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기가 들려주는 이야기
톰 행크스 지음, 부희령 옮김 / 책세상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책세상 / 톰 행크스 소설집 / 부희령 옮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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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상을 수상한 세계적 배우, 열렬한 타자기 애호가
톰 행크스의 생애 첫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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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에게 너무나 친근한 영화배우 톰 행크스가 낯설고도 새로운 모습으로 그의 존재감을 알려왔다
하나하나 열거하기에는 차고 넘치는 그의 출연작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보냈던 향수 어린 지난 시간들.
평범한 듯 보이지만 따뜻한 인간미를 느낄 수 있는 그의 연기에 오랫동안 감동받고 위로받았다
사람 냄새나는 배역을 자신의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럽고 멋스럽게 해내는 그의 연기가 좋았다
다양한 분야까지 넘나들며 재능과 끼를 펼쳐 보이던 그가 작가라는 타이틀로 생애 첫 소설집을 내놓았다
<타자기가 들려주는 이야기>!
제목을 보는 순간 내 취향의 이야기들이 담기지 않았을까 슬쩍 기대감에 부풀었다
타자기를 매개체로 그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지 궁금해졌다
타자기의 열렬한 애호가라는 사실만으로도 타자기에 영감을 받아 써 내려갔다는 17편 이야기에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담겨 있을 거라는 느낌이 왔다

어떤 단편들은 극적인 반전이나 스토리 전개는 없지만 잔잔하고 서정적인 분위기로 글을 읽는 내내 편안했으며 미소가 번지기도 했고 몇몇 단편에서는 긴장감을 유지시키는 스토리 구성이 돋보이기도 했다
친근하고 좋아하던 배우가 글을 썼기 때문일까? 머릿속에 영상이 펼쳐지면서 톰 행크스가 이야기 속의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듯 이미지가 그려진다
저자의 다양한 경험들이 문장 속에 오롯이 녹아 흡수되어 지난 삶을 바라보는 애틋한 시선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만의 유머러스하고 재치 있는 문장들이 곳곳에서 보물처럼 찾아지기도 하고 한편의 영화를 감상하듯 이야기에 빠져든다
단편소설의 재미와 매력을 알게 해 주었고  명품 연기를 선보이는 톰 행크스라는 세계적 배우가 아닌 작가로서의 확실한 존재감을 알리는 소설집이다

17편의 짧은 단편들은 각각 특유의 맛과 색이 느껴지기에 끝날 때마다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이미 저자가 만들어내는 스토리에 깊이 매료되어 조금 더 뒷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과거는 중요하다」에선 예상치 못한 결말로 충격을 받아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인간이란 한순간에 빠져든 사랑 앞에서 자신의 목숨까지도 걸 수 있을 만큼 무모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기도 했다
이혼녀의 이야기, 직접 만든 우주선을 타고 우주여행을 하는 네 친구의 이야기, 신인 영화배우의 영화 홍보를 위한 고단한 여정 이야기, 신인배우를 꿈꾸며 고군분투하는 뮤지컬 배우 수 글립 이야기, 친구였다가 연인으로 발전해 3주 동안의 과도한 데이트 일정으로 다시 친구가 된 남녀 이야기, 2차 세계대전 참전으로 몸과 정신에 남은 상처를 보듬으며 살아가는 재향군인 이야기, 바닷가에서 아버지의 외도를 목격하는 청년 이야기, 작은 도시 모텔에서 삶의 가치를 발견하는 괴짜 억만장자 에프엑스알과 그의 비서 이야기, 우연히 타자기를 소유하게 되어 실연의 공허함을 달래게 된 젊은 그녀의 이야기, 공산주의자들에게 쫓겨 뉴욕으로 밀항한 불가리아 남성의 일화, 볼링쇼에 출연해 유명인사가 되지만 볼링의 진정한 기쁨은 잃어버리게 된 아시아계 청년 이야기까지 다양한 시공간과 여러 연령층과 인종들을 등장시켜 다채로운 삶을 다루고 있다
중간중간 저자만의 유머와 재치에 웃음이 나기도 하고 뉴욕으로 밀항한 불가리아인의 과거사를 읽을 때는 참담한 심정이 들기도 했다
감성을 자극하는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예상치 못한 결말에 당황하기도 했고 저자의 해박하고 전문적인 과학지식이 존경스럽기도 했다

