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 원태연 필사시집
원태연 지음, 히조 삽화, 배정애 캘리그래피 / 북로그컴퍼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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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시 중에서_ <진짜 가짜> 필사






신작 시 중에서_<사랑의 시> 필사





대표 시 중에서_<네가 내 곁을 떠났을 때>





원태연 시인의 필사_ <알아!>

시인이 자필로 필사한 시 4편이 수록되어 시의 감성을 오롯이 전하고 있다. 





대표 시 중에서_ <안녕>






대표 시 중에서_ <우리 일>







원태연 시인의 에세이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의 전문 수록.







내 마음을 흔들어 놓았던 원태연 시인의 대표 시 <알아!>








오래전 『넌 가끔가다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가다 딴 생각을 해』, 『손끝으로 원을 그려봐 그걸 뺀 만큼 너를 사랑해』 두 권의 시집으로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원태연 시인.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의 신작 시집이 드디어 출간되었다.

원조 감성 시인의 귀환을 나뿐만 아니라 많은 팬들이 오랫동안 기다렸을 것이다.

작사가, 수필가, 소설가, 시나리오 작가, 영화감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을 해오고 있지만 시인으로 다시 우리 앞에 선 그의 모습이 왠지 더 반갑고 기쁘다.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는 18년 만의 새로 쓴 신작 시와 그의 대표 시를 더해 총 100편의 시를 함께 만날 수 있는 필사 시집이다.

책을 두 손에 펼쳐 든 순간 왜 그리 두근두근 설레던지...

가슴 깊이 묻어두었던 옛사랑의 그리운 추억들을 소환 시키는 시집의 제목이 먼저 반긴다.


대학 시절 학교 앞에 있는 작은 서점에서 구입한 원태연 시인의 시집을 가방 안에 넣고 다녔었다.

그 시절 나의 가방 안에는 늘 시집이 한 권씩 들어 있었는데 학교를 오가며 짧은 시간 집중해서 읽을 수 있는 문학 중에 시는 단연 최고였다.

지금까지 소장하고 있는 몇 권의 시집 가운데 원태연 시인의 시집이 유난히 애정이 가는 이유는 첫사랑으로 가슴 앓이를 하던 시기에 원태연 시인은 또 다른 연인이었고 그의 시는 절대적인 공감으로 따스한 위로가 되어 주었기 때문이다.

말로 꺼낼 수 없는 혼란스럽고 버거웠던 나의 감정선들이 그의 시에 그대로 투영되어 있는 듯 느껴졌다.

오랜 시간을 지나 만난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는 20대의 풋풋했던 감성 위로 한층 깊어진 시선이 드리운 시어들이 노래말처럼 애잔하게 가슴을 파고든다.

원태연 시의 찐매력인 솔직함은 그의 시를 읽는 순간 곧바로 심장을 관통해 온몸으로 퍼져나가게 한다.

세월은 많이 흘렀지만 그만의 고유한 시적 감성은 예전과 다름없이 전해진다.

이 얼마나 기다려 왔던 그리움인가.

잠시 그 시절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기분이 들었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외로움과 슬픔, 기쁨과 환희, 애잔함.

사랑 때문에 울고 사랑 때문에 매일매일이 행복하고 사랑 때문에... 사랑 때문에.....

이제는 덤덤하게 지난 사랑의 기억들을 마주할 수 있을거라 여겼는데 비 오는 밤의 공기처럼 묵직한 무엇인가가 가슴을 훑고 지나간다.

사랑이란 과거에도 현재에도 내 통제 구역 밖에서 존재하는 그 무엇.

우리들에게 사랑이란 감정은 얼마나 뜨겁고 가혹한 것인지.

사랑과 이별에 대한 숱한 감정들을 솔직 담백하게 표현한 그의 시는 그래서 더 아프고 애틋하게 다가온다.


가을이 가면 겨울이 오고 겨울이 가면 다시 봄이 오듯이 처절하고 혹독했던 사랑의 아픔도 시간이 흘러 서서히 상처가 아물고 기억 속에서 흐릿해 지지만 문득 흐린 하늘을 바라보다 찌릿한 통증이 망각을 거슬러 움찔거릴 때가 있다.

그럴 때 원태연 시인의 시는 아픈 곳을 어루만져 준다.

보통의 일상 언어로 가득 채운 시들은 날것 그대로의 감정을 담아 마음에 깊이 스민다.

시를 읽고 필사를 하고 아름다운 삽화를 보고 있으면 주문을 외우듯 시를 나직이 읊조리며 아픈 마음을 위로하던 오래전 젊은 날의 한때가 떠오른다.

감성 돋는 다양한 글씨체의 캘리그라피와 컬러감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일러스트, 시인의 필사까지 담은 특별하고 예쁜 시집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아쉬운게 있다면 삽화가 지면을 많이 차지하는 부분에는 그 위에 필사를 해야하는데 잉크가 잘 먹지 않고 번진다는 것과 책이 활짝 펼쳐지지 않아서 글을 쓸 때 불편하다는 점이다.

다음에 필사시집을 출간할 때는 삽화의 크기나 위치, 180도 활짝 펼쳐지는 사철제본을 고려했으면 좋겠다.

마음에 와닿는 시를 한편 고르고 그 옆에 한 문장 한 문장 적어 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잔뜩 긴장해 있던 마음이 촉촉해지며 말랑해진다.

시도 때도 없이 안전 알림 문자가 울리는 요즘 우울한 나날의 연속이었는데 오랜만에 펼쳐든 원태연 시인의 100편의 시는 토닥토닥 위로를 건네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현재 사랑을 하고 있거나 사랑을 하고 싶은 이에게, 사랑으로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건네고 싶은 감성 충만한 아름다운 시집이다.







괜찮아

사랑했잖아 니가 그랬고 내가 그랬잖아

그래서 우리는 하나였고 떨어져 있으면 보고 싶어 했잖아

너를 보고 있을 때도 좋았지만

니가 보고 싶어질 때도 참 좋았으니까

재미있고 아름다웠고

꼭 붙잡아두고 싶던 시간을 보낸 거 같아

니가 정말 소중했었어

그래서 잘 간직하려고 해

너를 보고 있을 때도 좋았지만

니가 보고 싶어질 때도 참 좋았으니까.

- <괜찮아> 중에서










<본 도서는 북로그컴퍼니 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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