대한 제국의 외교권이 박탈되고 통감부의 설치로 우리나라에 대한 지배권을 확립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위안부 문제도 그렇고 일제가 우리에게 저질렀던 온갖 만행에 분노와 격분이 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역사인식을 통해 역사의식을 고취 시킬 수 있는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
서해문집에서 청소년을 위한 새 시리즈인 '서해문집 청소년문학'을 선보이는데 그 첫 책으로 설흔 작가의 <조선 특파원 잭 런던>이 출간됐다
<조선 특파원 잭 런던>은 1904년 러일전쟁을 취재하기 위해 특파원으로 조선에 방문한 유명 작가 잭 런던과 그의 조수이면서 통역사인 조선 소년 만영이 한 팀이 되어 조선의 실상을 보고 겪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당시 잭 런던이 러일전쟁을 취재하고 남긴 취재기 [잭 런던의 조선 사람 엿보기] 속 실제로 존재했던 상황들을 소설로 풀어낸 책이라 더욱 흥미진진하고 마음에 와닿는 시간이 되었다
동학농민운동, 청일전쟁, 을미사변, 을사늑약, 아관파천 등 그 당시의 역사적 배경지식을 쌓고 읽는다면 <조선 특파원 잭 런던>을 열린 시각으로 좀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으리라 생각이 든다
온갖 육체노동을 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소년 시절을 보내야 했던 잭 런던은 그의 다양한 경험들을 녹여 글쓰기를 했고 결국 작가로 성공을 거둔다
하지만 성공 이면엔 고독과 외로움이 그를 괴롭히고 고뇌하게 된다
그의 지난 시절의 이야기를 들으며 조선 소년 만영은 알게 모르게 변화하고 조선에 대한 희망을 품고 꿈을 꾸게 된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지만 삶의 역경을 견디고 포기하지 않은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고 애틋함을 느끼며 우정을 쌓는다
잭의 냉정한 시선에 비친 조선의 모습은 연민과 함께 분노를 일으킨다
그 당시 외국인의 눈에 비친 조선인에 대한 보편적인 시선이 잭의 그것과 비슷했을 거라 미뤄 짐작이 된다
그에 반해 외국인(잭 런던)을 신기하고 괴이한 피조물로 여기고 두려워하면서도 신기한 듯 구경하는 모습에선 폭소가 터진다
참으로 순박하고 어리석고 무지한 사람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파온다
탐관오리의 횡포, 일본제국의 침략과 수탈 등 전쟁보다 더 피폐한 조선의 어두운 현실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적자생존과 약육강식이 난무하는 시대의 비극적 현실 때문에 짧은 분량의 책이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책이다
어느 시대나 나라를 막론하고 그들의 역사를 제대로 인식하고 배우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역사교육은 과거와 현재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해 더욱 중요함을 인식해야 한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역사를 잊고 산다면 우리의 정체성을 잃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체성을 확립하고 우리의 자존감을 회복해 대한민국의 밝고 희망적인 미래를 열 수 있는 근간으로 삼아야 한다
그런데 역사교육이라는 것이 입시를 위한 주입식 과목으로 전락하고 청소년들에게 잊히고 있다
어느 나라 교육 현장에서 역사 과목을 오로지 입시를 위한 암기과목으로 가르칠까?
일본이 초중고 교육과정에 독도 영유권 교육을 의무화하며 역사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것과 참으로 대조적이다
가슴 아픈 현실이고 우리 어른들의 잘못임에 부끄러워진다
역사는 우리의 미래다
우리가 존속할 수 있는 힘은 역사에서 나온다
역사는 과거인 만큼 직접 경험하지 않은 것을 몸으로 체화되기 위해서는 관련된 책을 자주 접하는 방법이 있다
여기에 역사 소설은 재미를 주고 이해를 돕는데 큰 역할을 할것이다
꾸준히 역사와 관련된 책을 읽으며 문학적 감수성과 역사의식을 함양하고 역사적 식견을 넓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면 좋겠다
역사에 대한 관심을 책으로 이끌어 주는 건 또 다른 우리 어른들의 역할이고 의무일듯하다
<조선 특파원 잭 런던> 은 청소년들에게 추천하는 문학도서 이지만 성인들이 함께 읽어도 충분히 가치있고 의미있는 좋은 책이라 여겨진다
다만 이야기 속에 등장했던 러일전쟁이나 관련 사건들을 따로 설명해 주는 부분이 있다면 책을 읽고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것 같다
앞으로 출간될 서해문집의 청소년문학 시리즈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