각 단편마다 등장인물들의 삶의 이면들을 면밀히 살피고 섬세하게 묘사하는 문장들을 보면서 배우로서의 삶이 많은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해 보게 된다 
다양한 인물들이 모두 다른 배경 속에서 펼치는 이야기들은 전반적으로 따스하고 희망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며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고 결론을 맺는다
시나리오 형식의 「어서 오세요」, 신문 칼럼 스타일의 「행크 피셋과 함께하는 우리 동네 소식」은 독특한 구성으로 소설의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배우로서의 폭넓고 다채로운 경험과 다방면의 해박한 지식들은 소설의 내용을 더욱 흥미진진하고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내 마음의 명상록」에서는 타자기의 종류에 따른 글꼴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다른 단편에 비해 좀 더 타자기에 대한 묘사가 많다
타자기에 대한 그의 깊은 애정도가 반영된 글인 것 같고 주제를 봤을 때 여러 편의 단편 속에서 메인이 되는 소설인듯하다
17편의 모든 소설이 공감이 가고 재미가 있는 건 아니지만 독특한 구성과 함께 각기 다른 매력을 충분히 어필하고 있기에 대부분 재미있게 읽히는 책이다
문장은 매끄러워 막힘없이 잘 읽히고 한 편 한편 완성도 있는 작품들은 저자의 첫 소설이 맞나 싶을 정도로 유려한 필력을 자랑한다
작가라는 호칭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독특하고 흥미롭고 재미나며 잔잔한 감동까지 선사하는... 
이렇게 매력적인 소설이라니~

<타자기가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각 단편마다 첫 장에 빈티지 타자기의 사진을 실었고 타자기 이야기가 짤막하게 등장한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타자기를 사용할 때는 미래에 대한 희망적인 바램이나 소망이 느껴진다
우리가 꼭 찾아야 할 행복 같은...
내가 고등학교와 대학교, 사회생활 초년기까지는 타자기를 볼 수 있었고 직접 사용해 보기도 했다
활자대가 움직이며 탁 탁 타닥 타닥 경쾌한 소리를 내며 글자가 찍히는 모습이 신기하고 마음에 들어서 짧은 메모에서부터 조금 긴 편지까지 썼던 기억이 떠오른다
세월이 한참 지나고 보니 타자기에 대한 애틋함과 그리움이 감성 돋는 추억으로 자리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저자는 왜 타자기를 선택한 걸까?
그가 소설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지금보다 더 인간적이고 따뜻했던 시절로의 동경과 앞으로도 그것을 지켜나가고 싶은 바램이 아니었을까
평범한 사람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소중한 것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
아날로그의 매력은 우리 삶을 좀 더 인간적이고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귓가에 와닿는 듯한 타자기의 리드미컬한 소리... 그것은 삶이라는 이름에 아날로그의 감성을 담아 조금 더 아름다운 빛과 온기를 품어주는 것이리라.
타자기를 사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책 속에 등장한 매력적인 외관의 언더우드, 올리베티, IBM, 헤르메스, 레밍턴 같은 빈티지 타자기들을 찾아보기도 했다
세상을 위한 글쓰기를 시작해야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타자기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평범하고 일상적이라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도 있고 아픔과 상처로 얼룩진 삶의 흔적들 위로 새벽빛처럼 어슴푸레 번져오는 희망의 빛이 느껴지는 이야기도 있다
시간 여행과 우주여행이라는 판타지 요소가 가미된 예측불허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도 담겨있다
각양각색의 소재와 내용을 다루고는 있지만 공통분모가 있는데 그건 다름 아닌 타자기에 대한 저자의 남다른 애정, 삶을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과 감성적인 코드가 맞물려 잔잔한 감동과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소설이라는 것이다
톰 행크스가 그동안 연기해 온 배역만큼이나 다채로운 상황과 인물 설정들을 통해 여러 감정들과 대면하면서 미국 소시민들의 삶과 일상을 들여다보았다
아날로그적 감성이 짙은 그의 글은 읽기 편안했고 깊이 있는 작가의 내면세계를 만날 수 있었다
다음번에는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조금 더 긴 여정에 함께 하며 공감할 수 있는 장편소설과 만나기를 기대해 본다
그의 다음 소설이 기다려지는 독자가 되어 기쁘다

 

 

 

 

 

 

 

--- "타자기는 도구예요. 올바로 사용할 사람 손에 들어가면, 세상을 바꿀 수도 있어요."

--- "이 기계가 당신 삶의 한 부분이 되었으면 해요. 일상이 되는 거죠. 어쩌다가 한 번 사용하고 책상 위에 자리만 차지하게 두었다가, 결국 벽장 안의 선반에 넣어두지 마세요. 그러면 다시는 이 기계로 글을 쓰지 않게 됩니다."

--- "스테레오 음향 기기를 놔두고 레코드를 하나도 듣지 않지는 않잖아요? 타자기는 반드시 사용해야 해요. 배에 반드시 돛이 있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비행기는 날아야만 하고요. 피아노가 있는데 연주를 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먼지는 쌓여가고 삶에서는 음악이 사라지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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